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된 거예요? 황대헌 부사장님이 이번에 이렇게 신속하게 처리해서 진도준을 해고하셨는데, 왜 기분이 안 좋은 거예요?” 이지현이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아니에요!” 우청아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핸드폰을 집어 들며 장시원에게 전화를 걸어 감사 인사를 해야 할지 고민했다. 망설이는 순간, 핸드폰 화면이 저절로 밝아지며 낯선 번호의 전화가 걸려 왔다. 청아는 잠시 당황해하다가 천천히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우청아 씨 맞으신가요?”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는데 약간의 초조함이 느껴졌다.“네, 맞습니다. 누구신가요?” 청아가 물었다.“저는 우임승 씨의 동료인데요, 지금 사고를 당하셔서 지금 병원에서 응급처치 중입니다. 빨리 오셔야 할 것 같아요!” 남자가 급하게 말하자 청아의 안색이 확 바뀌었다.“무슨 일이죠?”“병원 주소를 문자로 보내드릴게요, 빨리 오세요. 오시면 자세한 얘기를 나누죠!” “알겠습니다.” 청아는 전화를 끊고, 슬그머니 올라오는 공포를 억누르며 일어나서 빠르게 밖으로 나갔다.청아는 택시를 타고 강성대병원으로 향했다. 길을 가는 내내 머리는 멍했고, 몸은 발끝부터 차가워져서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온몸이 얼어붙는 듯했다. 그리고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청아는 응급실로 달려갔다.우임승은 아직 응급 처치 중이었고, 밖에서는 몇몇 회사 책임자와 우임승의 동료들이 지키고 있었다.“아빠!” 청아가 달려가며 당황스럽게 물었다. “우리 아빠 어떻게 된 거예요?”회사의 책임자인 강래원이 다가왔다. “우청아 씨 맞나요?”청아가 불안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강래원이 말했다. “저희 회사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어요. 당신 아버지께서 불을 끌려고 안으로 들어가셨다가 다치셨습니다. 지금 응급처치 중이에요.”청아의 얼굴이 창백해졌고, 다리에 힘이 풀려 그만 무릎을 꿇을 뻔했다. 다행히 옆 사람들이 청아를 붙잡아 의자에 앉혔다. 그리고 래원은 사람을 시켜 청아에게 물을 가져다주었다. “여기 앉아서 잠시 기다리세요. 무슨 일이 생
성연희가 뒤따라왔고 소희는 운전하며 속도를 높여 병원으로 최대한 빠르게 달려갔다. 두 사람이 도착했을 때, 수술은 아직 진행 중이었다. 우청아는 복도의 벤치에 앉아 있었고, 소희와 연희를 보자마자 눈물을 참지 못하고 흘렸다.“괜찮아, 방금 간호사에게 물어봤어. 다리를 다쳤을 뿐이야,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해!” 소희가 청아의 어깨를 감싸 안자 청아는 눈물범벅이 되었고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온몸이 떨렸다. “정말 너무 미워!”연희도 청아를 안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나랑 소희가 여기 있잖아. 무서워하지 마!”그때, 누군가가 소리쳤다. “우림 테크놀러지의 담당자가 누구죠?”소희가 뒤를 돌아보자 허홍연이 도착했고, 청아의 새 언니인 정소연도 뒤따라왔다. 그러자 강래원과 회사의 다른 두 명의 담당자가 나섰다.“안녕하세요, 우청아 씨 어머니시죠? 우임승 씨가 아직 응급처치 중이니 무슨 일이든 천천히 얘기합시다.”이에 소연이 차갑게 말했다. “보상에 대해 먼저 얘기해야죠. 제 시아버님은 회사의 재산을 구하려다 다치셨어요!”앞서는 소연을 래원이 안심시켰다. “보상 문제는 수술이 끝난 후에 논의해도 될까요?”“당연히 안되죠!” 허홍연이 차갑게 말했다. “제가 알아봤는데, 사람이 죽지 않더라도 확실히 장애가 생길 거예요. 책임 회피하려고 하지 마세요.”“보상은 어떻게 할 건지 지금 당장 명확히 해주세요!”이때다 싶은 소연이 청산유수로 말했다. “최소한 10억은 받아야 해요. 우리 시아버님은 5성급 호텔의 요리사셨어요. 이렇게 크게 다치고 나면 일을 할 수 없게 되겠죠.”“아직 젊으셔서 최소 10년은 더 일하실 수 있었을 텐데, 연봉으로 계산하면 이건 매우 부족하고요.”“이후 노후 자금과 간병비까지 합하면 이 정도 요구하는 건 전혀 과하지 않아요!”연희는 오자마자 돈 얘기부터 꺼내는 상황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랬기에 연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소연의 앞으로 걸어가며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왜 100억을 요구하지 않는 거예요? 사람
