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33화

작가: 금추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천만에요, 믿음은 상호적인 거잖아요.”

소희가 진심이 담긴 눈빛으로 이 감독을 향해 가볍게 한번 웃고는 몸을 돌려 떠났다.

그리고 떠나는 소희의 뒷모습을 보며 이 감독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소희 씨가 이 업계를 떠나는 그날까지, 난 반드시 최선을 다해 소희 씨를 보호할 거야.’

장씨 그룹.

아침 일찍, 최결이 대표 사무실로 들어가 장시원에게 오늘의 일정을 보고했다.

“오전 9시, 정대 인수 건에 관한 임원 회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태위 대표님이 오늘 돌핀호텔에서 생일잔치를 주최할 거라고 반달 전에 대표님에게 청첩장을 보내왔는데, 제가 이미 선물을 보내 드렸습니다.”

“그리고 점심, 셰엘호텔에서 연회가 열리는데, 혜성과 함력의 대표님도 도착할 예정입니다. 그 후엔…….”

한참 후, 하루의 일정 보고가 드디어 끝났고, 최결이 잠깐 뜸을 들이다 다시 공손하게 말을 이어갔다.

“대표님, 혜성과의 협력에 관해서는 줄곧 제가 책임졌으니, 점심에도 제가 대표님과 동행할까요?”

고개를 숙인 채 서류를 보고 있던 장시원이 듣더니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럼 점심 연회는 최 조수님이 책임지고 가주세요, 난 따로 볼 일이 있어서.”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여전히 웃으며 대답하고 있는 최결이었지만, 눈빛에는 약간의 실망이 담겨 있었다.

오전은 생각보다 빨리 흘러갔고, 최결은 점심에 연회에 참석해야 해서 일찍 옷을 갈아입고 회사를 떠났다.

그러다 곧 정오가 되니 장시원이 사무실에서 나와 일하고 있는 청아를 향해 말했다.

“옷 입어, 장 보러 슈퍼 가게. 나 점심에 갈비 먹을 거야.”

“점심에 다른 일정이 없으세요?”

“없어.”

장시원이 담담하게 한마디 내뱉고는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

전혀 청아를 기다리려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에 청아는 어쩔 수 없이 급히 컴퓨터를 끄고 부랴부랴 쫓아갔다.

차 안에서,

조용히 운전하고 있는 장시원의 표정은 이상하게 냉담했다. 그리고 그 얼굴을 몇 번이고 곁눈질을 한 청아가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

“다음에 드시고 싶은 게 있으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34화

    정소연 아버지의 목소리가 맞은편에서 들려왔다.[실은 소연의 외삼촌이 며칠 전에 병이 나서 화남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내가 듣기로는 화남병원에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자를 상대로 무료 병실을 제공해주는 정책이 있다던데, 그걸 신청할 수만 있으면 병실을 무료로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타 비용도 엄청 많이 줄여줄 수 있대요. 그래서 청아 씨의 남편이 어떻게 소연의 외삼촌을 위해 무료 병실을 신청해 줄 수 있을지 묻고 싶어서 연락한 거예요.]‘남편?’낯선 두 글자에 얼굴색이 순간 변한 청아는 급히 스피커를 끄려고 손을 뻗었다. 그런데 운전하고 있던 장시원이 갑자기 청아가 뻗은 손을 찰싹 때렸다. 그러고는 차갑게 청아를 한번 흘겨보았다.이에 청아가 따끔해진 손등을 어루만지며 입을 열었다.“만약 정책의 조건에 부합되는 거라면 직접 가서 신청하시면 되는 거 아닌가요?”[하하, 부합되지 않으니까 이렇게 청아 씨에게 도움을 청하는 거잖아요. 청아 씨의 남편이 화남병원의 부주임이니, 한번 잘 말해주면 무조건 될 거예요.]“죄송해요, 아저씨. 이건 제가 어떻게 도울 수가 없을 것 같네요.”[청아 씨, 이게 청아 씨 남편에게 있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잖아요? 제발 좀 도와줘요.]“정말 미안해요, 아저씨. 사실 하 선생님은 제 남편이 아니에요.”정소연 아버지의 태도가 너무 간절해 청아는 더 이상 그를 속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입술을 깨물고 사실대로 말했다.그리고 청아의 말에 정소연 아버지가 깜짝 놀라 목소리마저 높아졌다.[뭐라고요? 하지만 그날 강남의 집에서 분명 하 선생이 청아 씨의 남편이라고 우리한테 소개했었잖아요?]끽-정소연 아버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차가 갑자기 길옆에 멈추었고, 아무런 마음 준비도 없었던 청아는 그렇게 등받이에 부딪치고 말았다.어느새 슈퍼에 도착했던 것이다.하지만 장시원은 차에서 내릴 생각은 하지 않고 노여움과 한기가 용솟음치고 있는 눈빛으로 청아를 노려보았다.이에 청아는 얼굴색이 창백해져 난감한 표정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35화

