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26화

작가: 금추
지수현은 낮은 소리로 웃으며 품에서 벨벳 상자를 꺼내 소연에게 밀었다.

“어제 우리 엄마와 함께 쇼핑할 때 생각나서 하나 샀어요. 어머니가 여자 친구가 생겼냐고 묻더라고요.”

소연은 응석받이처럼 웃으며 상자를 열었다. 그 속에는 GK의 다이아몬드 팔찌가 들어 있었다.

하지만 소연은 이내 상자를 닫고 수현에게 돌려주었다.

“우리 엄마가 이미 사준 겁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세요.”

수현은 그윽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당신 말고 줄 사람 없는데요?”

소연의 얼굴에 부끄러움이 잠시 스쳤다.

수현은 마음이 동하여 또다시 상자를 그녀에게 밀었다.

“점원이 말하더라고요. 강성에서 딱 두개뿐인 팔찌랍니다. 하나는 별이고 하나는 달입니다. 이는 별과 달처럼 영원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당신이 하나 가지고 있다면 이는 하늘이 정해준 운명 아닐까요.”

소연은 수현의 말에 마음이 움직였다.

“진짜예요?”

“믿지 못하겠으면 직접 열어보세요!”

소연은 호기심에 찬 표정으로 팔찌를 들어 보았다. 사슬 단추 아래에 달린 것은 달이다. 확실히 그녀가 가지고 있는 것과 달랐다.

소연은 그제야 믿고 수현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별말씀을요, 팔찌를 받으셔서 제가 더 기쁩니다. 그러니 제가 감사해야죠!”

소연은 즐거워하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말만 번지르르하게 잘하시네요.”

수현은 소연의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보고 더욱 좋아졌다.

웨이터가 요리와 디저트를 들고 오자 수현은 스윗하게 소연에게 술을 따랐다. 그러고는 스테이크를 썰며 웃으며 물었다.

“혹시 제작진 팀에 소희라는 디자이너가 있지 않아요?”

그 말을 들은 소연은 손에 들고 있던 은색 나이프를 떨궜다. 포크가 접시에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소연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말했다.

“네, 왜요?”

“스튜디오 T의 대명씨가 며칠 전에 그쪽 제작진 팀에 스타 관리하러 갔는데, 이 디자이너에게 반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여기저기 소희에 대해 알아보나 봐요. 또 제 사촌 여동생이 극 중에서 여주인공이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27화

    수현은 말을 마치고 팔을 뻗어 소연의 어깨를 감쌌다. 그러고는 입맞춤했다.소연은 무의식적으로 반항하다가 앞으로 지수현을 이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눈을 감고 천천히 받아들였다.소희를 위해서 소현이 많은 것을 희생했다. 그러니 수현이가 소연을 실망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이틀 후, 이 감독은 술자리에 참석하라는 전화를 받았다.참석하는 사람들은 모두 드라마 투자자이니 꼭 오라고 했다.이 감독은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전에 합작했던 한 감독이 또 연락이 왔다.“이 감독, 스튜디오 T의 대 사장이 저녁에 함께 밥을 먹자고 초청했어. 듣자 하니 당신도 온다고 하더라고, 마침 이 감독에게 할 말이 있었는데 말이야.”이 감독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무슨 일이든 얼마든지 말해!”“영화를 준비하고 있어. 아마 하반기에 크랭크인 할 거야. 그래서 이 감독 제작진 팀 그 패션 디자이너에게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데리고 오면 안 돼? 저녁에 자세히 얘기해.”이 감독이 말했다.“아직 드라마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내 팀에 있는 사람을 탐해?”“네 드라마는 하반기면 다 찍잖아. 그러니 우리 인연을 생각해서 그 디자이너 한 번 데리고 와. 될지 안 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으니까!”이 감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소희에게 말할게. 아무 문제 없을 거야.”“그럼 그렇게 하자, 저녁에 봐!”이 감독은 전화를 끊고 소희에게 전화를 걸어오라고 했다.소희는 전화를 받고 한걸음에 왔다. “이 감독님, 찾으셨어요?”이 감독은 활짝 웃으며 소희에게 물 한 병 가져다주었다.“잠시 앉아 쉬세요.”“감사합니다!” 소희는 물을 받아 옆 소파에 앉았다.이 감독은 웃으며 말했다.“그게 오늘 투자자의 모임이 있어요. 마침 제 감독 친구가 하반기에 영화에 들어가는데 소희씨를 한 번 봤으면 한다네요. 그래서 소희씨를 소개도 해줄 겸, 괜찮으면 함께 갑시다.”소희는 의심의 여지 없이 시원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이 감독은 따뜻하게 말했다.“도착하면 두 분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28화