허홍연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믿을 수 없고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빠르게 강래원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 이게 사실인가요?”래원은 무겁게 말했다. “우임승 씨가 아직 응급처치 중입니다. 저희는 수술이 끝나고 나서 이 문제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릴 생각이었습니다.”“구체적인 보상 문제는 우리 회사의 손실이 법적 감정을 거친 후에 논의하려고 했습니다.”순식간에 바뀐 판도에 허홍연은 이제 전혀 기세가 등등하지 않았다. 당황스러움만이 남아 있게 된 허홍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 그럼 대략 얼마나 될까요?”다른 담당자 중 한 명이 말했다. “우청아 씨가 말한 것처럼, 초기 추산에 따르면 실제로 20억이 넘습니다.”확인 사살을 한 허홍연은 눈앞이 캄캄해져서 그 자리에 쓰러졌고 옆에 있던 정소연이 허홍연을 붙잡았다.“어머니! 어머니!”이에 연희는 옆에서 비웃으며 말했다. “이제 보상해야 한다는 말에 하늘이 무너지는 것처럼 행동하시네요.”허홍연이 천천히 눈을 떴고,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이 천벌을 받을 놈, 내 인생을 망치더니 이제는 자식들 인생까지 망치려고 하다니! 그냥 살리지 말고 죽게 내버려둬!”그러자 우림 테크놀러지의 담당자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여기는 병원입니다. 일단 진정하시고, 환자가 깨어나면 그때 얘기합시다!”“어머니!” 소연이 당황해서 물었다.“정말로 집을 팔아야 해요? 집을 팔면 우리는 어디에 살죠?”소연은 말을 마친 후 갑자기 청아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 일은 아가씨가 아버님께 구해준 일자리잖아요. 이건 아가씨가 책임져야 하지 않나요?”소연의 말에 허홍연은 조금 정신을 차렸다. 집은 절대 팔 수 없었다. 집을 팔면, 소연이 분명히 우강남과 이혼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 가정은 완전히 파탄 날것이다. 그러자 허홍연도 청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청아야, 네 새언니 말이 맞아. 이 일은 네가 해결해야 해!”이런 상황에 청아의 목구멍이 메어 왔고, 눈물이 쏟아졌다. 가슴이 미어지는
“오늘 엄마는 나에게 20억을 혼자서 보상하라고 하죠. 근데 내가 내 장기를 싹 팔아도 그 정도는 나오지 않을 거예요.”“저는 계속 이해하고 참아왔어요. 왜냐하면 엄마의 고충을 알기 때문이고, 엄마 혼자서 나랑 오빠를 키우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았으니까.”“하지만 내 배려와 인내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나를 관심해 주는 게 아닌 오히려 이용하려고 하죠.”허홍연은 우청아의 말에 할 말이 없어졌고, 갑자기 얼굴을 가리고 통곡하기 시작했다. “청아야, 나도 어쩔 수 없어. 정말로, 넌 여자니까 시집이라도 갈 수 있잖아. 근데 네 오빠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청아는 비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럼 오늘부터 확실하게 해두죠. 아버지 일은 제가 보상하고 제가 처리할게요.”“엄마가 저를 키워주신 은혜, 오늘로 다 갚은 거로 마무리 짓자고요. 앞으로 우리는 아무 상관 없는 사이고 엄마는 오빠만 잘 챙겨요.”정소연이 청아의 말을 듣고 눈이 반짝이더니 서둘러 말했다. “그 말, 진심이에요?”청아는 차갑게 대답했다. “진심이에요. 이제 가도 괜찮아요.”“어머니, 아가씨가 그렇게 말했으니 앞으로는 저하고 우강남이 어머니를 챙길게요.”“아가씨가 아버지를 돌보면 나머지 보상 문제는 우리하고는 상관없어요!” 소연이 허홍연의 팔을 붙잡으며 말했다. “우리 집에 가요!”허홍연은 얼굴을 가리고 있었고, 청아를 힐끔 보다가 소연과 함께 가려고 했다.“잠깐!” 이때 성연희가 갑자기 소리쳤고 연희의 눈빛은 차가웠다. “확실하게 할 거면 문서로 작성하자고요. 지금 이렇게 마무리했다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얼굴 두껍게 청아를 찾아오는 일이 없도록.”소연은 연희의 말에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다. “서류? 그래요 작성하죠. 나도 아가씨가 마음 바꿀까 봐 걱정이었거든요!”연희는 휴대폰을 들고 자기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계약서 작성할 거니까 내가 말하면 적어서 바로 가져다줘!”소연은 연희를 힐끔 쳐다보며 비웃듯이 입꼬리를 올렸다,
