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는 목이 메더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녀는 머리를 홱 돌려 차창 밖을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당신과 무슨 상관이라고!”구택은 목소리가 담담했다."확실히 나와 관계가 없는 일이지만 소희 씨와도 상관없어요. 성연희 씨와의 관계가 아무리 좋아도 그녀는 노명성 씨의 아내하고요.”소희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어째서 이 남자가 지금 이간질하는 것 같지?구택은 그녀의 생각을 꿰뚫은 듯 눈살을 찌푸렸다."내가 말한 건 사실이에요!”소희는 눈을 드리우며 말을 하지 않았다.구택은 몸을 기울이며 소희에게 다가갔고 소희는 본능적으로 뒤로 기대며 흑백이 분명한 눈동자는 경계심이 가득한 채로 구택을 바라보았다.지척의 거리에서 남자는 안색이 어두워지며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방금 자신을 피해서 약간의 분노를 띠었다.그는 안전벨트를 잡아당겨 소희에게 매주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에 시동을 걸며 어정을 향했다.길가의 행인은 많이 줄었지만 구택은 차를 빨리 운전하지 않았고 심지어 평소보다 더 느렸다.어정에 거의 도착했을 때, 소희는 핸드폰으로 연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한참 울렸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고, 소희는 연희가 잠든 줄 알고 끊으려던 참에 전화가 연결되었다.전화에서 무엇을 들었는지 소희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전화를 뚝 끊었다.구택은 소희의 궁색한 표정을 보고 그녀가 전화에서 무엇을 들었는지 알아차리고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흘겨보며 입가에 웃음을 머금었다.그 눈빛은 마치 그의 말이 조금도 틀리지 않았다고 자신에게 도발하는 것 같았다!소희는 화가 나서 속으로 술만 마시면 자신을 “배신”하는 연희를 은근히 욕했다.차가 어정의 지하 차고에서 멈추자 구택은 앞을 보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나도 같이 올라갈까요?”소희는 연희가 줏대가 없어서 화가 났다. 남자가 살짝 꼬드기면 바로 넘어가다니. 그래서 그녀도 구택을 대할 때 친절하지 못했다. 그녀는 안전벨트를 풀고 차갑게 한 마디 내뱉었다."싫어요!”말을 마치고 그녀는 바
별장 밖에서 내리자 구택은 마침 맞은편에서 조깅을 하며 달려오고 있었다. 그는 하얀 운동복을 입고 있었고 햇살은 그의 몸을 환하게 비추며 말이 안 될 정도로 멋있어 보였다. 그러나 소희는 그의 뒤에 있는 데이비드를 보자 몸이 굳어지더니 꼼짝도 하지 못했다. 구택은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그의 이마에는 땀이 났고 그의 얼굴을 따라 흘러내리며 하얀 티셔츠에 떨어졌다. 햇빛 아래에서 남자의 건장한 몸은 늘씬하며 남자 호르몬을 풍겨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가슴이 뛰게 했다.그는 소희 맞은편에 서서 그녀를 쳐다보았다."나는 화가 나서 잠이 오지 않을 때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조깅을 하거든요. 내가 왜 화났는지 알아요?”햇빛은 너무 눈부셔서 소희는 남자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아 그저 굳은 채 서 있었다.첫 번째 이유는 그의 뒤에 있는 데이비드 때문이었고, 두 번째 이유는 그들이 서 있는 위치가 별장의 문밖이기 때문에 임가네 사람들은 수시로 나올 수 있었다.아니, 굳이 나오지 않아도 별장의 2층, 3층에서 입구를 그들을 볼 수 있었다. 구택은 그녀가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일부러 또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며 한쪽 팔로 자동차를 받친 채 그녀를 자신의 몸 아래로 가리며 물끄러미 소희를 바라보았다."아냐고요?” 소희는 차에 바짝 붙었고 기사가 아직 차 안에 있다는 생각에 더욱 긴장해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임구택 씨!”“알아맞히면 가게 해줄게요!" 남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소희는 입술을 깨물고 눈알을 굴렸고 목소리는 더욱 낮아졌다."내가, 어젯밤에 당신을 거절해서요.”한 번도 거절당한 적이 없는 사람이었으니 아마 처음으로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구택은 눈빛이 그윽하고 목소리가 애매했다."소희 씨는요, 잠 잘 잤어요?”소희는 멈칫하더니 목부터 얼굴까지 살짝 빨개졌다.구택은 그녀의 핑크빛으로 변한 볼을 힐끗 보더니 눈빛에 교활함이 스쳤지만 더 이상 그녀를 난처하게 하지 않고, 일어나서 데이비드를 방 안으로 불