    소희는 생각이 났다. 임구택이 이 감독의 TV 판권을 샀다는 것을. 한 마디로 이 드라마의 투자자이다. 이런 장소에 있어도 조금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이다.다만 보름 동안 만나지 못했는데 갑자기 만나니 좀 의외였다.“소희씨, 이 분이 바로 제가 당신에게 말한 손 감독입니다.” 이 감독이 소희에게 소개했다.소희는 손 감독과 인사를 나누느라 바빴다.“일찍이 소희씨 명성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기회가 있으면 협력하기를 바라요!”손 감독은 마흔이 넘었다. 몸매는 마른 편이었다. 그는 허허 웃으며 소희를 보고 있다.소희는 엷게 웃으며 말했다.“좋아요!”“앉으세요, 모두 앉으세요, 소희씨를 둘러싸지 마시고요!”소희와 이 감독은 빈자리에 앉았다. 총 3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식탁이었다. 임구택은 상석에 앉아 소희와 마주 앉았다.소희는 한 바퀴 둘러보았는데 전반 전세방은 대략 20명 좌우였다. 이 감독과 손 감독을 제외하고 대부분 TV 투자 쪽 사람들이었다. 모두 양복과 가죽 신발을 신고 한껏 영민함을 뽐내었다. 물론 그들의 곁에는 그들의 아름다운 여자친구가 앉아 있다.상업 모임이다. 그런데 소희와 이 감독은 이곳에 어울리지 않았다.소희가 앉자 오른손에는 이 감독이 앉았다. 그는 손 감독이 왼쪽에 앉아 영화 이야기를 할 줄 알았는데 낯선 남자가 옆에 앉았다.손 감독은 그녀와 두 사람을 사이에 두고 자리에 앉았다.소희는 원래 손 감독이 거기 앉아 있는 줄 알고 개의치 않았다.옆에 있는 남자는 30대에 분홍색 셔츠를 입고 손목에는 수억원짜리 시계를 차고 있었다. 뚱뚱한 얼굴에 눈썹이 옅고 눈이 살짝 처졌다. 그런 그가 소희를 바라보며 웃으며 물었다.“소희씨는 무엇을 마시겠습니까?”소희는 그가 이렇게 말을 듣고 아는 사람인 줄 알았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본 적이 없었다.“주스면 됩니다. 제가 할게요!”소희는 주스 병을 가지러 손을 뻗었다.“제가 부어 드릴게요!”남자는 주스 병을 들고 소희에게 가득 부어줬다. 끈적끈적한 눈빛으로 소희의 얼굴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29화

    대명은 한참을 자랑해도 소희가 미동도 없자 조급해나 옆 사람 몇 명에게 은근히 눈짓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유씨 성을 가진 남자가 다가와 소희에게 술을 권했다.“소희씨가 평소에 제작진 팀에서 고생한다고 들었어요. 제작진 팀이 이토록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소희씨 덕분입니다. 그러는 의미에서 제가 한 잔 권하겠습니다.”이 감독은 소희에게 소개했다.“이분은 방원 미디어의 유 사장입니다!”소희는 투자자라는 것을 알고 어쩔 수 없이 일어나 술을 마셨다.그 후 서너 명이 더 왔다. 모두 투자자였다. 모두 소희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치 이 제작진 팀에 소희가 없었다면 일이 진행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다시 누군가가 소희에게 다가오자 대명이 갑자기 가로막고 말했다. 수호신처럼 말이다.“소희씨는 젋고 술을 잘 못 마시니 저한테 주세요!”옆에 있던 사람들은 분분히 분위기를 띄웠다.“대 사장님이 이렇게 흑기사를 자청하시다니?”“그러면 저희도 사양하지 않겠습니다!”“미인을 위해 오늘 대 사장님이 목숨을 걸었군요!”이 감독은 이 상황이 너무나도 어색했다. 소희를 데리고 온 것이 후회됐다.소희도 알아차렸다. 하지만 대명을 원망하지는 않았다. 이 술자리에서 다양한 인맥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임구택은?그는 대명의 의도를 알고 있을까?거대한 술상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있는 임구택이 전화를 받았다. 임구택이 전화를 끊기를 기다리던, 그 옆에 앉아 있던 남성이 갑자기 일어나 자신의 여자친구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나 잠깐 밖에 나가 전화 좀 하고 올게, 임 사장이랑 마시고 있어.”여자는 샴페인 색의 오프숄더, 짧은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그의 말에 놀란 듯했다.하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옮기려는 찰나, 임구택이 갑자기 말했다. “장 아가씨는 전 사장님의 파트너이신데 제가 어떻게 두 분 사이에 끼어들 수 있겠습니까.”구택은 소희 쪽을 바라보며, 기쁨도 분노도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 “소희, 여기 와!”순간 방안의 모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30화