    “저 그렇게 시비도리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방금 대표님이 저를 도와주셨는데, 제가 어떻게 대표님을 탓하겠어요.”“그래서, 그 하온이라는 의사가 좋아?”“아니요.”“그럼 남편은 어떻게 된 거지? 너 정말 정씨네 가족 앞에서 하온이 네 남편이라고 소개했어?”장시원의 차가운 목소리에 청아는 어쩔 수 없이 그날의 상황을 간단하게 말해주었다.그리고 그걸 다 듣고 난 장시원은 화가 난 나머지 한심한 눈빛으로 청아를 흘겨보았다.“우청아, 난 네가 아무리 나약해도 최소한의 원칙은 있는 사람인 줄 알았어. 그런데 너…….”대체 뭐라고 욕해야 청아가 정신을 차릴지 몰라 장시원은 결국 고개를 돌려 차창 밖을 쳐다보았다.자신이 화를 참지 못하고 청아를 다치게 할까 봐 두렵기도 해서.하지만 청아는 장시원의 뜻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자조하듯 입꼬리를 올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저한테 실망하셨죠?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저는 우씨 집안의 사람이라 우씨 집안의 일에 대해 무심하게 방관할 수가 없거든요. 비록 저희 엄마가 지금은 오빠를 더 편애하고 있다지만 지난 20년 동안, 저희 엄마가 저를 낳아주셨고, 저를 대학까지 뒷바라지해서 보냈어요. 적어도 지난 20년 동안은 저희 엄마가 저한테 잘못한 거 없어요. 엄마가 아니었으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라고요. 대표님은 저와 같은 세계의 사람이 아니라서 일반 가정의 고민을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 거예요.”장시원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고, 차 안은 순간 고요함에 빠졌다.그런데 이상하게 장시원에게 다 털어놓고 나니 청아는 기분이 오히려 많이 좋아졌다.‘정씨네 가족들이 이것 때문에 불만이 있는 거라면, 내가 가서 사과하면 돼.’‘난 우리 집에 신세를 졌지만, 정씨네 집에 신세 지지 않았어.’“이만 갈비 사러 가요.”한참 후, 청아가 먼저 아무렇지도 않은 척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그리고 장시원이 듣더니 어처구니가 없어 바로 냉소를 드러냈다.“내가 지금 갈비 먹을 기분이 있게 생겼어?”장시원의 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36화

    장시원을 바라보고 있는 청아의 눈동자는 의외로 깨끗하고 맑았다.“비록 저 돈이 많은 건 아니지만, 은혜에 보답할 줄은 알아요. 그러니 오늘은 제가 내게 해줘요.”“다음에.”장시원이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담담하게 말했고, 청아가 듣더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청아의 웃는 얼굴은 이상하게 단아하면서도 깜찍했다.순간 왠지 모르게 가슴이 간질간질해진 장시원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소리 없이 시선을 거두었다.한참 후, 주문한 음식이 하나 둘씩 올라오기 시작했고, 두 사람은 조용히 식사를 시작했다.그런데 이때, 청아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허홍연이었다.허홍연이 이 시간에 전화를 한 이유를 눈치챈 청아는 더 이상 장시원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아 급히 휴대폰을 들고 룸을 나서려 했다.그러나 장시원이 청아의 의도를 단번에 간파한 듯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여기서 받아.”“…….”청아가 장시원을 한번 힐끗 쳐다보고는 천천히 휴대폰을 귓가에 가져다 댔다.“엄마.”[청아야! 너 정씨네 가족한테 뭐라고 한 거야? 방금 정씨네 가족이 연락이 와서는 한바탕 화를 냈어! 그러고는 우리 집안의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네 오빠와 소연의 혼사를 다시 고민하겠대!]다짜고짜 청아의 죄를 묻는 허홍연의 목소리가 휴대폰 맞은편에서 들려왔다.정소연의 외삼촌이 화남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은 정씨네 가족들은 다 같이 병문안을 갔고, 거기에서 정소연의 미래 시댁의 매제가 화남병원의 부주임이라고 자랑했었다.이에 정소연의 외삼촌이 바로 무료 병실에 관해서 부탁을 했었고, 정소연의 아버지는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승낙했던 것이다. 그것도 아무런 수속도 거칠 필요없이 쉽게 무료 병실에 들 수 있을 거라고 장담까지 해가면서.그래서 바로 청아한테 연락을 한 건데 그렇게 거절을 당할 줄은 미처 몰랐다.그 후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오른 정씨네 가족은 허홍연에게 연락을 해서 우씨네 가족이 다 거짓말쟁이라고, 인성에 문제가 있다고 욕설을 퍼부었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37화

    허홍연이 듣더니 순간 기뻐하며 물었다.[그게 정말이에요?]“그럼 제가 이모님을 속이기라도 하겠습니까?”[어이쿠, 그럴 리가 있겠어요? 시원 군이 나선다면 정씨네 가족이 부탁한 일은 일도 아니죠. 고마워요, 시원 군.]“저한테 고마워하지 마시고 청아한테 고마워하세요. 전 오로지 청아의 체면을 봐서 도와드리겠다고 한 거니까.”[암요! 그럴 게요!]“그럼 저희 밥 먹고 있던 중이라, 이만 끊겠습니다.”기뻐하고 있는 허홍연과는 달이 장시원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 그러고는 바로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청아에게 돌려주었다.“제 일에 끼어들지 마세요, 제가 정씨네 가족을 찾아가 사과하면 그만이니까.”“정씨네 가족이 억지 부리는 모습 못 봤어? 그러는 그들이 네 사과를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해?”장시원의 한심한 눈빛에 청아가 죄책감이 든 표정을 드러냈다.“그, 그래도 대표님에게까지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하온한테는 남편 역까지 부탁할 수 있으면서, 나랑은 이렇게 선 긋는 거야?”“저 엄마의 핍박에 이기지 못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걸 대표님도 아시잖아요!”“네가 너무 바보 같아서 이용당한 거 아니고? 누구의 부탁은 들어줘야 하고. 누구의 부탁은 절대 들어줘서는 안 된다는 것도 구분 못해?”장시원의 뼈 때리는 질문에 난처해진 청아는 얼굴까지 빨개져 아무 말을 못했다.그리고 그러는 청아의 모습에 장시원이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는 청아의 접시에 음식을 집어주었다.“일단 밥이나 먹어. 정씨네 가족의 부탁은 나에게 있어 어려운 것도 아니니 부담 가지지 말고, 신세 졌다고 생각하지도 말고.”“하지만 신세 진 건 사실이잖아요.”“너 나한테 진 신세가 적어?”“…….”“시간은 많으니까 천천히 갚아. 그리고 앞으로 나한테 신세 갚는다 생각하고 밥 해줄 때 내키지 않는 표정이나 짓지나 말고.”청아가 듣더니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저 내키지 않는 표정을 지은 적이 없는데요?”“그럼 나한테 밥 해주는 게 좋다는 거야?”“당연하죠!”장시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38화

