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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소희는 책을 접으며 책꽂이에 다시 끼어놓고는 몸을 돌려 가려 했다.

“거기 서요!"

구택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소희는 그곳에 멈췄지만 몸을 돌리지 않고 구택이 말하기를 기다렸다.

구택은 다가가서 서재 문을 닫고 소희를 담담하게 바라보았다.

"나한테 할 말 없어요?”

소희의 작은 얼굴은 침착했고 그녀는 입술을 오므리고 말을 하지 않았다.

구택은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연애하고 싶은 거예요? 근데 왜 나한테 말 안 했어요?”

소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 사이에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구택은 안색이 갑자기 가라앉으며 화가 치밀어 올랐다. 분명히 그녀의 잘못인데. 그녀가 먼저 거짓말을 하고 그를 속였는데!

요 며칠, 그는 줄곧 그녀의 해명을 기다리고 있었고 심지어 그녀가 조금이라도 양보해도 그는 지금처럼 이렇게 화가 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에게 눈곱만큼도 미안해하지 않았고 그의 면전에서 다른 남자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담소를 나누었다.

그가 죽은 줄 아나 보지?

구택은 눈빛이 차가워지며 안색은 음침해졌고 얇은 입술을 꼭 오므렸다. 모든 통제력은 그녀의 앞에서 무너졌다.

"나와 몇 달이나 잤는데, 지금은 중일과 연애하고 싶은 거예요? 당신은 나와 중일의 관계를 아는 거예요? 당신은 누구와 자든 상관없겠지만, 난 징그럽다고요!”

소희는 눈빛이 떨리더니 안색은 새하얗게 변했다. 그녀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마음속에서 솟구치는 억울함을 억누르고 고개를 숙이며 남자를 피해서 나가고 싶었다.

구택은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소희의 손을 덥석 잡았다.

"병원에 있는 그 남자는 누구죠? 내가 직접 알아볼까요?”

소희의 고운 얼굴은 새하얬고 눈빛은 매서웠다.

"임구택 씨, 당신은 나를 조사할 권리가 없어요! 당신이 말한 바와 같이, 우리는 아무런 관계도 없으니 침대를 벗어나면 서로의 생활이 어떻든 모두 상대방과 무관한 일이에요. 당신 곁에 어떤 여자가 있는지 나는 묻지 않았으니 당신도 내가 어떤 사람과 만나는지에 대해 신경 좀 꺼줘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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