    진 사장은 임구택이 그에게 묻는 것을 보고 얼굴이 밝아졌다. 그러고는 계속 협력상의 일을 이야기했다.다른 사람들은 눈빛은 미묘했다. 임구택을 쳐다보지도 못했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이전과 마찬가지로 한담을 나누며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분위기는 다시 회복됐다.소희는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조용하게 밥을 먹었다.임구택은 진사장과 한담을 나누다가 가끔 소희가 좋아하는 요리를 집어 그녀의 접시에 놓아주었다.또 소희가 국을 다 마신 것을 보고 그녀를 위해 국 한 그릇을 추가했다.30분 후, 배부른 소희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임구택은 여전히 온화한 표정이었다. 긴 눈동자는 그 어떤 흔들림도 없었다.“배불러?”“어.” 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돌아가, 아래에 명우가 기다리고 있을 거야, 걔가 널 데려다줄 거야!”소희는 자신이 더 이상 이곳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임구택은 아래를 보며 미적지근하게 대답했다.“응.”소희는 밖으로 나가면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않았다.임구택과 소희가 이야기한 후부터 방은 조용해졌다. 모든 사람이 소희가 떠나는 것을 조용히 지켜보았다.소희가 떠나자 임구택은 담배 한 대를 꺼냈다. 4~5명이 라이터를 가져다주었다. 임구택은 모두 마다하고 스스로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러고는 대명을 바라보았다.구택의 표정은 냉담하고 의미심장했다. 흉험하지는 않았지만 대명은 구택의 시선에 몸을 벌벌 떨었다.대명은 술을 들고 임구택을 향해 걸어갔다. 그의 앞에 서서 허리를 살짝 구부렸다. 대명의 뚱뚱한 얼굴에 식은땀이 흘렀다.“임 사장님, 소희가 사장님 사람인 걸 몰랐네요. 제가 이렇게 보는 눈이 없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임구택의 청백색의 담배 연기가 그의 아름다운 얼굴을 흐렸다. 이 때문에 대명은 구택의 표정을 똑똑히 볼 수 없었다.방 전체가 쥐 죽은 듯이 고요하다.그는 몸을 살짝 기울여 대명에게 다가갔다.“좀 가까이 오세요.”대명은 멍해져서 한 걸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31화

    손 감독은 당황했다.“그 소희라는 애, 도대체 누구야? 누군데,임 사장도 알아?!”“그녀가 임 사장을 알든 모르든, 네가 오늘 한 일은 너무했어. 소희는 내 제작진 팀의 디자이너야. 그런데 손 감독이 내 사람을 대명에게 팔려고 했지. 이런 짓을 하면서 내 생각은 해봤어?”이 감독이 진지하게 물었다.손 감독은 부끄러워하며 소리쳤다.“나도 어쩔 수 없었어.”이 감독은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대 사장이 네 새 영화에 투자했다는 것을 알고 있어. 우리가 비록 영화를 만들지만 최소한의 도리는 지켜야지. 우리 앞으로 연락하지 말자!”말을 마치자 이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가 버렸다.손 감독의 괴로운 얼굴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지금 소희는 명우의 차에 앉아 있다. 그녀는 사실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 머리가 맑았다.경원 주택단지에 거의 도착했을 때 명우가 입을 열었다.“사모님, 임 사장님이 최근에 약속이 많아서 자주 술을 마시고 새벽에 돌아오곤 합니다. 혹시 시간이 되시면 그를 설득해 주세요.” 소희의 맑은 눈동자에 어두운 빛이 비쳤다.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와 임 사장의 혼인이 어떻게 된 일인지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네요. 다시는 사모님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명우가 말했다. “사모님, 커피숍에서 저희가 맺은 계약을 기억하시나요? 저는 사모님의 정체를 비밀로 유지하고, 사모님은 임 사장을 해치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소희는 이마를 찌푸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저는 그를 해치지 않았어요!” 명우는 그녀를 한 번 바라보고 계속 말했다. “저는 사모님의 당당함이 좋습니다. 임 사장님에게도 당당하게 대하셨죠. 그러니 계속 그렇게 해주세요.”소희는 창문 밖을 바라보며 말이 없었다. 명우는 더 이상 강요하지 않고 아파트 아래층에 차를 세우고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사모님, 안녕히 계세요!”“데려다줘서 고마워요!” 소희는 고맙다며 차에서 내렸다.그녀는 몇 걸음 걷다가 무의식적으로 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32화

    이튿날, 소희가 외출할 때 보니 지니는 달리기를 하고 있다. 지니는 반가운 얼굴로 말했다.“좋은 아침!”“좋은 아침!” 소희는 정신이 없었다.“어젯밤에 잠을 못 잤어요?” 지니는 멈추고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너 때문이야, 좋은 꿈을 꾸라고 했는데 악몽을 꾸었어!”소희가 천천히 말하며 약간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을 꿈꿨어요?” 지니가 웃으며 물었다. 소희는 대답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사람이 꿈에 나왔으면 그건 좋은 꿈이지!” 지니가 웃으며 말했다. “커피 한잔 어때요? 그러면 기운이 날 거예요!”소희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너 만능이라며? 그러면 지금 커피 한잔으로 변해 줘!”“그럼 뒤돌아서 보세요!”지니가 말했다. 소희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지니를 쳐다보고는 정말로 돌아섰다. 로봇은 인간보다 머리가 좋을 뿐, 물건을 만들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만약 정말로 만들어 낸다면, 그건 로봇이 아니라 초능력자일 것이다! “됐어?” 소희가 잠시 기다린 후 물었다. “아름다운 소희씨, 맛있는 커피를 맛보세요!” 지니가 외쳤다. 소희가 돌아서자, 나무 문에 달린 스크린이 갑자기 아래로 내려가고, 커피 한잔이 나왔다. 자동 커피 머신처럼. 소희는 놀랐다. 다가가 커피를 꺼내자 스크린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녀는 뜨겁고 향기로운 커피를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어떻게 한 거야?” “로봇 패밀리는 만능이에요!” 지니가 큰 머리를 흔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소희는 정말 두손 두발 다 들었다. 손에 든 커피를 한번 보고는 말했다.“이거 정말 마실 수 있을까?”“네가 이 맛을 좋아하지 않는 한 마실 수 있죠!” 지니는 마치 아이를 유혹하여 사탕을 먹게 하는 것처럼 말했다.“한번 해보세요!”소희는 입을 오므리고 지니를 쳐다보며 천천히 말했다.“맛이 좋네요!”“이 커피를 마시고 나면 하루 종일 유쾌하고 좋은 기분이 들기를 바랄게요!” 지니가 헤벌쭉 웃으며 그의 큰 앞니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33화

