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택은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가며 웃는 듯 마는 듯 했다. 그가 보기엔?정숙은 계속해서 말했다."아무튼 난 소희 씨가 너무 좋은걸요.”구택은 회색 셔츠를 입은 채 한 손은 바지 주머니에 넣고 무척 존귀해 보이는 모습으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이건 소희 씨의 의견을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정숙이 말했다."물론이죠. 난 이미 그들더러 서재에서 얘기 나누라고 안배했어요. 두 사람 지금 안에서 거의 한 시간 동안 있었으니 별문제가 없는 것 같네요."구택은 안색이 약간 어두워졌지만 티 나지 않게 테이블 위의 케이크 장식을 힐끗 보았다."이건 케이크 위에 놓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어머, 내가 깜빡했네, 얼른 가져가야지!" 정숙은 그 장식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정숙이 나가자 구택은 2층 서재를 힐끗 보더니 위로 올라갔다.서재 밖에 도착했을 때 그는 문을 두드리지 않고 바로 문을 밀고 들어갔고 잘생긴 얼굴은 무척 차가운 빛을 띠고 있었다.중일은 책을 보다 한 문장을 어떻게 번역해야 작가의 뜻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지 몰라 일어나서 소희에게 물었다. 그는 몸을 살짝 숙인 채 겸손한 표정으로 소희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그러나 구택이 볼 때, 중일은 소희의 의자에 손을 얹어 자신의 몸으로 그녀를 감싸고 있는 것 같았다.서재의 문은 소리 없이 열렸고 두 사람은 또 진지하게 말하고 있었으니 그들은 사람이 들어왔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구택은 눈빛이 점점 차가워지며 손을 들어 문을 두드리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실례했군요!”중일은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둘째 삼촌!”소희도 남자를 바라보았고 눈을 마주치자 그녀는 재빨리 눈을 떼고 시선을 떨구었다.구택은 소희가 가슴이 찔렸다고 생각했다. 그는 화가 났지만 얼굴에는 아무런 정서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그저 중일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긴 다리를 내디디며 서재로 들어왔다.중일은 소희와 방금 전의 화제를 계속했다."이건 줄곧 논란이 있는 거 아닌가요?”소희는 마음
소희는 책을 접으며 책꽂이에 다시 끼어놓고는 몸을 돌려 가려 했다.“거기 서요!" 구택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소희는 그곳에 멈췄지만 몸을 돌리지 않고 구택이 말하기를 기다렸다.구택은 다가가서 서재 문을 닫고 소희를 담담하게 바라보았다."나한테 할 말 없어요?”소희의 작은 얼굴은 침착했고 그녀는 입술을 오므리고 말을 하지 않았다.구택은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연애하고 싶은 거예요? 근데 왜 나한테 말 안 했어요?”소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단호하게 말했다."우리 사이에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구택은 안색이 갑자기 가라앉으며 화가 치밀어 올랐다. 분명히 그녀의 잘못인데. 그녀가 먼저 거짓말을 하고 그를 속였는데!요 며칠, 그는 줄곧 그녀의 해명을 기다리고 있었고 심지어 그녀가 조금이라도 양보해도 그는 지금처럼 이렇게 화가 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에게 눈곱만큼도 미안해하지 않았고 그의 면전에서 다른 남자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담소를 나누었다.그가 죽은 줄 아나 보지?구택은 눈빛이 차가워지며 안색은 음침해졌고 얇은 입술을 꼭 오므렸다. 모든 통제력은 그녀의 앞에서 무너졌다."나와 몇 달이나 잤는데, 지금은 중일과 연애하고 싶은 거예요? 당신은 나와 중일의 관계를 아는 거예요? 당신은 누구와 자든 상관없겠지만, 난 징그럽다고요!”소희는 눈빛이 떨리더니 안색은 새하얗게 변했다. 그녀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마음속에서 솟구치는 억울함을 억누르고 고개를 숙이며 남자를 피해서 나가고 싶었다.구택은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소희의 손을 덥석 잡았다."병원에 있는 그 남자는 누구죠? 내가 직접 알아볼까요?”소희의 고운 얼굴은 새하얬고 눈빛은 매서웠다."임구택 씨, 당신은 나를 조사할 권리가 없어요! 당신이 말한 바와 같이, 우리는 아무런 관계도 없으니 침대를 벗어나면 서로의 생활이 어떻든 모두 상대방과 무관한 일이에요. 당신 곁에 어떤 여자가 있는지 나는 묻지 않았으니 당신도 내가 어떤 사람과 만나는지에 대해 신경 좀 꺼줘요. 그