    장시원이 능글맞는 표정을 짓고 있는 배강을 힐끗 쳐다보고는 경고하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청아는 낯가죽이 얇으니까 이상한 농담하지 마.”“뭐야, 이렇게 감싸고 돈다고? 설마 진심?”배강이 의아해하며 장시원을 향해 묻자 장시원이 얼굴빛 한번 변하지 않은 채 덤덤하게 대답했다.“예전에 알고 지내던 친구야. 그러니까 걔 앞에서 입 조심해.”“친구?”배강이 듣더니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드러냈다.“네 손아귀에서 무사히 벗어났던 여자가 있었나? 내 기억으로는 새 한 마리라도 너한테 반하면 제대로 날지 못했던 것 같은데?”“제대로 날지 못하는 새면 병이 든 거 아니야?”장시원이 어처구니가 없어 냉소를 드러내며 대답했다. 그러다 문득 자신의 대답이 청아가 말대꾸할 때 사용하던 화법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 순간 웃음을 거두었다. 그러고는 정색하여 배강을 향해 물었다.“왜 날 찾은 건데?”“아, 도국 쪽에서 이틀 후에 사람을 보내겠대, 스마트 기술 향상에 관해 의논해 보고 싶다고.”업무 이야기에 배강도 장난기를 거두고 진지한 표정으로 장시원의 물음에 대답했다.……화남병원정소연의 외삼촌이 무료 병실로 옮긴 후, 정씨네 가족은 또 한 번 병문안을 갔다.이에 외삼촌네 가족이 기뻐하며 연거푸 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이틀은 더 기다려야 하는 줄 알았는데, 오후에 바로 병실을 옮겨줄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 소연의 미래의 매제 역시 대단한 사람이네요, 이렇게 어려운 일을 쉽게 해결해 주다니. 우리 뭐라도 사가서 감사를 표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체면이 제대로 선 정소연 아버지가 득의양양해서는 고개를 쳐들고 대답했다.“같은 가족끼리 감사는 무슨. 게다가 하 선생이 개인 관계를 써가며 이 일을 해결해준 거니까 절대 찾아가서는 안 되죠.”“맞네요. 그럼 이 신세는 우리가 기억했다가 언젠가 갚을 게요.”“하하하! 이렇게 사양하지 않아도 된다니까요.”외숙모의 대답에 정소연 아버지가 호탕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그리고 마침 약 바꾸러 왔다가 몇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39화

    순간 밀물 마냥 밀려오는 무력감에 청아는 더 말할 힘도 없었다.“알았어요. 저 곧 내려야 하니까 이만 끊을 게요.”허홍연은 그제야 청아 말투 속의 냉담함을 눈치채고 잠시 침묵을 지켰다가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그래. 하루 종일 출근하느라 피곤하지? 어서 돌아가 쉬어.]“네.”통화가 끝난 후, 청아는 드디어 다시 평정심을 되찾게 되었다.사실 청아는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다만 마음이 점점 얼어가고 있을 뿐.……저녁에 조백림이 넘버 나인에서 파티를 주최했고, 장시원이 퇴근하고 그곳에 도착했을 때는 10시가 넘은 늦은 시간이었다.미리 도착한 친구들은 이미 술을 마시며 카드 놀이를 하고 있었다.장시원은 룸 안을 한번 둘러보고 홀로 소파에 앉아있는 임구택을 향해 직진했다.하지만 임구택은 다가오고 있는 장시원도 발견하지 못한 채 소파에 기대 열심히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이에 장시원이 눈썹을 올리고 임구택의 휴대폰 화면을 힐끗 쳐다보았다.휴대폰 속에는 동영상이 재생되고 있었고, 두 사람의 대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커피 말고 또 뭘 만들어낼 수 있어?][뭘 가지고 싶은데?][흠, 딱히 가지고 싶은 건 없는데? 당신이 제일 아끼는 공주님을 보여줄 수 있어? 정말로 나보다 더 예쁜지 보고 싶어.][당연히 당신보다 더 예쁘지. 그 아이는 내 마음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로봇이야.][그렇게 말로만 해서 누가 믿어? 나도 한번 보여줘 봐.]……소희의 목소리였다.장시원은 궁금한 마음에 임구택 쪽으로 바짝 붙어 물었다.“뭘 보고 있는 거야?”임구택은 그제야 장시원을 발견하고 바로 화면이 아래로 향하게 휴대폰을 뒤집고는 차가운 눈동자로 그를 흘겨보며 물었다.“언제 온 거야?”“한참 됐어. 네가 그 동영상에 너무 집중하는 바람에 발견하지 못한 거고.”임구택이 듣더니 조용히 휴대폰 화면을 끄고 옆에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인 후, 아무런 표정도 없는 얼굴로 손에 든 라이터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장시원도 그의 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40화