    “천만에요, 믿음은 상호적인 거잖아요.”소희가 진심이 담긴 눈빛으로 이 감독을 향해 가볍게 한번 웃고는 몸을 돌려 떠났다.그리고 떠나는 소희의 뒷모습을 보며 이 감독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소희 씨가 이 업계를 떠나는 그날까지, 난 반드시 최선을 다해 소희 씨를 보호할 거야.’장씨 그룹.아침 일찍, 최결이 대표 사무실로 들어가 장시원에게 오늘의 일정을 보고했다.“오전 9시, 정대 인수 건에 관한 임원 회의가 있을 예정입니다.”“태위 대표님이 오늘 돌핀호텔에서 생일잔치를 주최할 거라고 반달 전에 대표님에게 청첩장을 보내왔는데, 제가 이미 선물을 보내 드렸습니다.”“그리고 점심, 셰엘호텔에서 연회가 열리는데, 혜성과 함력의 대표님도 도착할 예정입니다. 그 후엔…….”한참 후, 하루의 일정 보고가 드디어 끝났고, 최결이 잠깐 뜸을 들이다 다시 공손하게 말을 이어갔다.“대표님, 혜성과의 협력에 관해서는 줄곧 제가 책임졌으니, 점심에도 제가 대표님과 동행할까요?”고개를 숙인 채 서류를 보고 있던 장시원이 듣더니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점심 연회는 최 조수님이 책임지고 가주세요, 난 따로 볼 일이 있어서.”“네, 그렇게 하겠습니다.”여전히 웃으며 대답하고 있는 최결이었지만, 눈빛에는 약간의 실망이 담겨 있었다.오전은 생각보다 빨리 흘러갔고, 최결은 점심에 연회에 참석해야 해서 일찍 옷을 갈아입고 회사를 떠났다.그러다 곧 정오가 되니 장시원이 사무실에서 나와 일하고 있는 청아를 향해 말했다.“옷 입어, 장 보러 슈퍼 가게. 나 점심에 갈비 먹을 거야.”“점심에 다른 일정이 없으세요?”“없어.”장시원이 담담하게 한마디 내뱉고는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전혀 청아를 기다리려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이에 청아는 어쩔 수 없이 급히 컴퓨터를 끄고 부랴부랴 쫓아갔다.차 안에서,조용히 운전하고 있는 장시원의 표정은 이상하게 냉담했다. 그리고 그 얼굴을 몇 번이고 곁눈질을 한 청아가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다음에 드시고 싶은 게 있으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234화

    정소연 아버지의 목소리가 맞은편에서 들려왔다.[실은 소연의 외삼촌이 며칠 전에 병이 나서 화남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내가 듣기로는 화남병원에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자를 상대로 무료 병실을 제공해주는 정책이 있다던데, 그걸 신청할 수만 있으면 병실을 무료로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타 비용도 엄청 많이 줄여줄 수 있대요. 그래서 청아 씨의 남편이 어떻게 소연의 외삼촌을 위해 무료 병실을 신청해 줄 수 있을지 묻고 싶어서 연락한 거예요.]‘남편?’낯선 두 글자에 얼굴색이 순간 변한 청아는 급히 스피커를 끄려고 손을 뻗었다. 그런데 운전하고 있던 장시원이 갑자기 청아가 뻗은 손을 찰싹 때렸다. 그러고는 차갑게 청아를 한번 흘겨보았다.이에 청아가 따끔해진 손등을 어루만지며 입을 열었다.“만약 정책의 조건에 부합되는 거라면 직접 가서 신청하시면 되는 거 아닌가요?”[하하, 부합되지 않으니까 이렇게 청아 씨에게 도움을 청하는 거잖아요. 청아 씨의 남편이 화남병원의 부주임이니, 한번 잘 말해주면 무조건 될 거예요.]“죄송해요, 아저씨. 이건 제가 어떻게 도울 수가 없을 것 같네요.”[청아 씨, 이게 청아 씨 남편에게 있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잖아요? 제발 좀 도와줘요.]“정말 미안해요, 아저씨. 사실 하 선생님은 제 남편이 아니에요.”정소연 아버지의 태도가 너무 간절해 청아는 더 이상 그를 속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입술을 깨물고 사실대로 말했다.그리고 청아의 말에 정소연 아버지가 깜짝 놀라 목소리마저 높아졌다.[뭐라고요? 하지만 그날 강남의 집에서 분명 하 선생이 청아 씨의 남편이라고 우리한테 소개했었잖아요?]끽-정소연 아버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차가 갑자기 길옆에 멈추었고, 아무런 마음 준비도 없었던 청아는 그렇게 등받이에 부딪치고 말았다.어느새 슈퍼에 도착했던 것이다.하지만 장시원은 차에서 내릴 생각은 하지 않고 노여움과 한기가 용솟음치고 있는 눈빛으로 청아를 노려보았다.이에 청아는 얼굴색이 창백해져 난감한 표정