협의서에는 두 부분이 있었다. 첫 번째 부분에는 어머니 허홍연이 장남 우강남에 의해 부양되며, 아버지 우임승은 딸 우청아에 의해 부양된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이후 양측의 삶과 죽음은 서로에게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되어 있었다.하지만 정소연은 한 조항을 더 추가했다. 그들이 현재 거주하는 집은 청아와 우임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청아는 아무 말없이 성연희에게 그 조항을 협약서에 추가하도록 했다.양측이 각각 서명하고 손도장을 찍음으로써 협약은 공식적으로 효력을 발생했다.“청아야!”강남은 청아를 안타까워하며 바라보았다. 강남은 결코 그들 가족이 이렇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하지만 소연은 강남을 황급히 끌고 가며 청아와의 관계를 빨리 정리하고, 가능하면 앞으로 인사조차 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우씨 집안 사람들이 떠난 후 복도는 갑자기 조용해졌고, 청아의 마음은 텅 비었다. 사람들은 부모가 자신의 시작이며, 부모가 없으면 돌아갈 곳도 없다고 말한다. 청아 부모는 아직 살아있지만, 돌아갈 곳이 없었다. 앞으로의 길은 여전히 혼자서 걸어가야 했다.소희가 청아의 어깨를 두드리며 따뜻하면서도 힘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두려워하지 마.”연희도 한마디 거들었다. “그래, 두려워하지 마. 우리가 있잖아.”청아는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눈물이 다시 쏟아지며 끄덕였다. “응.”세 사람은 복도의 벤치에 앉아 계속 기다렸다. 우림 테크놀러지의 몇몇 사람들은 옆에서 눈살을 찌푸리며 이런 가족이 어떻게 이런 식으로 자식을 괴롭힐 수 있는지 탄식했다.이때 강래원의 휴대폰이 울렸고, 래원은 바로 확인한 후 밖으로 빠르게 걸어 나갔다. 병원 아래에는 검은색 롤스로이스가 세워져 있었다. 래원은 차 문을 열고 들어가며 공손히 인사했다. “장시원 사장님!”시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우임승 현재 상태는 어떤가?”“아직 수술 중입니다.”시원의 잘생긴 얼굴에는 부드러운 어둠이 내려앉았고 시원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우청
“그 문제는 나중에 다시 얘기하시죠, 걱정하지 마세요!” 강래원이 안심시키며 말하자 우청아는 회사의 매니저가 이렇게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을 보고 더욱 미안해졌다. “저는 낮에 일하고, 밤에는 아버지를 돌보러 올 수 있어요.”“딸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 아이를 잘 돌보세요. 저희가 고용한 간병인은 24시간 근무할 겁니다.”“그러니 우청아 씨는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고요. 우임승 씨가 우리 회사에서 다쳤으니 저희가 책임지겠습니다.”상대방의 태도가 너무나도 친절해서 할 말을 잃게 했다. 이때 성연희의 눈이 반짝이며 소희와 눈빛을 교환했고, 농담 섞인 표정을 지었다.이미 늦은 시간이었고, 간병인이 있어서 소희는 청아를 먼저 집으로 데려다주기로 했다. 병원 건물을 나올 때는 이미 어두워졌고, 소희가 차를 불러 두 사람을 태우고 떠났다.소희의 차가 떠난 지 얼마되지 않아, 반대편에 주차된 롤스로이스도 천천히 출발했다. 소희가 운전하는 동안, 연희는 뒷좌석에서 청아의 손을 잡고 말했다. “걱정하지 마, 상대방도 무례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아. 어떻게든 될 거야. 나하고 소희가 있잖아, 별일 아닐 거야!”청아는 연희의 어깨에 기대며 눈을 감았다. “연희야, 너와 소희가 없었다면, 오늘 나는 정말 버티지 못했을 거야.”연희는 청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너희 엄마랑 맞서 싸울 때 정말 대단했어. 용기 있게 잘했어!”그러자 청아의 눈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 “돈 때문에 이 정도로 싸우는 거 처음 보지?”청아의 말에 연희가 눈썹을 추켜세우며 말했다. “재벌들도 이익을 위해 머리 굴리고, 심지어 부모와 형제가 서로 죽이기까지 하는 걸 본 적 있어. 이건 인간 본성이야.”“청아야, 너무 슬퍼하지 마.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렇게 많은 것을 겪고도 여전히 순수한 마음을 지키고 있다는 걸 감사하게 여겨야 해.”청아는 마음이 아팠지만, 연희의 위로에 감동하였다. 청아가 정말로 고마워해야 할 것은, 소희와 연희라는 친구를 얻은 것이었다..