    레저룸에서 카드 놀이를 하고 있던 조백림은 연속 몇 판을 이겨 호탕하게 웃고 있었다.반대로 오진수 등은 연이어 우는 소리를 내며 불만을 토했다.그런데 이때 마침 웨이터가 술 가져다주러 들어왔고, 조백림이 웨이터를 향해 분부했다.“90년 산 강제로 두 병 가져다줘요, 내 이름으로 적고.”오진수 등은 그제야 싱글벙글 웃는 얼굴을 드러냈다.“역시 백림이 제일 통이 크다니까.”그렇게 몇 사람이 웃고 떠들며 카드 놀이를 다시 시작하는데, 한 웨이터가 술을 들고 와서는 허리를 반쯤 구부리고 부드럽게 웃으며 조백림을 향해 말했다.“고객님, 고객님이 분부하셨던 90년 산 강제입니다, 한번 확인해 보시죠.”이에 조백림이 고개를 돌려 예쁘게 웃고 있는 웨이터를 쳐다보았다.왠지 모르게 낯이 익었다.그리고 조백림의 시선에 이선이 부끄러운 척 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애교가 섞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백림 씨 저 기억 안 나세요? 저 이선이잖아요.”조백림은 그제서야 생각이 났다는 표정을 드러냈다.‘유정의 연적.’사실 이선은 물론이고, 조백림은 유정마저 여러 날 째 보지 못했다.“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조백림이 맑은 눈동자에 웃음을 머금은 채 이선을 향해 물었다. 그러자 이선이 일부러 고개를 갸웃거리며 깜찍한 말투로 대답했다.“저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밤 타임만.”“그래? 정말 열심히 사네.”조백림이 덤덤하게 칭찬했다.이에 이선은 순간 얼굴이 빨개져 부끄러워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여자는 의지할 사람이 자신밖에 없잖아요. 특히 저처럼 좋은 가문에서 태어나지 못한 여자는 더더욱 노력해야 하는 거고.”“맞는 말이지.”조백림이 계속해서 오진수 등과 카드 놀이를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백림 씨, 술을 지금 따라 드릴가요?”이선이 더욱 빨개진 얼굴로 조심스레 조백림의 의향을 물었고, 조백림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래, 지금 따. 내가 한잔 서비스로 줄게.”“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저희 손님의 술을 마실 수 없거든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41화

    “당연하지. 동료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고용주와의 관계도 잘 처리해야 하는 거잖아. 예를 들어 고용주와 말다툼이 일어났을 시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방법을 강구하여 화해해야 한다 거나? 안 그러면 고용주가 일부러 골탕 먹일 수도 있으니까.”임유민 말 속의 뜻을 눈치챈 소희가 바로 냉소를 드러냈다.“설마 나와 네 둘째 삼촌을 암시하는 건 아니겠지?”“뭐야, 너무 멍청한 건 아니잖아?”“싱겁긴. 내가 정말로 멍청했으면 네 선생님이 되었겠어?”“그래서 말 돌리지 말고, 둘째 삼촌이랑 계속 이렇게 서로 안 보고 지낼 거야?”“지금은 네 둘째 삼촌이 나한테 화를 내고 있는 거야.”“그럼 쌤이 뭘 잘못해서 둘째 삼촌을 화나게 했는지 반성해야지!”임유민의 질책에 소희가 정말로 자신의 잘못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러다 곧 분개한 표정으로 임유민을 노려보며 물었다.“그 사람이 네 둘째 삼촌이긴 하지만, 난 네 선생님이잖아. 너무 네 둘째 삼촌의 편만 드는 거 아니야?”“이번엔 쌤이 먼저 잘못했잖아! 난 공정하게 잘못이 없는 사람을 돕는 거야.”“내 잘못이라는 걸 네가 어떻게 알아? 게다가 내가 주동적으로 화해한다고 해도 네 둘째 삼촌이 날 거들떠보지도 않을 걸?”“쳇!”임유민이 죽어도 믿지 않는다는 표정을 드러냈다.“쌤이 한번 주동적으로 화해하자고 해 봐, 둘째 삼촌이 틀림없이 바로 쌤을 용서할 거야.”“시간 됐어, 그 사람 얘기는 그만하고 수업이나 하자.”임유민이 타이를수록 이상하게 더욱 갑갑해진 소희는 손을 흔들며 화제를 끝내려 했고, 이에 임유민이 냉소를 드러내며 소희를 쳐다보았다.“외면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거 아니야.”책을 펼치던 소희의 손은 임유민의 말에 잠깐 멈추었다. 하지만 소희는 결국 아무 말을 하지 않고 강의를 시작했다.그렇게 첫 수업은 무사히 끝났고, 쉬는 시간에 임유민이 가방에서 시험지 몇 장을 꺼냈다.“자.”“뭐야, 월말 평가 성적이 벌써 나왔어?”소희가 시험지를 한 번 훑어보고는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최신 챕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668화