임지언이 말했다."구택은 몸이 좀 불편해서 우리 먼저 케이크 먹어요. 이따가 제가 가볼게요.”유민과 구택의 사이는 무척 좋아서 그가 오지 않은 것을 보고 유민은 다소 불쾌해하며 무뚝뚝하게 소원을 빈 다음 케이크를 자르기 시작했다.그는 초콜릿이 많이 든 케이크를 소희에게 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초콜릿은 특별히 샘한테 남겨 주는 거야.”소희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고마워, 생일 축하해!”소희는 벤치에 가서 앉아 천천히 케이크를 먹었다. 잔디밭에서는 어떤 사람이 떠들며 케이크를 유민의 몸에 바르고 있었고 점차 유림 그들도 이 게임에 합류했다.유독 소희만 끼어들지 않고 열심히 케이크를 먹고 있었다.정숙은 소희가 옆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중일에게 눈짓을 하며 가보라고 했다.중일은 케이크를 들고 그녀의 옆에 앉아 담담하게 웃었다."단 음식 좋아하나 봐요? 내 것도 먹어요!”소희는 이미 자신의 접시에 있는 케이크를 다 먹었고 그의 말에 케이크를 받으며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고마워요!중일의 눈빛은 한결 부드러워졌다."언제부터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진귀한 케이크를 먹지 않고 오히려 던지고 놀다니. 정말 낭비군요!”소희는 입안의 케이크를 삼키며 담담하게 말했다."굶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래요!”중일은 웃으며 말했다."소희 씨는 굶어본 적 있어요?”소희는 눈을 떨구며 담담하게 말했다."많이요.”중일은 다소 의외를 느끼며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녀가 정말 케이크를 좋아하는 거 같아 웃으며 말했다."내가 또 썰어줄게요!”소희는 고개를 들어 평온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고마워요, 나도 이제 배불러요!”중일은 그녀가 진지하게 배부르다고 말하는 모습에 가슴이 설레며 저도 모르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밥도 아직 먹지 않았는데, 벌써 배가 부르면 어떻게요?”소희는 접시를 테이블 위에 놓았다."미안해요, 나 먼저 갈게요!”그녀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유민을 찾아 그에게 인사를 했다.유민은 얼굴에 케이크다
오후 9시, 케이슬 8층.시원, 백림 그들은 모두 오늘이 유민의 생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구택이 집에서 유민과 같이 놀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룸에 들어간 후 구택이 혼자 소파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탁자 위에는 이미 빈 병이 있었고 남자의 아름다운 얼굴은 평소와 같이 담담했으며 눈빛은 그윽해서 어떤 이상한 점도 보이지 않았다.시원 등은 유민에게 줄 생일 선물을 테이블 위에 놓았고, 구택은 손을 들어 모두들에게 술을 따라주었다."내가 유민이 대신해서 고맙다고 말할게.”사람들은 한바탕 웃고 떠들다 시원은 그들더러 놀러 가라고 한 뒤 자신은 구택과 함께 술을 마셨다."오늘 네 집에는 모두 손님인데 집에서 유민이랑 있어주지 않고 이곳에 와서 혼술 마셔?”구택은 천천히 술을 마시며 담담하게 말했다."사람이 너무 많으면 짜증이 나서. 그래서 나왔어.”시원은 헤헤 웃었다. 한 쌍의 눈은 마치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것 같았다."소희 씨와 관련 있지?”구택은 시원을 힐끗 보고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말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도대체 왜 그래, 나한테 말해봐. 네가 혼자 속으로 끙끙 앓는 것보다 나한테 말해서 내가 대신 해결해 주는 게 더 낫지."시원이 웃으며 물었다.구택은 술잔을 들고 한 모금 크게 마시며 소희가 자신한테 운성으로 돌아갔다고 거짓말해가며 병원에서 한 남자를 돌보는 일을 간단하게 말했다.“그 남자는 그녀와 무슨 관계지?"시원이 물었다.구택은 나지막이 말했다."모르겠어, 나도 관심 없고!”사실 그는 병원에서 들은 그 잡담들을 믿지 않았고 소희가 그와 함께 있을 때 다른 남자와 썸을 타는 것을 믿지 않았다.그러나 그녀는 그 남자를 위해 그를 속인 것은 사실이었다.그렇다면 그 남자는 그녀의 마음속에 있어 자신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게 아닌가.그는 그 남자를 조사하지 않았고 마치 마음속으로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일부러 사실을 숨겼고 심지어 자신더러 그 남자의 모습을 보
