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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시원은 고개를 돌려 그녀가 멍하니 있는 것을 보고 또 자신이 손에 들고 있는 컵을 한 번 보더니 그제야 깨달으며 그녀에게 사과했다.

"청아 씨 컵이었어요? 미안해요, 내가 머리가 좀 어지러워서.”

“괜찮아요!"

청아는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싫어하지 않으면 돼요. 마음대로 써요!”

말을 마치고 그녀는 몸을 돌려 주방으로 돌아가며 물어볼 말조차도 잊어버렸다.

시원은 물을 마신 뒤, 청아에게 감기를 옮길까 봐 물컵을 세척하고 소독한 후 제자리에 놓았고 베란다의 소파에 앉아 저녁 바람을 쐬며 눈을 감았다.

청아는 한 시간 동안 바삐 돌아치며 4개의 요리와 붕어탕을 만들었고 나올 때 시원을 몇 번 불렀지만 그의 대답을 듣지 못했다.

그녀는 베란다의 그림자를 보고 다가가서야 시원이 소파에 기대어 잠든 것을 발견했다.

늦여름과 초가을의 밤바람은 여전히 좀 차가워서 청아는 창문을 닫고 나서야 몸을 돌려 작은 소리로 외쳤다.

"시원 오빠?”

“시원 오빠!”

“응!"

시원은 천천히 눈을 뜨며 어렴풋이 청아를 바라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났다.

“밥 다 됐어요, 먼저 식사할래요?"

청아는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

시원은 일어나려고 했지만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아찔해서 다시 앉았다. 그는 눈을 감으며 자신이 정말 감기에 걸린 것 같았다.

청아는 그제야 그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다가와서 물었다.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시원은 소파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은 채 물었다.

"청아 씨, 한 번 만져봐요, 나 지금 열나고 있죠?”

청아는 안색이 변하더니 소파에 무릎을 꿇고 앉아 남자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이마는 무척 뜨거웠다. 그녀는 손을 거두고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열나고 있어요.”

시원은 오한이 났지만 머리는 또 무척 뜨거웠다. 청아의 약간 차가우면서도 부드러운 손이 자신의 이마에 닿자 그는 편안하게 한숨을 쉬고 싶었지만 채 쉬지도 못할 때, 그녀는 손을 뗐다.

그는 갑자기 마음이 허전해지며 그녀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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