    강아심은 그에게 대답하고 싶지 않아 시선을 돌리다가, 갑자기 무언가를 발견하고 눈이 살짝 빛났다. 아심은 가능한 시언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귓가에 아주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벽 구석에 깨진 도자기 조각이 보여. 우리가 어떻게든 가서 그걸 손에 넣어야 해.”깨진 도자기 조각은 절반이 먼지 속에 묻혀 있었고, 아마도 산에 올라온 사람들이 여기서 밥을 먹다 그릇을 깨뜨리고는 아무렇게나 바닥에 던져놓은 것 같았다.여자의 숨결이 부드럽게 시언의 귀를 간질이며 퍼졌다. 아심의 부드러운 입술이 열렸다 닫히며 그의 귀밑 민감한 피부를 살짝 스쳤다. 시언은 몸이 순간 굳어졌다가 늦게서야 대답했다.“소용없어.”“뭐?” 아심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이 줄엔 합금 섬유가 섞여 있어. 칼로도 자를 수 없으니 도자기 조각으로는 더더욱 불가능해.”시언이 낮게 말하자, 아심은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낮게 속삭였다.“정말 당신을 특별대우해 주긴 하네요!”이번엔 시언이 이해하지 못했다.“응?”“아니, 그런 거지! 일부러 합금 줄까지 써서 묶어놨잖아요. 다른 사람들은 분명 이런 대접 못 받을걸요!” 아심이 말하자, 시언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그녀가 자신을 칭찬하는 건지 비꼬는 건지 알 수 없었다.어느새 하늘은 서서히 어두워지고, 그들을 감시하던 사람들이 교대로 밖에 나갔다 돌아왔다. 마지막 교대 때는 가면을 쓴 남자가 부하들을 데리고 모두 오두막 안으로 들어왔다.텅 비었던 방은 순식간에 꽉 찼다. 용병들은 하나같이 덩치가 크고 험상궂은 인상에,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가 방 안 공기를 긴장감으로 가득 채웠다.시언과 아심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 몸을 일으켜 벽에 기대어 섰다. 시언은 벽에 몸을 대고 서서 손으로 아심의 등을 감싸며 가면 남자를 주시했다.가면을 쓴 남자는 남자는 방 한쪽의 나무 의자에 앉아 있었다. 다른 용병들은 방 안에 나무 장작을 모아 불을 피우기 시작했다.방금 비가 내린 터라 산속은 밤이 되면서 습기와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그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667화

    강아심은 용병에게 조하루네 집 주소를 알려주었다.용병은 냉랭하게 알겠다고 대답하며 기억해두었고, 하루가 망설이자 바로 그를 들어 어깨에 둘러메고 밖으로 걸어갔다. 이에 하루는 몸부림치며 울먹이며 외쳤다.“삼촌, 누나!”점점 그 목소리는 멀어져 갔다.아심은 목이 메었지만, 하루를 떠나보내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선택임을 잘 알고 있었다.오두막 바깥에서는 시언에게 맞아 쓰러진 자들이 동료의 부축을 받아 일어났다. 부상이 심한 자들은 땅에 누워 쉬고, 가벼운 부상자들은 안으로 들어와 명령을 기다렸다.가면을 쓴 남자는 밖에 나가 전화를 걸고, 돌아와 자기 부하들에게 지시했다.“저들을 잘 지켜보고 있어. 윗선의 지시를 기다려.”“예!” 몇몇 용병들이 대답했다.가면 남자는 다시 밖으로 나갔고, 다른 용병들도 따라 나갔다. 오두막 안에는 두 명의 용병만이 남아 시언과 아심을 감시하고 있었다.잠시 후, 시언은 갑자기 아심을 들어 올려 돌며 옆에 있던 대나무 침대에 넘어졌다. 손발이 묶여 있어 힘 조절이 어려웠고, 그가 아심 위에 넘어지며 아심은 깜짝 놀랐다. 시언은 바로 몸을 뒤집어 아심이 자신의 위에 있도록 했다.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감시 중이던 용병들은 깜짝 놀라 총을 겨누었지만, 두 사람이 단순히 침대에 누워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이자 천천히 총을 내렸다.아심은 약간 고개를 들어 아래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시언은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 지었다.“두 사람이 줄에 묶여서 뻣뻣하게 서 있는 게 더 이상하지 않나? 이렇게 누워 있는 게 그나마 나아.”아심은 미간을 찌푸렸다.“이 상황에서 웃음이 나와요?”그러자 시언은 태연하게 말했다.“이보다 더 위험한 상황도 겪어봤어. 걱정하지 마, 난 쉽게 죽지 않아. 내가 살아 있는 한 너도 절대 죽지 않을 거야.”아심은 그들을 감시하는 용병들을 한 번 흘깃 보고 나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 사람들은 우리를 어떻게 하려는 걸까?”“잘 모르겠어. 하지만 나를 바로 죽여 노도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666화