최신 챕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58화

    가끔 서인이 몇 마디 맞장구를 쳤지만, 대부분은 임유진이 혼자 말하는 시간이었다.“옆 부서에 새로 들어온 인턴이 있는데, 자꾸 우리 사무실에 와요. 꼭 진구 선배가 있을 때 찾아와서, 다들 걔가 짝사랑하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고요.”“그런데 문제는 진구 선배가 그 애를 네 번이나 봤는데도 아직 이름을 기억 못 한다는 거죠.”“이번 워크숍에 그 부서도 같이 가는데, 혹시 이번 기회에 좀 더 가까워질지도 모르죠!”“우리 동료 중 한 명이 집에서 페르시안 고양이를 키우는데, 벌써 한 살이 넘었대요. 내가 애옹이 사진 보여줬더니 완전 반하더라고요.”“나중에 둘이 고양이 맞선 한 번 보자더라고요. 물론, 이건 사장님 허락이 필요하죠!”...그렇게 신나게 이야기하던 유진은 갑자기 말을 멈추고 서인을 바라보았다. 이에 서인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래?”유진은 입술을 앙다물다가, 문득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우리 결혼하면, 매일 이렇게 같이 있는 거잖아요. 꽤 괜찮지 않아요?”서인은 눈썹을 찌푸리고는 무심한 듯 말했다.“도대체 네 머릿속에는 맨날 무슨 생각이 돌아가는 거야?”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게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사장님 생각이죠!”유진은 서인의 등 뒤에서 장난스럽게 소리쳤다. 서인의 어깨가 살짝 경직되었고, 발걸음이 반 박자 느려졌다. 그러나 서인은 끝내 뒤돌아보지 않고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안으로 사라졌다.유진은 애옹이를 어깨 위에 올려놓고 중얼거렸다.“너 말해 봐. 저 사람, 지금 부끄러워하는 거 맞지?”“냐옹.”애옹이는 맑은 크리스탈 같은 눈동자로 유진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울었다.잠시 후, 오현빈이 다가와 유진을 불렀다.“유진아, 수박 가져왔어. 먹고 가!”유진은 애옹이를 내려놓고, 마당을 정리한 후 안으로 들어갔다. 달콤한 수박을 먹으며 쉬던 중, 손님이 들어왔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었다.“어서 오세요.”그러나 바로, 유진의 표정이 굳어졌고, 눈앞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57화

    소희는 우청아의 손을 꼭 잡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고, 반짝이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이제 시작일 뿐이야. 앞으로 더 좋아질 거야!”금요일, 샤부샤부 가게아침에는 영업하지 않기 때문에, 오현빈과 직원들은 늦게 일어났다. 아침을 먹고 가게 청소하며 테이블을 정리하고, 식재료를 구매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그렇게 바쁘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오전 10시. 막 가게 문을 연 순간, 임유진이 커다란 상자를 안고 들어왔다.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상자 안에는 애옹이를 위한 사료, 간식, 모래 등이 잔뜩 들어 있을 게 분명했다.현빈이 의아한 듯 물었다.“오늘 평일인데, 너 출근 안 했어?”유진은 흰색 티셔츠를 입고 반묶음 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생기 넘치는 목소리로 대답했다.“회사 단체 워크숍이 있는데 안 갔어요.”이문이 다가와 상자 안을 들여다보며 너털웃음을 지었다.“워크숍 좋잖아. 맛있는 것도 먹고, 놀기도 하고.”유진은 고개를 저으며 시큰둥하게 말했다.“뭐가 좋아요? 차라리 집에서 푹 쉬는 게 낫죠.”현빈은 이문과 눈을 맞추며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주된 이유는 워크숍에 사장님이 없어서겠지?”“사장님이랑 무슨 상관이죠?”유진은 턱을 치켜들며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나 아주 자연스럽게 위층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사장님, 아직 안 일어났어요?”현빈과 이문을 비롯한 직원들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조금 전까지 서인이랑 상관없다고 하더니, 바로 그의 일정을 묻다니!유진은 얼굴이 붉어지더니, 상자 안에서 작은 공을 꺼내 현빈에게 던졌다.“뭘 웃어요?”“아직도 웃어요?”오현빈은 재빠르게 몸을 피하며 두 손을 들었다.“알겠어, 알겠어! 내가 잘못했어!”한바탕 장난을 친 후, 유진은 후원으로 가서 애옹이를 보러 갔다.한편, 서인은 아침 운동으로 샌드백을 몇 번 친 뒤, 아래층 주방에서 야옹이의 밥그릇을 챙겼다. 그리고 후원으로 가려고 문을 열었다.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작은 나무집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56화