소희는 내색하지 않고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네 부모님도 집에 계신데, 왜 둘째 삼촌은 아직도 네 공부에 신경 쓰는 거야?”유민은 웃으며 말했다."우리 학교에서 탁구 시합을 할 건데, 나도 신청했거든. 그래서 둘째 삼촌더러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고. 그는 내가 공부 잘하면 배워주겠다고 했어. 그러니까 이따가 샘도 칭찬 몇 마디 좀 해줘.”소희는 눈썹을 치켜세웠다."네 둘째 삼촌 탁구도 할 줄 알아?”유민은 자랑스럽게 말했다."물론이지, 우리 둘째 삼촌은 할 줄 모르는 게 없다니깐!”소희는 눈썹을 들고 웃으며 말했다."내가 굳이 칭찬해 줄 필요가 없어. 이 답안지만 그에게 보여주면 되잖아!”유민은 헤벌쭉 웃었다."내가 우승하면 밥 사줄게!”소희는 웃으며 말했다."그럼 먼저 고맙다는 말 할게!”그녀는 답안지에 점수를 매긴 다음 유민더러 예습하라 하고는 스스로 답안지를 들고 위층에 가서 구택을 찾았다.그녀는 먼저 그의 서재로 가서 문을 두 번 두드렸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이때 하인이 다가와서 공손하게 말했다."소희 선생님, 둘째 도련님은 서재에 안 계시고 안방에 계십니다. 위층에 올라가셔서 바로 들어가면 됩니다.”“그래요!" 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하인이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소희는 그의 침실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그녀가 두드리자 바로 문이 닫기지 않는 것을 발견했지만 선뜻 들어가지 않고 남자가 대답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들어와요!" 남자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소희는 답안지를 든 손에 힘을 주더니 문을 밀고 들어갔다.남자의 침실은 엄청 컸고 안에는 연결된 작은 서재가 있었다. 서재 맞은편은 휴식 구역이었고 소파와 탁자가 놓여 있었다. 침실 침대도 무척 컸는데 차분한 색조였고 안으로 들어가면 드레스룸이었으며 궤짝을 제외하고는 다른 장식이 없었다.베란다는 매우 커서 뜨거운 햇빛이 하얀 카펫을 비추며 부드러우면서도 방 안의 서늘함을 부드럽게 녹였다.소희는 들어가자마자 남자의 몸에서 나는 익숙한 냉천향을 맡았고
소희는 눈을 들어 남자의 검은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고, 그는 분명 자신을 놀리고 있었다.소희는 눈을 떨구며 침착한 척했다."관심해 줘서 고맙지만 난 안 더워요.”“그럼 얼굴은 왜 빨개진 거죠?" 남자가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두 사람은 몇 초 동안 눈을 마주쳤고 소희는 약간 화가 나서 구택의 손에서 답안지를 가져가더니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구택은 그녀가 화난 뒷모습을 보며 입가에 웃음을 띠었다. ‘화가 나든 부끄러워하든, 나한테 감정만 있으면 돼.’소희는 재빨리 아래층으로 내려갔고 유민의 방 앞에 이르러서야 점차 평온해졌다. 아침에는 그렇게 분명하지 않았지만 지금, 그녀는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임구택은, 그녀를 유혹하고 있다는 것을!문에 들어서자 유민은 즉시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우리 둘째 삼촌 뭐라셔?”‘그가 뭐라고 했냐고?’소희는 귀가 아직 빨갰지만 표정은 담담했다."그는, 네가 잘했으니 오후에 널 데리고 연습하러 가겠다고 말했어.”“나이스!" 유민은 손에 든 책을 위로 던졌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했다. 마치 지금 이 순간 이미 우승을 따낸 것과도 같았다.11시에 소희는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아래층 거실에서 구택은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었는데 데이비드는 그의 발 옆에 누워있었다.그는 이미 가정복으로 갈아입었다. 하얀 면마 티셔츠, 베이지색 긴 바지는 평소 그의 존귀하고 우아한 기질을 나타냈다.소희의 머릿속에는 온통 방금 그의 침실에 있는 장면이었고 입이 바싹 말라 그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바로 현관으로 걸어갔다.“소희 선생님!" 구택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소희는 멈춰 섰다.구택이 말했다."이따 난 외출해야 해서 유민과 함께 점심 먹어요. 그는 혼자 있어서 아침도 먹지 않았거든요.”유민은 계단에 서서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둘째 삼촌, 지금 나가시게요? 그럼 오후에 공 안 치는 거예요?”구택이 말했다."밥 다 먹고 일단 한 시간 정도 쉬면 기사가 와서 너와