    시언은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노도를 위해 복수하러 온 건가?”가면을 쓴 남자가 하하!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변성기를 사용한 탓에 그 웃음소리는 거칠고 듣기 거북했다. 마치 산속에서 이빨을 드러낸 야수가 내는 소리 같았다.“진언이 설마 노도의 죽음을 그냥 넘어갈 거라 생각하진 않겠지?”남자가 손짓하자, 바로 누군가가 하루를 그 앞으로 끌고 왔다. 그러고는 손가락으로 하루의 목을 쓰다듬으며 냉소를 지었다.“이게 진언의 아들인가?”“아니!” 시언이 차갑게 응수했다.“보기엔 아닌 것 같지만, 진언은 무고한 아이가 본인 앞에서 죽는 걸 원하지 않겠지?”가면을 쓴 남자가 무심하게 말했다. 하루는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지고 온몸이 떨렸다. 하루는 고개를 돌려 시언을 바라보며 극도의 공포에 휩싸여 있었지만, 도움을 청하거나 가면 남자에게 살려 달라고 애원하지는 않았다.이때 아심이 차갑게 말했다.“그 아이는 마을에 사는 평범한 농가의 아이야. 내가 인질이 될 테니 그를 풀어주고 집으로 돌려보내.”가면을 쓴 남자가 시언을 보며 물었다.“진언의 생각은 어때?”시언은 들고 있던 총을 내던졌다.“우리 조직에는 조직만의 규칙이 있어. 여성이나 아이를 인질로 잡는 건 가장 비열한 용병들만 하는 짓이야.”“너희들이 원하는 건 나니까 나를 마음대로 처리해. 하지만 여자와 아이는 산 아래로 보내.”아심이 시언을 보며 고개를 가볍게 젓자, 시언은 그녀를 바라보며 낮고 깊은 눈빛을 보냈다.“내 말을 들어.”아심은 주먹을 꽉 쥐었지만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거칠게 웃음을 터뜨렸다.“그 아이는 풀어줄 수 있어. 하지만 이 여자는 안 돼. 이름은 넘버세븐. 진언의 곁에 있었던 사람이지? 내가 틀리지 않았군!”시언은 눈을 가늘게 뜨며 가면 남자를 노려봤다. 그의 시선은 차갑게 얼어붙었다.“그럼 아이부터 풀어줘!”“서두르지 마. 그 아이가 내 손 안에 없으면, 이 사람들로는 진언을 막아낼 수 없어. 내가 그 정도는 알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665화

    강아심이 몸을 드러내는 순간, 밖에 있던 사람들이 안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창문으로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밀려들었고, 두 개의 창문을 지키기에 역부족이었던 아심은 결국 한 사람과 몸싸움을 벌이게 되었다.아심은 자신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을 알았기에 가능한 한 빠르고 강력하게 상대의 약점을 노려 공격했다. 그러나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창문을 통해 밀려들었고, 하루가 숨던 곳에서 고개를 내밀자 한 고용병이 그를 향해 총을 겨누었다.“들어가!” 아심이 다급하게 소리치며 발로 근처에 있던 나무 의자를 걷어차 상대의 어깨를 가격해 총을 떨어뜨렸다.“탕!” 총이 땅에 떨어지는 순간 방아쇠가 당겨졌고, 총알이 벽을 뚫고 나갔다.아심은 두 명을 밀어내며 하루가 숨은 대나무 침상으로 다가가 그를 보호했다. 그 순간 또 다른 고용병이 방 안으로 뛰어들어 하루가 숨은 침상 밑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아심은 몸을 날려 고용병의 총을 걷어차며 떨어뜨렸고, 다시 그 총을 잡으려는 찰나 또 다른 고용병 두 명이 그녀를 공격해 왔다.아심은 한 남자의 팔을 비틀어 탈골 시키고, 몸을 회전시켜 다른 남자의 복부를 강하게 가격했다. 아심의 힘은 이 고용병들보다 약했지만 몸놀림이 민첩하고 공격이 매끄러워 누구도 쉽게 다가갈 수 없었다.그러나 그 순간, 대나무 침상 위로 한 남자가 뛰어올라 침상을 들어 올리며 하루를 붙잡아 칼을 그의 여린 목에 들이댔다.“움직이지 마라, 움직이면 이 아이를 죽일 거야!”이와 동시에 문이 거칠게 열리며 시언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시언이 지나온 길에는 이미 쓰러진 사람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시언의 등장에 방 안의 고용병들은 더욱 경계하며 총을 모두 그에게 겨누었다.가장 가까이 있던 고용병이 아심의 머리에 총을 겨누자 시언이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총으로 겨누지 마.”고용병은 시언의 서늘한 시선을 받자 손이 떨렸지만,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 시언은 천천히 아심 쪽으로 걸어갔다. 고용병의 눈빛은 두려움이 엿보였고, 본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664화

    조하루가 즉시 과일 주스를 시언에게 내밀며 말했다.“삼촌, 이거 드세요. 저를 그렇게 오랫동안 업어 주셨잖아요. 고마워요!”시언은 얇게 입가를 올리며 주스를 다시 돌려주었다.“난 누나와 장난친 거야.”“아...”시언은 최대한 표정을 부드럽게 하려고 했지만, 여전히 효과는 없었다. 조하루는 멍하게 대답하며 다시는 시언을 쳐다보지 못했다.아심은 입술을 꽉 다물며 웃음을 참았고, 차마 대놓고 웃을 수 없어서 고개를 돌려 빵을 베어 물었다.숲속에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창가에 앉아 방 안을 들여다보며 검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 쭈쭈 하고 소리를 내면서. 아직 인간에게 위협을 느껴본 적 없는 새는 사람을 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아심은 빵 부스러기를 조금 떼어 창가에 놓았다. 새는 신나게 부리로 쪼아먹었지만 다 먹기도 전에 갑자기 날아가 버렸다. 시언은 창 아래에 서 있는 아심을 보며 반쪽 남은 빵을 들어 올렸다.“천천히 먹어, 난 밖에 좀 보고 올게.”아심은 시언이 문을 나가는 걸 보고 하루에게 속삭였다.“볼일 보러 가야 해? 삼촌이랑 같이 가면 돼!”하루는 눈을 크게 뜨다가 이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뛰어갔다. 아심은 천천히 빵을 다 먹고 물병을 집어 들고 막 마시려던 순간, 밖에서 탕! 하고 커다란 총성이 들려왔다.아심의 얼굴이 굳어졌고, 재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찰나, 문이 갑자기 열렸다. 시언이 떨고 있는 하루를 방 안으로 밀어 넣고는, 곧바로 따라오던 한 남자를 발로 차서 밖으로 날려 보냈다.그는 고개를 돌려 매우 빠르게 말했다.“지켜, 절대 나오지 마. 창문도 다 잠가!”문이 열리는 그 순간, 아심은 이미 상황을 확인했다. 그들은 이미 포위당한 상태였다. 나무집 주위는 전부 위장복을 입고 얼굴을 가린 용병들로 가득했고, 적어도 스무 명이 넘었다.문이 닫히고 난 뒤, 바깥에서는 치열한 싸움 소리가 들려왔다.아심은 조하루를 안전한 곳에 숨기고 두 개의 창문을 빠르게 닫은 뒤, 창을 야생 동물로부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663화