    도설유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붉어졌다.“지금 나를 일부러 모욕하는 거예요?”심명의 얼굴에서는 이미 웃음기가 사라졌다고, 차갑고 무심한 눈빛으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내가 준 거울은 가져가고, 이제 꺼져요. 그 따위로 소희에게 덤비다니, 집에 거울이 부족했나 보군.”설유는 모욕감에 치를 떨었다.“그래서 이 모든 게 일부러였다는 거네요!”설유는 심명의 말을 곱씹으며 빠르게 머리를 굴리다가 갑자기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설마, 당신도 임구택을 좋아하는 거예요?”‘그래서 자신이 임구택에게 접근하는 걸 막으려고 일부러 약혼식장에서 데려왔던 거라면?’콜록! 상상을 초월하는 말에 심명은 담배 연기에 기침이 나왔다. 그러고는 차가운 시선으로 설유를 노려보았다.“다시 한번 말하는데, 당장 꺼져요.”‘도대체 어디서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한 거야?’설유는 계속 차에서 내리길 거부하며 버텼다. 그러자 심명은 그대로 차 문을 열어 설유를 밀어냈다.마침 밖에 있던 남자가 설유가 다치지 않게 잡아주려 했지만, 설유는 격분하며 그를 마구 밀쳤다.“건방지게 어디 감히 날 만져?”남자는 설유를 차갑게 쳐다보더니, 곧바로 손을 놓아버렸다.쿵! 그리고 설유는 땅바닥에 세게 내팽개쳐졌다. 그녀는 아파서 이를 악물었지만, 제대로 화를 낼 틈도 없이, 앞에서 스포츠카가 급가속하며 떠났다. 그리고 자동차 배기가스가 설유의 얼굴을 향해 뿜어졌다....연회장에서 소희와 우청아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소희는 심명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소희야, 너 때문에 내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말까지 들었어!]뒤에는 벽에 숨어 우는 이모티콘이 붙어 있었다. 소희는 메시지를 보는 순간, 모든 상황을 이해했다. 그러면서도 어이가 없었다.[그 여자가 나한테 위협이 되는 것도 아닌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어?]심명은 단호하게 답장을 보냈다.[안 돼, 네가 조금이라도 기분 나쁘면 안 돼.]소희는 키보드를 두드리며 물었다.[그래서, 무슨 짓을 했어?]심명은 여전히 장난스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55화

    소희는 임구택의 넓고 단단한 어깨에 몸을 기댔다. 소희의 섬세한 눈매에는 부드러움이 깃들었고, 손가락은 그의 어깨선을 따라 천천히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러나 그 순간, 구택의 손이 소희의 손을 단단히 붙잡아 가슴으로 끌어안았고, 따뜻하고 촉촉한 입맞춤이 소희의 입술 위에 내려앉았다....도설유는 화원으로 돌아와 자신이 아는 사람들에게 물었다.“아까 장시원 사장 옆에 있던 남자, 키 크고 잘생긴 사람 누구야?”설유의 질문에 몇 명이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짐작했다.“장시원 사장이랑 친한 사람이라면, 임구택, 조백림, 장명원 정도인데, 누구 말하는 거야?”설유는 직감적으로 대답했다.“임구택? 임씨 그룹의 사장?”“맞아, 임구택!”도설유의 눈빛이 더욱 깊어졌다.“그 사람, 결혼했어?”그 말을 듣자 상대방은 흥분한 듯 대답했다.“당연하지! 엄청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어. 그때 인터넷에서도 라이브로 방송됐었는데!”설유는 곧바로 호텔 복도에서 마주쳤던 여자를 떠올리고는 비웃듯이 말했다.“그 사람 와이프, 성격 엄청 안 좋아 보이던데? 그런 남자가 왜 그렇게 무서운 와이프를 골랐을까?”그때, 옆에서 부드럽고도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임구택에 대해 알고 싶으면 나한테 물어보지 그래요? 난 그의 모든 걸 알고 있는데요?”도설유가 뒤를 돌아보자, 순간적으로 눈이 커졌다. 베이지 캐주얼 슈트를 입고, 귓가에는 흑요석 귀걸이가 반짝이는 남자.그는 마치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미남이었고, 요염한 매력까지 풍기자, 설유의 눈빛이 흔들렸다.“당신 임구택 사장을 알아요?”그 남자는 능청스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당연하죠!”남자는 입꼬리를 날렵하게 올리며 장난스러운 눈빛을 보냈고, 도발적인 눈길은 상대를 본능적으로 끌어당겼다. 그러고는 주변을 한번 둘러보더니 설유에게 다가가 부드럽게 속삭였다.“조용한 곳에서 이야기나 나눌까요? 궁금한 거, 다 알려줄게요. 심지어 네가 임구택을 쫓아다니게 도와줄 수도 있어요.”설유는 살짝 당황한 듯 입술을 깨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54화