그는 이미 옷을 갈아입었다. 옅은 회색의 운동복을 입은 그는 훤칠하고 깔끔하며 귀티가 넘쳤다.두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 구택은 다가와서 유민에게 말했다."너 먼저 가서 코치하고 연습해. 난 좀 있다가 너랑 칠게.”유민은 통쾌하게 대답하고는 코치를 따라 탁구 테이블로 향했다.구택은 소희를 바라보며 물었다."공 좀 칠래요?”소희가 말했다."난 배드민턴만 칠 줄 아는데 잘 치는 편은 아니에요.”그녀는 강성에서 고3을 다닐 때 배웠다.구택은 담담하게 그녀를 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난 소희 씨가 할 줄 모르는 게 없는 줄 알았는데요!”소희는 말문이 막혀 대답을 하지 않았다.“그럼 배드민턴 치러 가요." 구택은 배드민턴 구역으로 걸어갔다.소희는 미처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지 못했지만 남자가 거기로 가는 것을 보고 할 수 없이 가방을 내려놓고 따라갔다. ......유민을 가르치는 코치는 잠시 쉴 때 옆에 있던 배드민턴장을 보며 바로 눈을 떼지 못하며 배드민턴이 두 사람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면서 유민에게 물었다."네 과외 선생님은 전문적인 운동선수야?”“아니요!" 유민은 물 한 모금 마시더니 그의 둘째 삼촌과 소희가 공을 치는 것을 보았다. 10분이 지났지만 공은 줄곧 떨어진 적이 없었다.“이 수준이면 정말 대단한걸!" 코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유민은 흥미진진하게 달려가서 관전했다."둘째 삼촌 화이팅, 소희 샘 화이팅!”코치는 웃으며 말했다."도대체 누구를 응원하는 거야?”유민이 대답했다."누구 편도 아니에요. 두 사람 다 화이팅!” 코치는 농담으로 말했다."그럼 응원하든 말든 차이가 없잖아.”구택도 맞은편에 있는 소녀를 보며 다소 놀랐다. 이것이 바로 그녀가 말한 잘 치지 못하는 편이란 말인가?소희는 머리를 높게 묶었고 흰 티셔츠에 회색 캐주얼 긴 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녀는 가볍게 뛰어올라 동작은 깔끔하면서도 날렵했다.구택은 치면 칠수록 빠져들었다. 이때의 소희는 생기가 넘쳐 사람을 너무나도
구택과 유민은 탁구를 칠 때, 소희는 옆에서 잠시 그들을 바라보았는데 구택이 수시로 자신을 보고 있는 것 같아 소희는 유민이 눈치챌까 봐 더는 관전하지 않고 휴식 구역으로 가서 앉았다.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시작을 확인했다. 시간이 아직 이른 것을 보고 그녀는 혼자서 잠시 스도쿠를 했다.늦여름의 햇빛은 더 이상 뜨겁지 않았지만, 유리창을 통해 몸에 떨어지자 여전히 따가웠다.구택은 공을 치면서 눈빛은 늘 무심결에 어딘가를 바라보았다. 오후의 햇빛이 소녀의 몸에 떨어지며 그녀를 밝은 햇빛에 감쌌다.그는 거의 그녀의 귀밑머리가 가볍게 날리는 볼 수 있었고 그녀의 길고 검은 속눈썹을 보았으며, 그녀의 윤기가 흐르는 얼굴이 하얗고 조금의 흠도 없는 것을 보았다.그 빛이 그녀의 몸을 비추자 그의 마음속에 반사되며 모든 불쾌감을 쓸어버렸다.소희는 스도쿠를 두 판 하고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일어나서 화장실로 갔다.유민은 방금 코치와 한 시간 연습한데다 또 구택과 30분 넘게 공을 쳤으니 얼굴이 땀투성이가 될 정도로 힘들어하며 휴식 구역으로 달려가 물을 마셨다.구택은 다가와서 소파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괜찮네, 진보가 있어!”유민이 말했다."아무튼 나 우승할 거예요!”구택은 기분이 아주 좋아서 모처럼 그를 응원했다."그래야지!”이때, 옆에 있는 핸드폰에 갑자기 문자가 들어왔고 구택은 힐끗 바라보았다. 그것은 소희의 핸드폰이었는데 그녀는 화장실에 전 핸드폰을 끄지 않아서 화면은 켜져 있었고 카카오톡 문자가 튀어나왔다.서인: [저녁에 올 거야?]구택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핸드폰 화면을 주시하면서 안색은 조금씩 가라앉았다.‘서인?’ ......소희가 돌아왔을 때, 구택과 유민은 여전히 공을 치고 있었고 유민은 우승을 하려고 힘들지도 않은 듯 줄곧 이를 악물고 연습했다.소희는 핸드폰을 들고 서인이 보낸 문자를 보고 문득 구택이 오늘 저녁에 얘기하자고 한 말이 생각나 눈빛은 자신도 모르게 부드러워졌다.[저녁에 일이 있어서, 너 혼자 밥 먹어.]청아