    강시언이 앞서 걸었고, 중간에는 조하루, 뒤에는 강아심이 따라갔다.비에 젖어 미끄러운 산길을 걸으며, 아심은 나뭇가지를 하나 주워 조하루에게 지팡이 삼아 주었다. 세 사람은 고요하고 습한 산림 속을 조용히 지나갔다.겨우 한 시간 정도 걸었을 뿐인데, 하루는 이미 지쳐 헉헉거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아직 어린아이라 무리가 있는 듯했다.아심은 걸음을 멈추고 하루의 앞에 가서 쪼그려 앉았다.“자, 내가 업어줄게!”시언이 돌아서더니 자신이 메고 있던 가방을 아심에게 넘기며 말했다.“내가 업을게!”하루는 한 발 뒤로 물러서며, 겁먹은 듯 시언을 올려다보았다.“저, 저 아직 괜찮아요.”“아직 한참 남았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겠어? 올라와!” 이번에는 시언의 목소리가 조금 부드러워졌지만 여전히 냉정하고 단호해서 거부할 수 없었다.하루는 아심을 바라보았다. 아심의 격려하는 눈빛을 본 후에야 조심스럽게 다가가, 살며시 시언의 등에 올라탔다.시언이 일어서자 조하루의 모든 불안과 두려움이 마법처럼 사라졌다. 시언의 넓고 든든한 등에 안겨, 하루는 안전감을 느꼈다. 시언은 고개를 돌려 아심에게 환히 웃어 보였다.아심도 미소를 지으며 뒤따랐다. 열몇 개의 계단을 더 오르던 중, 하루는 손에 쥐고 있던 비타민 젤리를 시언의 입가에 내밀었다.“아저씨, 이거 드세요!”시언은 원래 거절하려 했으나, 아심이 늘 이 아이들이 자신을 무서워한다고 말했던 것이 생각나 한 손을 뻗어 젤리를 받아 입에 넣었다.하루의 검게 빛나는 눈이 환하게 반짝였고, 시언이 자기가 준 젤리를 먹자 무척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시언이 젤리를 씹으며 물었다.“더 있어?”하루는 허둥지둥 젤리 통을 꺼내 다시 시언에게 주려 했지만, 그가 말했다.“뒤에 있는 누나한테 두 알 줘.”하루는 그제야 깨닫고는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한 손에 다섯 여섯 개의 젤리를 쥐고 아심에게 내밀었다.“누나!”아심이 두 걸음 앞으로 다가와 하나를 집었다.“고마워!”하루는 여전히 손을 내밀고 있었지만, 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662화

    “네!” 하루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반짝이는 눈빛을 보였다. “정말 맛있어요, 우리 다들 엄청나게 좋아해요.”“하루에 두 알만 먹어야 해, 너무 많이 먹지 말고.” 아심은 자연스럽게 하루와 대화를 이어갔다.“알아요, 선생님이 우리한테 말씀해 주셨어요.” 하루의 미소는 순수하고 귀여웠다.시언은 그들이 뒤에서 나누는 대화를 들으며, 룸미러로 아심을 흘깃 보았다. 그의 입가에 미세한 웃음이 번졌다.아심을 데리고 오길 잘했다. 아니었으면 이 작은 아이와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몰랐을 테니까.어둡고 흐린 날씨에, 세차게 내리는 비로 인해 차창이 물안개로 덮여 바깥 풍경이 희미하게 변해 있었다. 차 안은 조용했지만, 아심과 하루의 대화와 빗소리, 그리고 쉼 없이 움직이는 와이퍼 소리만이 공간을 채웠다.차가 한 시간 정도 달린 후, 시언은 뒷좌석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고개를 돌려보았다. 아심은 이마를 차창에 대고 잠이 들어 있었다.하루는 창문에 성에 낀 자국을 손가락으로 그리다가, 시언이 뒤를 돌아보는 것을 보자 얼른 손을 내리고 긴장한 표정으로 몸을 똑바로 세웠다. 시언은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다른 손으로 자기 외투를 벗어 소년에게 건넸다.“이거 좀 도와줘. 누나에게 덮어줘.”아심은 얇은 회색 운동복을 입고 있었고, 그녀가 운성에 왔을 때 날씨가 더워서 두꺼운 옷은 가져오지 않았다. 하루는 외투를 받아 조심스럽게 아심의 몸에 덮어주었다.시언은 아심을 한 번 더 보자, 그녀는 꼼짝하지 않고 깊이 잠들어 있었다. 이에 시언은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돌렸다.차는 산길을 따라 다시 30분가량을 달렸고, 드디어 앞쪽에 무너진 도로가 보였다. 더는 차로 갈 수 없었다.“네 물건 잘 챙기고, 여기서 내려야 해.” 시언이 하루에게 말했다. “산을 돌아서 넘어가야 하거든.”“네!” 하루는 대답하며 자신의 가방을 메고, 안에 들어 있는 옷과 책을 잘 챙겼다.“삼촌, 누나를 깨울까요?” 하루가 묻자, 시언은 표정을 굳히며 뒤돌아보았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661화