    도설유는 속으로 몰래 기뻐하며 한 발짝 더 앞으로 다가가려 했다. 그러나 그때, 방 안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날카롭게 울려 퍼졌다.“나가요.”그 목소리에 설유는 깜짝 놀라 손에 들고 있던 셔츠를 놓칠 뻔했다. 당황과 수치심이 뒤섞인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옷을 소파 위에 내려놓고 황급히 방을 나섰다.잠시 후, 임구택이 침실에서 나왔다. 그는 셔츠 단추 몇 개를 풀어놓아 탄탄한 근육이 드러나 있었고, 그 차가운 분위기와 섹시한 매력이 묘하게 어우러졌다.구택은 소파 앞에 서서 설유가 놓고 간 셔츠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가볍게 냄새를 맡아보더니, 얼굴을 찌푸리고 그대로 바닥에 던져버렸다.구택은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소희야, 어디야?”소희의 목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왔다.[정원에 있는데, 나 안 보였어?]소희는 전화를 받으며 두리번거리다가 중얼거렸다.[도대체 어디로 간 거야?]구택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자기 남편이 사라졌는데도 몰랐어? 누가 주워 가면 어쩌려고?”소희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응수했다.[누가 감히 내 남편을 건드려? 그런 사람이 있으면 내가 직접 가서 이를 몽땅 부숴 줄 거야!]그제야 구택은 흡족한 듯 미소를 지었다.“나 지금 2층에 있어. 셔츠가 더러워졌어. 와서 갈아입혀 줘.”소희는 잠시 멈칫하더니, 짧게 대답했다.[알겠어, 갈게.]구택은 더욱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빨리 와.”...설유는 기분이 상한 채 객실을 나섰다. ‘이렇게 무시를 당하다니! 대체 뭐 하는 사람이길래 저렇게 거만한 거야?’설유는 화를 삭이며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 그러다 문 앞에서 한 여자가 서비스 직원에게 방 번호를 묻고 있는 것을 보았다.설유는 재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그녀가 지나갈 때, 일부러 자연스럽게 말했다.“방금 나랑 만나고도 곧바로 다른 여자를 부르다니! 믿기지 않으면 직접 가서 확인해 봐요.”“지금쯤이면 그 사람 셔츠에 와인 자국이 남아 있을 거예요. 우리랑 술 마시다가 튄 거거든요. 그런 바람둥이 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53화

    우청아는 멀리서 고태형이 한 여자와 함께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의아했다.“난 선배랑 같이 올 줄 알았어요.”하성연 역시 그를 바라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태형이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해. 널 얻지 못해도 나를 택하지는 않겠다는 거야.”청아는 잠시 말이 없었다.“어쩌면 태형 선배도 언젠가 선배의 가치를 깨닫게 될지도 몰라요.”하지만 성연은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그 웃음 속에는 깊은 애정이 담겨 있었지만, 동시에 담담한 체념도 깃들어 있었다.“그냥 운명에 맡기기로 했어.”마지막으로 성연은 진심 어린 눈빛으로 말했다.“청아야, 행복하길 바랄게. 넌 그럴 자격이 있어.”청아도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고마워요. 선배도 꼭 자기 행복을 찾길 바라요.”성연은 가볍게 청아를 끌어안았다....요요는 풍선 한 움큼을 손에 쥔 채 구택의 앞에 달려갔다.“구택 삼촌, 나 설희 보고 싶어요. 언제 다시 삼촌 집에 놀러 갈 수 있어요?”구택은 드물게 부드러운 눈빛을 띠며 두 손을 포갠 채 허리를 숙였다.“넌 심명을 삼촌이라고 부르잖아. 그럼 난 뭐라고 불러야 하지?”요요는 반짝이는 눈을 굴리더니 곧바로 대답했다.“구택 아빠!”구택은 즉시 웃음을 터뜨렸다.“아주 착하네!”구택은 핸드폰을 꺼내 명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청원에 가서 설희를 데려와.”이에 명우는 즉시 응답했다. 그리고 요요는 손뼉을 치며 폴짝폴짝 뛰었다.“고마워요, 구택 아빠!”구택의 긴 눈매가 웃음으로 가득 찼다.“고맙긴, 당연한 걸.”얼마 지나지 않아 설희가 도착했다.처음에는 바깥으로 나와 신난 표정을 짓던 설희였지만, 차에서 내리자마자 요요가 자신에게 달려오는 것을 보고, 활짝 열렸던 입이 순식간에 당황으로 굳어졌다.설희는 본능적으로 차로 도망치려 했지만, 요요가 재빠르게 꼬리를 잡았다. 설희는 앞발로 차문을 붙잡은 채,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명우조차 웃음을 참지 못했다....한편, 구택과 시원은 몇몇 지인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52화

    “그냥 나랑 같이 있는 게 좋겠다. 우리 남편은 그렇게 속 좁은 사람은 아니거든.”성연희가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휴대전화가 울렸고, 그녀는 전화를 받으며 순간적으로 목소리가 달콤해졌다.“자기야!”반대편에서 명성이 낮게 말했다.[속이 좀 불편해.]연희는 바로 걱정스럽게 물었다.“왜 그래?”명성은 찡그리며 말했다.[아침에 밥 먹고 질투 먹어서 그런가 봐.]연희는 순간적으로 명성이 자신을 빼놓고 뭘 먹었다고 생각하다가, 바로 깨달았다. 그러고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속이 불편한 게 아니라, 질투로 배가 부른 거겠지!”연희는 그대로 전화를 끊었고, 심명은 옆에서 팔짱을 낀 채 흥미롭게 지켜보며 말했다.“그렇게 대놓고 당하고도 창피하지도 않아?”연희는 조금도 개의치 않는 듯 한숨을 쉬었다.“임구택한테 배운 게 많네.”심명은 그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난 아까 아버지를 봤어. 아직 내가 돌아온 거 모르시니까, 잠깐 가서 인사 좀 드리고 올게. 끝나면 너희랑 소희 찾을게.”연희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우리 기다릴게.”심명은 가볍게 손을 들어 올린 후, 멋지게 걸어 나갔다.오전 10시, 약혼식장.청아가 시원의 팔을 살짝 끼고 등장했다. 그녀는 연한 금빛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드레스의 치맛자락에는 금실 자수가 새겨져 있어, 조명이 비칠 때마다 실크 위에서 흐르는 듯한 광택을 냈다.이 드레스는 소희가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청아의 깨끗하고 온화한 분위기와 완벽하게 어우러졌다.머리에는 작은 데이지를 테마로 한 화관을 썼으며, 그 화관에는 여러 가지 보석이 장식되어 있어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자아냈다.청아의 눈은 맑고 부드러웠으며, 오뚝한 콧날과 둥근 볼이 어우러져 사랑스러운 인상을 주었다. 청아가 웃을 때면 눈빛이 반짝이며, 희미하게 보이는 보조개가 더욱 매력적으로 빛났다.그리고 청아 옆에 선 시원은 그 누구보다도 눈에 띄는 존재였다. 그런데도, 청아는 그 곁에서도 결코 빛이 바래지 않았다.장씨 집안 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51화

