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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6화

어둠 속에서 서인은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느긋하게 담배를 피웠다. 불빛이 깜빡이고, 담배 연기가 어둠 속에서 퍼져나가며 서인의 실루엣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그는 마치 큰 난제에 부딪힌 것처럼 보였다.

자신이 친동생처럼 여겨온 여자애였고 소희와의 관계 때문에 말을 조심해야 했다. 그랬기에 어떻게 하면 유진을 포기하게 할 수 있을지 머리가 아팠다.

……

서인이 늦게 잠들었기 때문에, 다음 날 일어났을 때는 해는 이미 중천에 떠 있었다.

위층은 조용했고, 이문 등 사람들은 이미 아래층에서 영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서인이 씻고 옷을 갈아입은 후 아래로 내려와 주방을 지나가다가 뒷마당에서 물을 뿌리는 소리와 유진의 목소리를 들렸다. 그러자 서인은 발걸음을 돌려 뒷마당으로 향했다.

뒷마당에서 유진은 호스로 그녀의 장미에 물을 주고 있었다. 유진은 흰색 셔츠에 청바지 멜빵바지를 입고 있었고, 물을 뿌리며 고양이랑 놀고 있었다.

아침 햇살 아래 물안개가 퍼지며 희미한 무지개를 만들었고, 그녀의 얼굴에는 순수하고 맑은 웃음이 가득했다.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을 본 유진이 고개를 돌려보며, 얼굴에 화사한 웃음을 띠었다. “일어났어요? 아침 식사 사 왔으니까 먼저 먹어요.”

서인은 유진과 할 말이 많았지만, 자기를 보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유진의 모습에, 하고 싶은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유진은 고개를 돌려 고양이와 놀다가 물통을 정리하고 낙엽을 치우며 바쁘게 움직였다.

그리고 서인은 유진을 방해하지 않고 잠시 서 있다가 떠났다.

홀에서 이문 등이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을 때, 서인이 다가오자 자리를 내주었다.

“보스, 유진이 봤어요?”

오현빈이 웃으며 말했다.

“아침 식사는 유진이가 사 온 거예요.”

서인은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일찍 일어나. 여자애 하나가 우리 몇 남자한테 아침 식사를 가져오는 건 말이 안 돼.”

하지만 이문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끼리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유진이가 계산적인 애도 아니고…….”

이문이 말을 마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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