며칠 뒤, 구택은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 2층을 지날 때 정숙이 베란다에서 전화하는 것을 들었다."최근에 소희와 연락은 했어?”“바쁘다는 핑계 대지 마!”“너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상 좀 서둘러. 혼자 좋다고 생각하지만 말고. 너 자꾸 이렇게 꾸물대면 다른 사람이 소희 채갈지도 몰라!”정숙은 전화를 끊고 몸을 돌리자 구택이 계단에서 올라오는 것을 보고 부드럽게 인사를 했다."아까 어머님께서 도련님이 돌아오셨냐고 여쭤보셨는데.”구택은 새까만 눈동자로 담담하게 웃었다."형수님 요즘 바쁘지 않으신 가봐요? 중매인도 하시고.”정숙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었다."우리 엄마가 그날 소희를 보고 그녀에 대한 인상이 아주 좋았어요. 지금처럼 이렇게 듬직한 소녀가 적어졌다고 하시면서 줄곧 나더러 중일에게 전화를 해서 신경 좀 쓰라고 재촉하셨어요. 중일은 어릴 때 엄마가 돌아가셨으니 고모인 내가 좀 많이 도와줘야죠,"구택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3층으로 갔다.샤워를 마친 남자는 베란다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 별장 구역은 시내처럼 밤에 여전히 번화하고 떠들썩하지 않았고 이때 완전히 조용해졌다.몽롱한 달빛, 시원한 밤바람, 그리고 한 덩어리의 등불이 나무 그림자에 뒤덮여있어 마치 불꽃놀이가 드문 대지에 흩어져 있는 것 같았다.그는 이미 며칠 동안이나 소희를 보지 못했고 생활과 일도 점차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왔다. 밤에는 가끔 그런 충동을 느꼈지만 샤워를 하고 나면 또 평온해졌다.다만 수면 질량이 점차 나빠지고 있었다. 예전엔 그냥 잠들기가 힘들었지만 지금은 아예 불면증으로 변했다.불면증도 두려울 게 없었다. 그는 괴로워하지 않았고 또 낮에 일할 때 그에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천성적으로 그렇게 많은 수면이 필요 없다고 누군가가 말한 적이 있었다. 아마 그가 바로 그런 사람일지도 모른다. ……이날 점심, 소희는 중일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자신에게 저녁에 시간이 있냐고, 같이 영화를 보러 가자고 물었다.소희는 완곡하게 거
중일은 약간 실망했지만 태도는 여전히 진지했다."괜찮아요, 전에도 이런 일 있었어요. 시간이 지나면 할머니 그들도 우리가 잘 안 맞는다는 거 알고 그러려니 할 거예요.”그는 케이크를 소희에게 건넸다."어차피 가져왔으니 그냥 가져가서 먹어요. 동료들과 야식으로 먹어도 좋죠.”소희는 받지 않았다.“가져요 그냥, 우린 사귀는 사이가 아니더라도 그냥 친구잖아요! 케이크일 뿐, 나도 디저트를 좋아하지 않아서 소희 씨가 안 받으면 나도 버릴 수밖에 없어요."중일은 아예 소희의 손을 잡고 케이크를 그녀의 손에 넣어줬다."얼른 출근하러 가요. 나도 갈게요.”소희는 더 이상 사양하지 않았다."고마워요, 할머니께 고맙다고 전해주고요!”시원과 구택은 차에서 내려 케이슬로 들어갔다. 시원은 힐끗 보더니 고개를 돌려 웃으며 말했다."저기 그 사람 소희 씨 맞지?”구택은 바로 고개를 돌려 소희와 중일이 길가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중일은 케이크를 소희의 손에 넣어주며 부드럽게 웃으면서 그녀와 얘기하고 있었다.남자의 잘생긴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도 보이지 않았고 곧 고개를 돌려 천천히 케이슬 대문으로 걸어갔다.시원은 구택의 안색을 힐끗 살피며 그가 정말 개의치 않는 건지 아니면 그러는 척하는 건지 의혹해하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와 함께 들어갔다.소희는 들어가서 엘리베이터가 지하 1층에서 올라오기를 기다렸고 엘리베이터가 열리자 심명의 그 준수하고 사악한 얼굴이 앞에 나타났다. 그는 서프라이즈를 느끼며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우리 자기야!”네댓 명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들의 시선은 단번에 소희에게 떨어졌고, 그녀가 케이슬 종업원의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고, 그들은 사색에 잠기거나 거들떠보지도 않거나 또는 부러워했다…….소희는 안색이 가라앉으며 즉시 몸을 돌려 다른 엘리베이터를 타려 했지만 심명은 얼른 그녀의 손목을 잡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잡아당겼다."빨리 들어와요. 다른 사람들 타는 거 방해하지 말고.”많은 사람들이 엘리베이터