    우청아는 미안한 듯 미소를 지었다.“오랫동안 연락을 안 해서 괜히 방해될까 봐 조심했어.”이제니는 단호하게 말했다.“무슨 방해? 그런 거 신경 쓰지 마!”그러고는 그녀에게 다가가 와락 안아주었다.“앞으로 우리한테 숨어 다니지 마!”청아는 그저 웃었다. 서현진이 제니가 함께 와준 것이 정말 기뻤다.그때, 청아는 깨달았다. 어떤 인연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약혼식장 안은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찼지만, 아직까지 청아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기에 하객들은 자연스레 궁금해했다.‘도대체 장씨 집안 며느리가 될 여자가 누구길래?’그중 몇몇 사모님들은 한자리에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들리는 말로는, 장시원 사장이 저 여자한테 몇 년을 공들였대요. 나중에 여자가 시카고대학교에 합격하자, M국까지 따라갔대요.”“나도 들었어요! 두 사람, 시카고에서 이미 결혼까지 했다고 하던데요? 심지어 딸까지 있다던데요?”“그러니 여자가 돌아오자마자, 장씨 집안에서 서둘러 약혼식을 올린 거겠죠.”“예전엔 장시원 사장이 바람둥이라는 소문도 있었는데, 이렇게 보니 의외로 한결같네요!”“그러니까요! 이렇게 헌신적인 사랑이라니, 정말 부럽네요!”...마침 연회장을 지나가던 성연희와 심명은 이 대화를 듣고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심명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이 소문, 너무 황당하지 않냐?”연희는 넌 아직도 몰라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런 소문은 당연히 장씨 집안에서 퍼뜨린 거야. 그래야 청아랑 요요를 둘러싼 이상한 뒷말이 안 나오니까.”심명은 눈썹을 살짝 올리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그럼 장씨 집안에서 청아를 꽤 신경 쓰고 있다는 거네?”연희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아니었으면 청아가 그 고고한 성격에 쉽게 결혼을 결정했겠어?”“청아는 공부도 잘하고 능력도 있고, 자존심도 강한 사람이야. 절대 대충 타협할 사람이 아니지!”연희는 자랑스럽게 말했다.한편, 시원과 청아의 사랑 이야기를 궁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50화

    7월 16일, 우청아와 장시원의 약혼식이 예정대로 거행되었다.장씨 집안이 운영하는 호텔, 금빛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연회장, 맞춤 제작된 3미터 높이의 레고 성, 그리고 데이지로 가득 채워진 정원. 맑은 하늘에 선선한 바람까지 불어, 그야말로 완벽한 날씨였다.이른 아침부터 호텔 앞뜰에는 고급 승용차들이 줄지어 섰고, 정장을 갖춰 입은 남녀들이 서로 축하 인사를 나누며 안으로 들어갔다. 약혼식장은 생동감 넘치는 축제 분위기로 가득 찼다.그때, 청아의 대학 동기인 고윤정과 몇몇 친구들이 호텔에 도착했다. 다들 연회장의 규모와 화려한 장식에 그야말로 넋을 잃었다. 윤정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호텔 직원에게 물었다.“여기가 정말 우청아 씨 약혼식장 맞나요? 혹시 다른 사람도 오늘 약혼하는 거 아니에요?”이 호텔은 규모가 크고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하루에도 여러 건의 결혼식과 약혼식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 청아가 이런 엄청난 재력을 가진 집안과 약혼했다는 사실을.호텔 직원은 공손하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오늘 이곳에서 진행되는 약혼식은 단 하나, 바로 우청아 씨와 저희 사장님의 약혼식뿐이에요. 혹시 우청아 씨의 친구분인가요?”윤정과 친구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깜짝 놀란 표정을 짓고는, 그제야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네, 저희는 청아의 대학 동기예요.”직원의 태도는 더욱 정중해졌다.“그렇다면 초대장을 보여주시겠어요? 확인 후 입장 도와드릴게요.”하지만 윤정은 순간 당황했다.“그게 초대장이 없어요. 그냥 청아가 약혼한다고 해서 오랜만에 얼굴도 볼 겸 들렀어요.”직원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 예의 바르게 말했다.“죄송해요. 사장님께서 특별히 지시하신 사항이라 초대장이 없는 분은 입장이 불가능해요. 양해 부탁드려요.”이때, 옆에 있던 다른 친구가 말했다.“그럼 청아한테 전화해서 우리 데리러 오라고 하면 되잖아요?”하지만 직원의 태도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죄송해요. 오늘은 우청아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