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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9화

소희는 머리를 숙이고, 고운 손끝으로 탁자 위의 무늬를 쓸며 부드럽게 말했다.

“회의 중이야?”

“아니, 왜?”

임구택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냥 보고 싶어서.”

소희의 목소리는 더욱 부드러워졌다.

“퇴근할 때 너 마중 나갈까?”

구택은 잠시 침묵했다가, 낮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가 이렇게 나를 챙겨주니 좀 어색하네.”

이에 소희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럼 받아들일 준비나 해.”

“알겠어!”

구택의 목소리는 낮고 매력적이었다.

“그럼 일해, 나 나중에 갈게!”

“빨리 와.”

“응.”

소희는 전화를 끊고 곧장 옷을 갈아입고 구택을 만나러 나섰다.

...

이선유의 사과 공지가 올라온 후, 이진혁의 비서들은 신라호텔의 한 방에서 선유를 만났다. 선유는 성연희에게 한바탕 혼이 나고, 명우에게 끌려간 후, 어두컴컴한 방에 갇혀 있었다.

아무도 상처를 치료해 주지 않았고, 음식과 물도 제공되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밤낮을 구분할 수 없게 된 선유는 정신적으로 완전히 무너졌고, 거의 미칠 지경에 이르렀다.

이진혁의 부하들이 선유를 찾았을 때, 선유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머리는 엉망이었고, 창백한 얼굴에 몸에는 배설물까지 묻어 있었다.

이진혁은 빛나던 딸이 이렇게 망가진 모습에 치를 떨었지만, 구택이나 소희에게 화풀이할 수도 없었다. 그저 속으로 분노를 삭이며 서둘러 경성으로 돌아갔다.

돌아가면 또 다른 난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바람을 피워 여자와 사생아가 있는 사실이 드러났고, 임씨 그룹과의 새 프로젝트 협력도 중단됐다. 게다가 강성의 채씨, 조씨, 오씨 가문도 모두 이씨 집안과의 사업을 취소했다. 그랬기에 이씨 집안의 손실은 헤아릴 수 없었다.

...

임씨 그룹에서는 퇴근 시간이 다가왔다. 진우행과 구택이 새 계획을 논의한 후, 우행이 소희가 디자인 작업을 하는 소파 쪽을 바라보며 일어나 웃으며 말했다.

“사장님, 퇴근하시죠. 문제가 있는 부분은 다시 수정하도록 하고, 내일 회의에서 다시 보고드리겠습니다.”

이에 구택이 시간을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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