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대답해 봐요!" 영철은 얼굴까지 빨개졌다.“그녀는 농구를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연희는 고개를 돌려 소희를 바라보았다."너 해 봤어?”소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영철은 여전히 믿지 않았고 케빈을 불러와서 소희의 기록을 자랑했다.옆에서 게임하는 사람들도 믿기지 않았다.소희는 여전히 담담했다. 슛을 한 것일 뿐인데, 그들은 왜 이렇게 흥분해하는 것일까?이쪽의 다른 사람들도 그들을 주의하기 시작했고 명원은 백림에게 물었다."저쪽에서 무슨 일 생겼어요? 왜 이렇게 떠들썩하는 거예요?”백림은 웃으며 말했다."소희 씨가 농구 게임기의 기록을 깼는데, 그들은 모두 그녀가 농구를 쳐보지 않았다는 말을 믿지 않고 그녀한테 물어보고 있어!”“기록을 깼다고요?"명원은 싸늘하게 웃었다."난 못 믿겠어요.”그는 원래 소희에게 편견을 가지고 있었고 바로 농구 게임기 앞으로 걸어가서 마음대로 농구를 던지더니 3점 슛을 넣었다!“이게 뭐가 어렵다고요." 명원은 비웃었다."기록을 깨는 건 너무 쉽죠!”연희는 싸늘하게 웃었다."장가네 둘째 도련님이 이렇게 자신감이 넘치는 이상, 우리 소희랑 겨루어 볼래요?”소희는 명원을 건드리지 말라고 연희에게 눈짓했다!명원은 연희가 자신을 그렇게 부르는 것을 무척 싫어했다. 그도 자신의 집안에서는 당당한 큰 도련님이었가. 그는 도발을 하는 표정을 지으며 눈썹을 치켜세웠다."좋아요, 내가 소희 씨와 한 번 겨루어 보죠. 소희 씨가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지!”영철은 흥분해서 말했다. "소희 씨, 그와 겨뤄봐요!”소희가 말을 하지 않자 명원은 눈썹을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못하겠어요? 방금 기계가 고장 난 건 아니겠죠?”소희는 농구 게임기 앞으로 가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지금 시작하는 거예요?”명원은 시선을 돌렸다."우리 뭘 걸어야 하지 않을까요!”연희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래요, 당신이 지면 앞으로 우리 소희를 볼 때마다 누님이라고 불러요!”명원은 얼굴이 어두워졌
사람들은 조용하게 소희와 명원의 동작을 주시하면서 점점 눈을 뗄 수 없게 되었고, 어떤 사람은 이미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소희는 농구 골대를 전혀 보지 않고 고개를 반쯤 숙여 굴러오는 공만 바라보며 하나하나 씩 슛을 던졌고 그녀의 동작도 전혀 다급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침착하다고 말할 수 있었다.그녀가 던진 공은 마치 눈이라도 달린 것처럼 모두 클린 슛이었다.명원도 엄청 대단해서 소희와 거의 막상막하였다.고수들끼리 시합하는 것을 보며 사람들은 보는 내내 짜릿하다고 생각했다!은서조차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소희 씨도 정말 대단해. 그녀가 농구를 쳐본 적이 없다고? 명원 말고 나도 좀 믿을 수 없는걸!”시원이 말했다."아마도 어떤 사람은 이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겠지. 천재야!”은서는 가슴이 떨리더니 구택을 바라보았다. 그는 두 손을 주머니를 넣은 채 두 사람이 슛하는 것을 집중하며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의 눈빛을 따라 바라보니 그가 줄곧 소희를 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3분은 엄청 빨리 지나갔고 명원은 멈추며 이마에 땀이 가득한 채로 고개를 들어 자신의 득점을 바라보았다. 1147!그는 자신만만했고 입가에는 이미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려 소희를 바라보았지만 얼굴의 미소가 굳어졌다. 1150!마침 그보다 공이 하나 더 많아서 소희는 3점 더 넣었다!그는 인차 안색이 좀 안 좋아졌다!“우와!" 연희는 소리를 질렀다."우리 소희 만세!”영철은 소희를 점점 숭배하게 되며 흥분에 겨워 손을 비볐다."소희 씨, 정말 대단해요!”다른 사람들도 모두 놀란 눈빛으로 소희를 바라보았는데, 한 소녀가 어떻게 이렇게 큰 순발력을 가질 수 있는지 몰랐다!보통 사람들은 끝까지 슛을 넣으면, 팔이 아파서 힘이 오래가지 못하는데, 소희는 줄곧 안정적이었으니 그들은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시원은 결과를 예상한 듯 그저 웃기만 했다."앞으로 다시 소희 씨한테 도전하나 봐야지.”연희는 말을 하지 않고 싸
