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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6화

장시원은 차의 속도를 최대로 올려, 경원 주택단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저녁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갔지만, 거실은 텅 비어 있었고, 침실의 문은 잠겨 있었다. 이에 시원이 문을 두드렸다.

“우청아, 문 열어!”

하지만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청아야, 문제가 생길 때마다 숨기만 하는 너의 그 버릇은 언제 고칠 거야?” 시원이 한 손으로 벽을 짚고 다른 손으로는 이마를 쓸었다.

“문 열고 우리 좀 얘기해!”

“청아야, 그날 밤 나는 제정신이 아니어서 네가 누군지 기억하지 못했어. 하지만 그 약은 네가 나에게 먹인 거고 나를 탓할 수 없어!”

“청아야, 정말로 요요 아빠로서의 권리를 계속 박탈할 생각이야?”

갑자기 바깥쪽 문이 열리고 소희가 들어왔다. 그리고 미간을 좁히며 시원을 불렀다.

“시원 오빠?”

그러자 시원이 다가갔다.

“소희야.”

“여기 왜 왔어요?”

소희가 물었다.

“요요가 내 딸이라는 걸 알게 됐어!”

시원의 목소리는 기쁨과 함께 약간의 무력감을 담고 있었다.

“청아가 숨어서 나를 만나주지 않아. 내가 뭐라고 해도 문을 열어주지 않아.”

그러자 소희의 얼굴에 놀람이 스쳤다.

“어떻게 알게 됐어요?”

시원은 허연이 요요를 이용해 자신에게 돈을 속여내려고 했던 일을 대략 설명했다. 소희는 허연이 돌아올 줄 몰랐고 보아하니 운명인 것 같았다. 소희는 시원에게 물병을 건네며 입을 열었다.

“시원 오빠, 요요에 대한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알고 있었어. 미안해, 계속 숨겼던 거.”

시원은 소파에 앉아 소희를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왜 나에게 숨겼어?”

소희는 3년 전의 일을 생각하자 표정이 다소 어두워졌다.

“청아가 일부러 그런 일을 벌인건 아니에요. 청아는 어머니와 허연에게 몰려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당시의 청아에게 1억은 정말 엄청난 액수였고요.”

“청아는 허연의 요구를 받아들였지만, 성공하길 바라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그런 거예요.”

“그 일 때문에 오빠는 청아를 미워하게 되었고, 두 사람은 연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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