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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3화

임유진은 발끝으로 살금살금 걸어가 서인을 놀래켜 주려 했지만, 서인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거기 서! 움직이지 마!”

서인이 외치는 소리에 유진은 킥킥 웃으며 말했다.

“뭐야, 자는 척했던 거였어요?”

서인은 미간을 문지르며 손을 뻗어 담배를 찾았고 목소리는 금방 깨나서 그런지 허스키했다.

“이 시간에는 웬일이야?”

“오늘 수업이 일찍 끝났거든요.”

유진은 물병에 물을 받아 자기가 심은 장미에 물을 주었다.

“내가 이미 줬어!”

서인이 담배를 한 모금 빨며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게 물을 주신 거라고요? 물을 들이부은 것 맡기는 일은 항상 대충 처리하시는 경향이 있으시네요.”

“그게 물 주기라고요? 장마철은 둘째 치고 맡긴 일을 항상 대충 처리하시네요!”

유진이 재치 있게 말하며 계속해서 물을 주었고 반려견 야옹이에게도 사료를 먹였다. 야옹이는 유진을 보고 흥분하였는지 계속해서 유진이의 품에 뛰어들려고 했다.

그런 야옹이가 귀여웠는지 유진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 야옹이는 순종적이게 얌전히 앉아 꼬리를 흔들며 좋아했다.

마당에 심어진 나무에 의해 생긴 그늘에 앉은 서인은, 유진이 야옹이가 놀아주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옆에는 만발한 장미가 피어 있었고, 유진의 사랑스러운 얼굴과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 같았다.

곧이어 서인은 시선을 돌려 의자에 머리를 기대며 눈을 감고 있자 유진이 다가가 다리로 서인을 살짝 찼다.

“서인 할아버지, 일어나세요!”

서인이 눈을 뜨고 말하자 유진이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뭐라고 부르는 거야?”

“하루 종일 여기 앉아서 햇볕을 쬐는 거 보면, 벌써 노인네처럼 퇴직 생활을 시작한 거 아니에요?”

서인은 담배를 피우며 태평하게 웃었다.

“그게 뭐가 나쁘지?”

“당연히 나쁘죠! 젊은이답지 않게 활력이 전혀 없잖아요!”

서인은 담뱃재를 털며 나른하게 웃었다.

“나는 그리 젊지 않아!”

“그럼 얼마나 늙으셨는데요?”

유진이 콧방귀를 뀌며 비아냥거리자 서인은 눈살을 찌푸렸다.

“너 나한테 시비 걸려고 온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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