은서는 그를 노려보았다."우리 사이에 그렇게 따질 필요가 있겠어?”명원은 그제야 웃었고 앳된 얼굴은 무척 잘생겼다.은서는 웃으며 말했다."내 영화가 금방 개봉됐는데, 방금 여기의 직원들한테 물어보니 이곳의 영화관에서 볼 수 있다던데, 모두들 영화 보러 가지 않을래?”“정말요?" 명원은 즉시 맞장구를 쳤다."내가 당장 가서 전 영화관을 빌려야지!”은서는 소희를 쳐다보았다."소희 씨도 같이 가요!”소희는 생각에 잠긴 듯 명원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말을 듣자 바로 정신을 차렸다."그래요!”명원은 즉시 표를 샀고 사람들은 함께 위층의 영화관에 가서 은서의 영화를 보았다.블루드는 5층 전체가 영화관이라 커플에게 적합한 원룸이며 단체 관영을 위한 소형 영화관도 있었다.명원은 3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영화관을 빌렸고, 한 줄은 5명 총 여섯 줄의 좌석이 있었다.들어가면 안에는 럭셔리하고 호화로우며 편안한 가죽 좌석이 있었고 앞에 있는 탁자는 각종 디저트와 음료수가 놓여 있었다.은서는 구택을 불러 그와 함께 앞에 앉으려 했지만 구택은 전화를 받아야 한다고 그들더러 먼저 들어가라고 했다.은서는 부드럽게 웃었다."그럼 내가 자리 남겨줄게, 빨리 와!”소희와 연희는 마지막 두 번째 줄에 앉았고, 다른 사람들도 모두 자리에 앉아 이 영화에 관해서 열띤 토론을 하며 분위기는 무척 떠들썩했다.명원은 다른 사람들이 영화와 은서를 칭찬하는 것을 듣고 자신도 칭찬을 받은 것처럼 전에 소희한테 져서 안 좋았던 기분도 사라졌다.연희는 가장자리에 앉아 정교한 눈썹을 치켜세웠다."얼마 만의 영화관이야, 꽤 참신한 느낌이군!”소희는 연희가 영화를 엄청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노명성은 전문적으로 그들이 사는 집에 가정 영화관까지 설치했다.그녀는 연희를 힐끗 쳐다보며 물었다."노명성 최근에 너 안 찾았어?”연희의 어여쁜 얼굴에는 은근히 분노를 띠고 있었다."어제 우리 집에 갔는데, 글쎄 우리 엄마한테 내가 그를 괴롭혔다고 말하는 거 있지? 정말 뻔
영화를 보다 소희는 뒤를 돌아보았고 연희가 마지막 줄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연희는 그녀가 자신을 보는 것을 보고 눈썹을 치켜세웠다.앞줄에 앉아 있던 은서도 마찬가지로 정신을 딴 데 팔고 있었고 몇 번 고개를 돌아본 다음 그제야 구택이 뒤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실망이 밀려오며 구택에게 문자를 보냈다.[왜 뒤에 앉았어?]소희는 곁눈질로 남자의 핸드폰이 밝아진 것을 보았다.구택은 핸드폰을 들고 은서에게 답장을 보냈다.[이따 또 나가서 전화를 해야 하니까 앞에 가서 너희들 방해하지 않을게!]은서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답장했다. [그래.]그냐는 핸드폰을 뚫어지게 쳐다보았지만 구택은 더 이상 답장을 하지 않았고 그녀도 영화를 볼 마음이 없어졌다.영화는 두 시간 동안 방영됐고 구택은 소희의 곁에 앉아 가끔 핸드폰 문자를 답장하는 것 외에 더는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은서는 참지 못하고 뒤돌아보았고 구택과 소희가 비록 함께 앉아 있었지만 말을 하지 않고 표정도 낯선 사람처럼 담담한 것을 보고 또 은근히 한숨을 돌리면서 자신이 너무 많이 생각했다고 느꼈다.구택과 소희의 신분은 엄청난 차이가 있어 두 사람은 불가능했다.영화가 끝나고 방에 불이 켜지자 구택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소희는 이 남자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영화를 보고 나니 시간도 많이 늦어서 많은 사람들은 서로 작별 인사를 하며 블루드를 떠났다.케빈은 성격이 활발해서 하룻밤 사이에 백림 그들과 사이가 좋아졌고 어울렸고 심지어 단톡방까지 만들어 다음에 또 모이자고 했다.소희와 연희는 모두 술을 좀 마셨기에 케빈은 차를 몰고 그녀들을 바래다주었다. 시원은 구택의 안색이 담담한 것을 보고 뒤돌아서서 소희에게 말했다."집에 도착하면 단톡방에 문자 남겨요!”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시원 오빠 잘 가요!”“그래요!" 시원은 소희에게 차 문을 닫아주고는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했다.차가 떠나는 것을 보고 시원은 구택의 곁에 서서 낮은
