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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중일은 눈빛이 어두워졌지만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남자친구 있어요?”

소희는 잠시 침묵했지만 고개를 저었다.

중일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럼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군요!”

그는 농담을 하며 조금도 화를 내지 않았다.

“그런 거 아니에요!"

소희는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래요.”

“알겠어요!"

중일은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잘생기고 우아한 얼굴로 말했다.

"그럼 소희 씨, 여기에 좀 더 있을 순 없을까요? 지금 나가면 우리 할머니가 분명 잔소리를 할 거예요. 내가 여자아이와 이야기를 나눌 줄 몰라서 몇 분 만에 소희 씨를 화나게 만들었다고 말이에요.”

소희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여기서 같이 책 좀 봐요.”

마침 그녀는 유림의 친구들과도 아무런 공통 화제가 없었으니 여기에 잠시 앉아 있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고마워요!"

중일은 감격에 겨워 대답했다.

소희는 책꽂이에서 책 한 권을 찾아 중일의 맞은편에 앉았다.

가늘고 긴 마호가니 탁자 가운데는 옅은 노란색의 구름무늬의 탁상보가 깔려 있었고 두 사람은 각각 한쪽에 앉아 조용히 책을 보고 있었다.

옆의 긴 창문은 무척 얇은 흰색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고, 시원한 여름 바람은 열린 창문으로 불어 들어오며 커튼은 가볍게 흔들리고 있었다.

정원에는 누군가가 왔다 갔다 하며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소희는 페이지를 넘기면서 집중을 하지 못했고 눈빛은 자꾸 창문 아래를 바라보았다. 마치 누군가가 거기에 서서 그녀를 향해 소리치는 것 같았다.

"자기야, 뛰어내려요!”

중일은 책을 보다 고개를 들어 소희를 바라보며 웃었다.

"우리 지금 강성대의 도서관에 있는 거 같지 않아요?”

소희는 정신 차렸다.

"네?

“우리가 이렇게 마주 보며 책을 보고 있으니까 강성대 도서관에 있는 학생 같지 않아요?"

중일은 다시 한번 반복하면서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온아하게 웃었다.

"갑자기 대학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어요. 그때 우리 숙소의 사람들은 나 빼고 모두 여자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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