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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2화

퇴근 후, 우청아는 택시를 타고 어정에 도착했다. 단지에 들어서며 익숙한 풍경을 바라보니 과거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그때 청아는 이곳에 살았고, 소희와 구택은 윗층에 살며, 시원은 자주 이곳을 방문해 함께 시간을 보냈다. 대화하고, 술도 마시고, 카드 게임도 즐겼다.

해외에서 힘든 시간을 보낼 때마다, 청아는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마음이 따뜻해졌고, 어려움 속에서도 힘을 얻었다.

청아는 시원을 만난 것을 결코 후회하지 않았고, 그곳에서의 추억을 가장 소중한 보물로 여겼다. 30층에 도착해 문 앞에 멈춰서자, 그 기억들은 더욱 생생해졌다. 마치 문을 열면 그들이 모두 발코니 소파에 앉아 서로를 놀리며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몇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청아는 이전의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문이 살짝 열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비밀번호가 3년 전과 동일했기 때문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청아는 현관에서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집 안의 모든 가구 배치는 청아가 떠날 때와 똑같았고, 퇴색되었지만 여전히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는 청아가 좋아하던 테이블보까지.

저녁 햇살이 넓은 창문을 통해 들어와 방 안에 옅은 빛을 뿌리자, 순간적으로 몇 년 전으로 돌아간 듯했다. 시원은 아직 오지 않았고, 청아는 거실에 앉아 잠시 후 자신이 예전에 살던 방으로 걸어갔다. 문을 열자, 수십 개의 레고 성이 눈에 들어왔고, 청아는 순간 멍해졌다.

크고 작은 성들이 청아의 침대 위, 책상 위, 가장 큰 것은 바닥에 놓여 있었다. 노을 아래, 화려하고 웅장한 성들이 그렇게 생생하고 아름다웠다. 청아의 눈가가 떨리며 천천히 다가갔다. 성 위에는 어깨를 나란히 한 왕자와 공주가 서 있었는데, 마치 그날 요요가 그들에게 결혼식을 올려준 것처럼.

옛집을 팔던 날, 청아는 짐을 정리하러 갔다가 돌아와 아버지가 찾아왔다는 소식과 함께 시원에게서 2천만원을 뜯어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 분노와 원망이 가득했고, 손에 들고 있던 물건들을 바닥에 내던지며 청아의 성도 함께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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