......소희와 연희는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연희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케빈, 먼저 소희를 집으로 데려다줘. 우린 술집에 가서 계속 술 마시자.”소희는 시계를 한 번 보았는데, 시간은 이미 11시가 되었다."너무 늦었으니 다음에 가자!”“싫어!" 연희는 고집을 부렸다."난 술 마시고 춤추러 갈 거야. 예전에는 노명성 그 자식 때문에 마음대로 놀지 못했으니 지금은 솔로로 된 이상 놀고 싶은 대로 놀 거야!”소희는 나지막이 말했다."말 들어!" “소희야!" 연희는 소희의 팔을 안고 애교를 부렸다."나는 그동안 잠을 잘 자지 못했단 말이야. 침대에 누워 있으면 자꾸 헛된 생각을 해서 그래. 놀러 가게 해줘. 실컷 놀다 돌아가면 바로 잠들 수 있다니깐.”소희는 문득 마음이 좀 아팠다. 연희는 어릴 때부터 응석받이로 자라서 근심 걱정 없이 살았다. 지금 잠을 이루지 못한 이유는 당연히 노명성 때문이었다.케빈은 고개를 돌려 웃으며 말했다."안심해요. 내가 같이 가면 돼요.”소희는 케빈이 연희를 좋아한다는 것을 발견했기에 그가 함께 하면 그녀는 더욱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나도 잠이 안 오니까 우리 같이 가자!" 소희가 말했다.“정말?" 연희는 흥분한 표정으로 소희의 어깨에 얼굴을 비볐다."역시 우리 소희 최고!”케빈은 고개를 돌려 웃으며 말했다."나는?”“너희들도 다 좋지!"연희는 두 손을 들어 웃으며 말했다."너희 같은 친구들이 있는 것은 나의 행운이야!”소희는 그녀를 흘겨보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마시기도 전에 취했니!”네 사람은 가까운 곳에 있는 술집에 갔다. 이때 술집은 한창 떠들썩했고 각종 밴드의 노래와 알록달록한 불빛이 섞이며 사람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다.그들은 자리를 찾아 앉았고, 연희는 술을 주문한 뒤 모두 열었다."우리 소희 빼고, 너희 둘은 누구도 무너지면 안 돼. 내가 쓰러지지 않는 한 너희들도 쓰러질 수 없어!”케빈은 술을 들고 웃으며 말했다."안심해, 네가 쓰러져도 내가 있으니
시원은 즉시 물었다.[너희들 또 술집에 가서 술 마시는 거야?]백림: [너무 한데? 같이 헤어졌는데 어떻게 우리를 버리고 술 마시러 간 거예요!]영철: [우리 사촌누나가 술을 마시고 싶대서요. 우리도 모두 목숨을 걸고 그녀와 함께 하는 거예요.]그리고 그는 또 문자를 보냈다."누군가가 소희 씨한테 말을 걸었는데, 우리 사촌누나한테 욕 엄청 먹었어요. 하하!]구은서: [예쁜 사람은 어딜 가도 눈에 띄는 존재죠.]장명원: [은서 누나, 지금 누나 자신을 말하는 거예요?]구은서: [날 미인으로 생각해 줘서 고마워!]장명원: [에이, 난 누나의 열혈 팬이라고요!]구택은 침대에 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었고 스크린의 밝은 빛이 그의 아름다운 미간을 비추며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남자는 곧장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은 뒤 문을 열고 나갔다.술집에서 연희는 춤을 추다 지쳐서 소희한테 기대어 술을 마셨다."소희양, 넌 화도 안 나?”소희는 눈을 돌려 물었다."무슨 말이야?"“그 성이 구 씨라는 여자 말이야, 아주 임구택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거 같은데. 아무리 멍청한 사람이라도 그녀가 임구택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 걸. 넌 화도 안 나니?" 연희는 차갑게 말했다.소희는 술을 한 모금 마시고 담담하게 말했다."모든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사랑할 권리가 있지.”게다가 은서는 자신과 구택의 관계를 전혀 몰랐고 그녀도 단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접근하려는 것뿐이었다.연희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너 우리 소희 맞아?”"난 사실을 말했을 뿐이야.”연희는 냉소를 지었다."아무튼 나는 용서할 수 없어. 노명성을 꼬시는 사람만 보면, 난 그 여자의 뺨을 내리쳐서 30층에서 떨어지게 하고 싶어!”소희는 눈을 드리웠다."우리의 상황은 다르잖아!”연희와 노명성의 관계는 이 세상에 모르는 사람이 없었으니 이런 상황에서 한 여자가 노명성한테 접근하는 것은 바로 앙심을 품고 있는 것이었다.연희는 고개를 들어 술병을 들고 마셨다."사실 우리도 여자를