“그래서 방금 우림 테크놀러지를 좀 조사해 봤더니, 역시나 장씨 그룹 소속이더라!” 성연희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 “알겠지?”소희는 다소 놀랐지만, 어딘가 예상했던 것처럼 느껴졌고,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이유였구나!”우임승이 그렇게 빨리 일자리를 찾았던 이유가 바로 장시원이 꽂아준 거였구나. 시원의 회사라면 우림의 담당자 태도가 이해가 갔다.“일단 시원 씨가 무슨 계획이 있겠지, 우리는 신경 쓰지 말자!” 연희가 말하자 소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두 사람이 대화하는 동안 노명성이 계속 연희에게 메시지를 보내자 소희가 말했다. “너 먼저 돌아가. 나 여기서 우청아랑 좀 더 있을게.”“알았어!” 연희가 핸드폰을 접으며 말했다. “나 먼저 갈게,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 아, 그리고 청아한테 말해줘. 가족과의 연이 끊긴 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너무 고민하지 말라고.”“청아 스스로 알아차릴 거야!” 소희가 말하며 자신의 차 키를 연희에게 건넸다. “내 차로 가. 네 차는 아직 촬영 현장에 있잖아.”“그래!” 연희가 키를 받고 소희와 손을 흔들며 먼저 떠났다. 이때 소희는 부엌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청아가 방에서 나왔다. “연희 어디 갔어?”“명성 씨한테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갔어.” 소희가 청아에게 물 한 잔을 건네며 말했다. “기분 좀 나아졌어?”청아는 물을 들고 발코니로 걸어가며 밖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미소를 지었다.“훨씬 나아졌어. 방금 침대에서 요요를 보면서 갑자기 마음이 편안해졌어.”소희가 청아 옆에 서서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이 선택을 할 때, 본능적으로 이익을 추구하고 해를 피하려고 해. 이건 인간의 본능이야.”“맞아, 그래서 난 버려졌어, 완전히 버려졌어.” 청아가 물컵을 쥐며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어렸을 때 엄마는 나하고 오빠하고 똑같이 대했는데, 어째서 커서는 이렇게 변한 건지 모르겠어.”“사람도, 사정도 변해. 양심의 가책이 없으면 돼.”“응.”
소희가 살짝 발끝을 들어 임구택의 입술에 입맞춤했다. 구택은 잠시 놀랐다가 눈빛이 점점 깊어지며 소희를 안아 들고 키스하며 욕실로 걸어갔다. 따뜻한 욕조 안에서 소희는 구택의 가슴에 기대어 청아 집안의 일을 대충 얘기했다. 구택은 욕조에 반쯤 기대어 긴 다리를 살짝 구부리고 소희의 부드러운 긴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림 테크놀러지는 장시원의 회사가 맞아, 청아 아버지가 그 회사에서 일하는 건 나도 알고 있어. 걱정하지 마, 시원이 잘 처리할 거야.” 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청아도 가족과 연을 끊었네. 이 점에서 우린 꽤 닮았어!” 그러자 구택은 더욱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연을 끊는 게 반드시 나쁜 건 아냐? 이미 갈등은 생겼고, 마음에 걸리는 걸 가지고 억지로 지내느니 차라리 깔끔하게 끝내는 게 낫지.” “맞아, 하지만 이번 일을 겪으며 청아와 시원 오빠의 관계는 더 멀어질 것 같아.” 구택의 긴 눈동자가 살짝 움직이며 소희를 조금 더 안아 들었다. “내가 생각해 봤는데, 시원에게 요요의 정체를 알리는 게 어떨까? 아마 이게 두 사람이 함께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어.” 하지만 소희는 고개를 저었다. “청아가 시원 오빠에게 알리고 싶어 하지 않아. 우리가 함부로 결정해서는 안 돼.” “하지만 시원이 청아를 위해 한 일을 네 눈으로 다 보지 않았어? 이번엔 정말 진심이야, 한 번의 기회를 줘야 해.” 구택이 부드럽게 설득했지만 소희는 눈을 내리깔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에 구택은 계속해서 말했다. “그럼 이 일이 끝나고, 시원의 행동을 봐. 만약 시원이 잘하면, 시원에게 간접적으로 암시를 하면 되잖아.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어때?” 소희는 잠시 생각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우청아 아버지 일이 해결되면 그때 그러자.” 구택은 입술을 살짝 올리며 몸을 일으켜 앉아 소희의 물방울이 맺힌 볼에 가볍게 입맞춤했다. 차갑고 부드러운 촉감에 구택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