소희는 표정이 차가웠다."앞으로 나한테서 좀 떨어져요, 승낙하면 풀어줄게요!”“싫어요!" 심명은 코웃음치며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사람 때려요, 여봐라, 여기 지금 사람 때리고 있어요!”그는 매력 있는 얼굴에 개인 맞춤형 양복을 입은 채 한 종업원에 의해 손이 꺾이며 사람 때린다고 소리치고 있었다.지나가던 사람들은 모두 놀라며 그들을 바라보았지만 아무도 감히 접근하지 못했다.소희는 고운 미간에 분노를 띠고 있었고 심명의 허리를 잡고 바로 그를 들어 올리며 던져버리려고 했다.심명은 놀라서 큰 소리로 외쳤다."자기야, 설마 진짜로 나 죽이려는 건 아니겠죠!”옆에 있던 종업원 몇 명도 놀라며 누군가가 소리쳤다."빨리 가서 미선 언니를 불러!”소희는 심호흡하며 자신에게 참을 인 자 셋이면 살인도 피한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고는 바로 심명을 어깨에 메고 재빨리 휴게실로 들어갔다.“소희야, 지금 뭐 하려는 거야?" 종업원이 쫓아와서 물었다.심명은 소희의 어깨에 엎드려 그 종업원을 노려보았다."우리 지금 사랑싸움하는 거 안 보며? 꺼져!”그 종업원은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다가 얼굴이 붉었다 하얬다 했다.뒤에 있던 종업원도 쫓아오며 입안이 벙벙했다."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소희가 지금 심명 도련님을 어깨에 메고 있는 거야? 힘이 왜 그렇게 세지?”소희는 심명을 메고 휴게실로 들어갔는데 안에는 마침 사람이 없었다. 그녀는 바로 문을 닫았고 심명을 소파에 힘껏 던졌다.심명은 놀라면서도 눈빛은 무척 흥분했다."자기야, 일단 문부터 잠가요!”소희는 그를 노려보며 정말 그를 한바탕 호되게 때리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8층.방금 소희를 만난 남자는 8809호 룸에 들어간 뒤 여러 사람들하고 인사를 하고는 시원에게 물었다."소희 씨 요즘 왜 8층에 없는 거야?”시원은 구택을 힐끗 쳐다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6층으로 전근됐어!”남자는 문득 깨달으며 다시 성난 말투로 말했다."심명 그 망할 자식, 내가 방금 올라왔을
구택은 멈칫하다 곧 고운 눈썹을 찌푸리며 눈빛이 차가워졌다.소희와 심명은 탁자 앞에 앉아 있었다. 소희는 펜을 들고 글을 쓰고 있었고 심명도 한 손에 책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펜을 들며 글을 쓰고 있었다. 옆에는 케이크가 놓여 있었고 그의 입가에도 크림이 좀 묻었다.심명은 핑크색 양복 외투를 의자에 걸쳤고 오직 옅은 회색 셔츠만 입고 있었다. 그는 손을 들어 입가를 닦았으며 매혹적이게 눈웃음 지으며 구택을 바라보았다."임 대표님은 내가 예상한 것보다 30분이나 늦었군요!”구택은 심명을 넘어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움직이지 않고 그저 차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소희의 냉정하고 무관심한 눈빛은 찬물처럼 그의 머리에 끼얹었다.화가 치밀어 올랐던 마음은 순식간에 차가워졌고 마치 다 타버린 초목처럼 푸른 연기가 한 줄기 뿜어져 나오며 바람에 흩어져 재만 남았다.그는 점점 평온을 되찾았고, 눈 밑은 고요하며 잔잔했다. 그는 담담하게 소희와 심명을 한 번 보더니 입을 열었다."이런, 내가 잘못 찾아왔군요. 두 분 하던 거 계속하죠!”말을 마치고 그는 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시원은 밖에서 기다리다가 구택이 나오는 것을 보고 의미심장하게 그를 힐끗 쳐다보며 안색은 담담했다.백림은 구택이 이대로 가는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시원에게 물었다."택이 형하고 소희 씨 정말 헤어졌어?”시원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싸늘하게 웃었다."만약 소희 씨와 심명이 안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면, 구택이 저렇게 냉정할 수 있을 거 같아?”백림은 웃었다."그래도 이건 택이 형 답지가 않잖아!”시원은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이런 일은 그 자신만이 깨달을 수 있어.”백림은 그날 병원에서 본 일을 시원에게 알릴까 망설였지만 끝내 말하지 않았다.문이 다시 닫히자 소희의 안색은 약간 하얘졌고 맑디맑은 눈동자도 안개가 낀 것 같았다.심명은 놀라움을 느꼈고 고개를 돌려 소희를 바라보며 눈썹을 치켜세웠다."임구택과 헤어졌어요?”소희는 그를 무시하고 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