술집은 떠들썩한 음악과 짙은 술기운으로 가득 차 있었고 어두운 불빛 아래, 눈을 감고 있는 연희는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연희야!"소희는 소리를 지르며 재빨리 앞으로 다가갔다.케빈은 멈칫하더니 고개를 들어 소희를 바라보았고 갑자기 눈앞에 누군가가 스쳐 지나가며 소희보다 먼저 다가가서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소희는 제자리에 멈춰 섰고, 케빈은 한쪽으로 쓰러지며 입가에서 피가 새여 나왔다. 그도 멍한 기색을 띠고 있는 걸 보면 그 역시 취한 것 같았다!명성은 잘생긴 얼굴이 음침했고 바로 연희를 안으며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연희는 눈을 뜨며 명성을 보고는 무척 흥분해하며 온 힘을 다해 발버둥 쳤다."이거 놔, 이 나쁜 놈아, 놓으라고!”금테 안경 아래의 남자의 눈동자는 음침하고 차가웠고 그는 연희를 꼭 안고 놓으려 하지 않았다.“소희야, 나 살려줘!" 연희는 발버둥 치며 울면서 소희를 불렀다.소희는 얼른 다가가서 명성의 팔을 잡았다.분노에 눈이 먼 명성은 케빈인 줄 알고 소희를 세게 뿌리쳤다.소희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단단하고 튼튼한 가슴에 부딪혔고, 곧 누군가의 품에 꼭 안겼다.소희는 멈칫하다 고개를 들어 남자의 싸늘한 얼굴을 보았다.구택은 안색이 무척 흉했다."노 대표님이 자신의 여자를 지키는 것은 문제없지만, 내 사람을 다치게 하진 말았어야죠!”명성은 그제야 그 사람이 소희라는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미안해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구택은 양복 외투를 벗어 소희의 어깨에 덮어주고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살펴보았다."다친 데 없어요?”소희는 입술을 오므리고 고개를 저었다.명성이 입을 열었다."다음에 내가 직접 임 대표님과 소희 씨한테 사과할게요. 지금 내 아내가 술에 취해서 먼저 그녀를 데리고 돌아가야 해서요. 먼저 가볼게요!”구택이 미처 입을 열지 못할 때 소희가 즉시 말했다."연희를 데리고 갈 수 없어요!”연희는 이때 소란도 피우지 않고 명성의 품에 안겨 그의
소희는 목이 메더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녀는 머리를 홱 돌려 차창 밖을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당신과 무슨 상관이라고!”구택은 목소리가 담담했다."확실히 나와 관계가 없는 일이지만 소희 씨와도 상관없어요. 성연희 씨와의 관계가 아무리 좋아도 그녀는 노명성 씨의 아내하고요.”소희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어째서 이 남자가 지금 이간질하는 것 같지?구택은 그녀의 생각을 꿰뚫은 듯 눈살을 찌푸렸다."내가 말한 건 사실이에요!”소희는 눈을 드리우며 말을 하지 않았다.구택은 몸을 기울이며 소희에게 다가갔고 소희는 본능적으로 뒤로 기대며 흑백이 분명한 눈동자는 경계심이 가득한 채로 구택을 바라보았다.지척의 거리에서 남자는 안색이 어두워지며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방금 자신을 피해서 약간의 분노를 띠었다.그는 안전벨트를 잡아당겨 소희에게 매주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에 시동을 걸며 어정을 향했다.길가의 행인은 많이 줄었지만 구택은 차를 빨리 운전하지 않았고 심지어 평소보다 더 느렸다.어정에 거의 도착했을 때, 소희는 핸드폰으로 연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한참 울렸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고, 소희는 연희가 잠든 줄 알고 끊으려던 참에 전화가 연결되었다.전화에서 무엇을 들었는지 소희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전화를 뚝 끊었다.구택은 소희의 궁색한 표정을 보고 그녀가 전화에서 무엇을 들었는지 알아차리고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흘겨보며 입가에 웃음을 머금었다.그 눈빛은 마치 그의 말이 조금도 틀리지 않았다고 자신에게 도발하는 것 같았다!소희는 화가 나서 속으로 술만 마시면 자신을 “배신”하는 연희를 은근히 욕했다.차가 어정의 지하 차고에서 멈추자 구택은 앞을 보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나도 같이 올라갈까요?”소희는 연희가 줏대가 없어서 화가 났다. 남자가 살짝 꼬드기면 바로 넘어가다니. 그래서 그녀도 구택을 대할 때 친절하지 못했다. 그녀는 안전벨트를 풀고 차갑게 한 마디 내뱉었다."싫어요!”말을 마치고 그녀는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