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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7화

지금 와서 보니, 모든 것이 환상이었다니! 게다가 그 이면의 진실이 이렇게나 처참하다니!

강솔은 마치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듯, 자신의 도덕관념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수재는 계속해서 말했다.

“주예형이 똑똑한 건 인정해. 유학 가서는 실리콘밸리에서도 꽤 잘나가고 있으니까.”

“하지만 난 여전히 그를 못마땅하게 생각해. 그는 너무 조급하고, 위선적인 인간이야. 너처럼 순진한 여자들을 속이기 딱이지.”

강솔은 더 이상 들을 수 없어 일어나며 말했다.

“미안해,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그래, 다녀와서 다시 이야기하자!”

수재는 웃으며 말했다.

...

강솔은 화장실로 가서 차가운 물로 얼굴을 적셨다. 모든 것이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오랫동안 이어졌던 짝사랑과 경외심이 전부 거짓이었다니.

강솔은 예형을 전혀 몰랐다. 자신이 좋아했던 것은 단지 환상 속의 그림자일 뿐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자신이 얼마나 속아왔는지 생각하니, 증오와 아픔은 사라지고 분노만이 남았다.

다행히도 이미 헤어졌기에, 더 이상 그 거짓된 사람을 마주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는 예형이 진짜 어떤 사람인지 따질 필요도 없었다.

강솔은 한참을 진정한 후 화장실을 나서려고 했다. 그때 쿵! 하는 소리가 벽 너머에서 들려왔다.

화장실 벽 너머는 벌칙을 받는 사람들이 들어가는 작은 방이었다. 자세히 들어보니, 외설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강솔은 얼굴이 붉어지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오연서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조금 전에도 자랑스러워하며 그 남자친구가 이 클럽의 매니저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이건 너무 지나친 것 아닌가?

강솔은 재빨리 화장실을 나와 소파로 돌아왔다. 얼굴이 아직도 붉어져 있었지만, 다행히도 방 안이 어두워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때 누군가가 소리쳤다.

“벌써 10분이 지났잖아?”

이어 누군가가 농담처럼 웃음을 터뜨렸다. 또 5분에서 6분 정도 지나자, 연서와 김명상이 방에서 나왔다. 연서는 눈에 촉촉한 빛을 머금고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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