    이 시간에 시언은 이미 아침을 먹었을 거라 생각한 아심은 따로 묻지 않고 혼자 아침을 먹었다.아침 식사를 마친 후, 아심은 평소처럼 전화를 걸어 꽤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고 나서야 전화를 끊었다.오늘은 아이들이 다시 수업을 시작하는 날이라 아심은 우산을 챙겨 밖으로 나가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러 갔다.도서관 입구에 들어서자, 그녀는 도도희와 시언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두 사람은 무언가 심각하게 상의하고 있었고, 그 대화를 어렴풋이 들을 수 있었다.“산길이 비에 무너져서 아직 완전히 복구되지 않았어. 차로는 갈 수 없을 것 같은데, 산길을 올라가야 해서 너무 위험해.”도도희가 걱정스럽게 말하자, 시언이 단호하게 대답했다.“비가 많이 오진 않으니까 시도해 볼 만해요.” 이때, 아심은 다가가며 물었다.“무슨 일이에요? 무슨 일 생겼나요?”시언은 아심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분명히 옷 따뜻하게 입으라고 한 것 같은데.”오늘 아심은 얇은 검은색 긴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시언의 지적에 그녀는 잠시 멈칫했다. 도도희 앞이라 반박하지 않고 웃으며 대답했다.“곧 가서 갈아입을게요.”도도희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는 아심에게 설명했다.“한 학생의 할아버지가 병이 너무 위중해서 의식이 흐려졌대.”“그런데 할아버지가 계속 손자를 찾고 계셔서 가족들이 전화로 아이를 데려와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겠냐고 물어봤어.”도도희는 시언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언은 아이를 데려다주겠다고 했는데, 비가 와서 산길이 위험할까 봐 걱정돼.”“위험할 게 뭐 있어요?” 시언이 단호하게 말했다.“그럼 그렇게 해요. 아이한테 준비하라고 전해주고, 곧 출발할게요.”시언은 그렇게 말하고는 곧장 밖으로 나갔고, 아심도 뒤따라가며 말했다.“나도 같이 갈게요.”시언은 뒤돌아보지 않고 대답했다.“안 돼.”“왜 안 돼요?” 아심은 빠르게 걸음을 옮기며 시언을 따라붙었다.“그 애들이 얼마나 당신을 무서워하는지 모르죠? 혼자 데려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660화

    차에 올라탄 지아윤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큰어머니, 이제야 제가 한 말 믿으시겠죠?”권수영은 약간 흥분한 표정으로, 눈빛이 반짝였다.“저 아가씨, 혹시 남자친구 없나?”“물론 없죠!”“그럼 기다릴 필요 없겠네. 빨리 승현이와 만나게 해야겠어.” 권수영은 이미 마음이 급해져 있었다.“제가 재아에게 말만 하면 분명히 승낙할 거예요.” 아윤은 눈을 굴리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할머니의 혼수품도 되찾고, 오빠에게 좋은 여자친구까지 소개해 드렸으니, 큰어머니께서 저를 어떻게 보상해 주실 건가요?”권수영은 속으로 이익을 따져 보며 생각했다. 만약 도씨 집안과 결혼까지 성사된다면, 그야말로 돈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이득이었다.“네가 승현이와 저 아가씨를 이어준다면, 내가 할머니의 혼수품을 되찾아도 그중 절반은 네 몫으로 줄게.”“정말 약속하신 거죠?” 아윤의 눈이 반짝였다.“그럼, 내가 직접 약속했는데 속이겠니?”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반드시 최선을 다할게요!”...집에 돌아온 아윤은 바로 재아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권수영과의 만남 이유를 은근히 흘리며 설명했다. 그리고는 지승현을 칭찬하며 그와 한번 만나볼 생각이 없냐고 물었다.재아는 그제야 모든 상황을 깨달았다. 속으로 기분이 상했다. 첫째는 자신이 누군가의 결혼 상대자로 몰래 계획된 것 같아서였고, 둘째는 현재 중간급인 지씨 집안과 연결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그래서 재아는 시큰둥한 태도로 말했다.“야, 그런 얘기를 진작해주지 그랬어? 미안하지만 난 지금 연애할 생각 없어. 아마 큰어머니께서 실망하실 거야.”아윤은 재아의 기분이 상한 것을 눈치채고 급히 사과했다.[미안해, 재아야. 정말로 큰어머니께서 그냥 너를 보고 싶어 하셔서 그런 거야. 괜한 부담은 갖지 마.]아윤이 이렇게 간곡히 사과하자, 재아는 약간 기분이 풀리며 말했다.“괜찮아. 나 화난 건 아니야. 그냥 난 당분간 일에 집중하고 싶어. 외할아버지도 내가 빨리 결혼하길 원치 않으셔.”아윤은 다시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