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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4화

장시원은 허연에게 신경 쓰지 않고, 당황한 허연을 바라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말해봐, 3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다 말하고 나면, 바로 돈을 보내줄게.”

“그리고 나는 진실만 듣고 싶으니까 모든 세부 사항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말해!”

허연은 겁에 질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구택이 보낸 유전자 검사지를 건넬 때, 분명 시원은 이 사실을 몰랐던 것 같았다.

청아가 막 귀국했고, 시원이 요요를 낯선 사람처럼 대하는 걸 보고 청아와 시원이 만난 적 없다고 생각해 속여 돈을 가지려고 했다. 어차피 시원이 상황을 파악할 때쯤이면 허연은 이미 도망쳤을 테고, 그 돈은 남자친구를 구하고 한동안 숨을 만큼 충분했으니까! 하지만 누가 알았겠는가? 시원이 청아를 부를 줄은!

그때야 허연은 자신이 구택에게 이용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모든 사건의 전말들은 펼쳐졌고, 허연은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 그랬기에 허연은 괜히 찔려서는 청아를 흘깃 바라보며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3년 전, 자신과 허홍연이 함께 청아를 속여 시원에게 약을 타도록 했던 일을 말했다. 허연은 허홍연이 아픈 것을 핑계로 청아를 강요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덧붙였다.

“청아가 스스로 당신 침대에 올라간 거고 나랑은 상관없어요. 나도 그때 정말 화가 났고, 청아가 임신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더군다나 아이까지 낳을줄은!”

“그러니까.”

시원의 눈동자는 깊고, 무언가를 생각해 내는 듯한 목소리에는 미세한 떨림이 숨겨져 있었다.

“그 밤에 내 곁에 있던 사람, 청아였던 거야?”

“맞아요!”

허연은 고개를 숙였고 청아는 여전히 멍하니 서 있었다. 이 순간, 청아는 마치 허연에 의해 옷을 모두 벗겨진 채 시원 앞에 버려진 것 같았다.

청아가 그토록 오랫동안 숨겨왔던 비밀, 시원이 알기를 가장 두려워한 것이 이렇게 되돌릴 수 없이 폭로되었다. 시원은 청아를 돌아보았고, 시원의 눈빛은 휘몰아치는 폭풍처럼 복잡했는데 그 안에는 연민도 있고, 분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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