구택은 돌핀 호텔의 꼭대기 층 창문 앞에 서서 창밖의 야경을 보며 눈빛에도 마치 어둠이 스며든 것 같았다.“대표님!" 우행이 다가왔다."설 대표의 아들이 왔습니다!”구택이 몸을 돌리자 모두 그를 따라 룸으로 돌아갔다. 오늘 식사 자리를 마련한 사람은 금빈 실업의 대표 설준서로서 그는 특별히 자신의 아들 설정원을 데리고 구택을 만나러 왔다.정원이 문에 들어서자 그의 곁에 있는 여자는 구택을 보며 안색이 하얗게 질리더니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그 여자는 바로 서이연이었다.정원은 이연의 팬이었고 지금 그녀를 추구하고 있었다. 낮에는 촬영팀에 가서 만나보고 밤에는 야식을 배달해 주며 전 촬영팀은 지금 설 씨네 도련님이 이연를 무척 총애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연의 태도는 줄곧 애매모호했다. 그녀는 설가네 집안이 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감히 정원의 미움을 사지 못했지만 속으로는 또 좀 달갑지 않았다. 필경 정원은 구택과 비교해 보면 그야말로 같은 차원에 있지 않았다.그리고 그녀가 직접 거절하지 않았던 것도 여자의 허영심 때문이었다. 돈을 아끼지 않고 또 그나마 잘생긴 재벌 집 도련님이 하루 종일 그녀가 좋다고 따라다녔으니 그녀는 체면이 섰던 것이다.그녀의 이 미적지근한 태도 때문인지 정원은 오히려 더욱 그녀에게 빠져들었다.오늘 정원이 그녀를 데리고 자신의 아버지를 만나러 가겠다고 하자 이연은 그다지 거절하지 않고 따라왔는데, 뜻밖에도 구택을 만날 줄이야.정원은 이연이 임 씨 엔터테인먼트의 연예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구택이 버는 앞에서 이연의 체면을 세워주며 부드러운 태도로 그녀에게 무슨 술을 마시냐고 물었다.이연은 구택의 안색을 살피며 그저 테이블 밑으로 숨고 싶었다.하필이면 정원은 또 고의로 사람들 앞에서 애정을 과시하며 이연을 무척 챙겨줬으니 이연은 더욱 불안해했고 정원의 아첨을 이토록 싫은 적이 없었다.동행한 사람은 또 다른 두 회사의 대표님이 있었는데 그들은 구택에게 한바탕 아첨하고 아부하며 술을 권했다.구택은 연속 몇
45층은 모두 스위트룸이라서 인테리어가 럭셔리하고 고급스러우며 복도의 두꺼운 카펫도 발로 밟으면 소리가 나지 않고 무척 고요했다.그녀는 자신의 방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야식이 도착하자 도시락을 들고나가며 45층을 담당하는 웨이터를 찾아가 웃으며 말했다."임 대표님 어느 방에 있는지 알아요? 내가 야식을 가져다주려고 왔는데, 샤워하고 있는지 내 전화를 받지 않아서요.”웨이터가 말했다."4501은 임 대표님의 전용 스위트룸입니다.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아니에요, 나 혼자 가면 돼요!" 이연은 웃으며 4501호 룸으로 걸어갔다.그녀는 입구에 서서 문을 두드렸고 잠시 후 문이 열리자 구택은 다소 의외를 느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무슨 일이죠?”이연은 야식을 들고 눈을 깜빡이며 부드럽게 말했다."대표님이 저녁에 별로 드시지 않은 거 같아서 내가 특별히 야식을 주문했어요!”“필요 없어요!" 구택은 바로 문을 닫으려고 했다.“대표님!" 이연은 손으로 문을 막고 입술을 깨물었다."사실, 대표님께서 나 좀 도와줬으면 해서요. 설정원 씨가 지금 나를 따르고 있는데 자꾸 촬영팀에 가서 매달리고 있거든요. 오늘도 어쩔 수 없이 그와 함께 왔지만 그는 지금도 아래층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어요. 만약 이때 내가 내려간다면, 그는 나를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구택은 그녀를 한 번 보더니 책상 위에 있는 전화를 들고 프런트에 전화를 걸었고 프런트는 그에게 정원이 확실히 아직 로비에 앉아 있다고 알려주었다.그는 전화를 내려놓고 담담하게 말했다."겁낼 필요 없어요, 내가 지금 바로 설 대표한테 전화하죠!”“하지 마요!" 이연은 고개를 저으며 눈물을 글썽였다."대표님께서 전화를 하시면 설 대표님은 대표님이 두려워서 틀림없이 설정원 씨한테 뭐라 할 거예요. 그는 오늘 떠나도 속으로 원한을 품을 수 있고요. 그럼 나는 더 이상 촬영팀에 있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대표님도 계속 나를 보호할 수 없잖아요. 나는 여전히 촬영을 잘 하고 싶기 때문에 제발 그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