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는 놀라서 의심스럽게 그것을 바라보았다.“어떻게 알았어?”“저의 눈으로 님의 건강을 스캔할 수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체질은 볼 수 있어요.”지니는 자신의 큰 귀를 쳤다.소희는 다시 한번 감탄했다.“정말 대단해!”“밥 먹으러 가세요, 안녕. 나도 제가 좋아하는 사람을 보러 갈게요.”지니는 작별 인사를 하고 휙 하고 사라졌다. 이윽고 스크린은 어두워졌다.그리고 은색 금속 케이스가 자동으로 닫혔다.소희는 로봇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크게 놀랐다.‘로봇도 감정이 있다고?’소희는 이 스마트 시스템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력하다고 느꼈다.청아의 전화가 다시 걸려 왔다. 그녀는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청아에게 곧 도착할 것이라고 알렸다.다음날.소희가 아침에 외출하려는 데 맞은편 스크린이 밝아지며 지니가 튀어나왔다.“소희님, 좋은 아침이에요!”“좋은 아침!”어젯밤 소희는 집으로 돌아온 후 또 지니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미 지니를 스크린이나 로봇으로 생각하지 않고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지니는 뚱뚱한 손을 입에 대고 하품을 하며 풀밭을 달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소희가 물었다.“달리기, 공주가 어제 저한테 뚱뚱한 남자는 별로라고 했어요. 그러니 살을 빼야겠어요!”소희는 지니의 동글동글한 몸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어젯밤 이야기를 나눌 때 지니가 좋아하는 사람이 공주라는 것, 또 그 공주는 자기소개도 했다. 덕분에 지니는 공주의 이름을 알 수 있었다.“맞아요!” 지니는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말했다.“15분 후에 강성에 비가 올 것입니다. 우산을 가지고 가는 게 좋겠어요!”“그래?”소희는 핸드폰을 켜고 날씨를 살펴보았다. 과연 15분 후에 비가 올 것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지니는 화가 나서 말했다.“나를 믿지 않는 거예요!”“아니, 습관일 뿐이야, 우산 가지고 갈게!”소희는 집에 들어가 우산을 들고나왔다. 나올 때 지니는 줄넘기를 하고 있었다. 뚱뚱한 몸이 한번 뛸 때마다 화면 전체가 진
소희는 부탁받고 마연을 찾아갔다.마연은 휴게실에서 과일을 먹고 있었는데, 소희가 들어오는 것을 보자마자 콧방귀를 뀌었다.“이 감독님이 불렀죠.”“당신은 배우이고, 감독과 협조하는 것은 당신의 의무입니다. 게다가 혼자만 맞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비를 맞습니다.”소희가 밖을 보았다.“비가 이제 거의 그치는 것 같으니 빨리 가보세요!”“저는 비 오는 날이 싫어요. 젖으면 몸에 달라붙으니 찝찝해 죽겠어요!”마연은 입을 삐죽 내밀며 원망했다.소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담담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알았어요, 가면 되잖아요!”마연은 일어나서 매니저에게 말했다.“옷을 많이 준비해 줘. 촬영이 끝나면 옷을 갈아입어야 하니까.”“안심하세요!” 매니저가 웃었다.마연은 밖으로 나가면서 소희를 보며 웃었다.“화내지 마세요, 지금 갈 테니까!”“감독님과 잘 협조해서 한 번에 오케이 사인받으세요. 그러면 당신도 그렇게 힘들지 않을 거고 감독님도 더 꾸짖지는 않을 겁니다.”소희가 말했다.“네!” 마연은 매니저를 따라 촬영장으로 갔다.이때 소연은 옆 분장실에서 구은서와 한담을 나누고 있었다. 두 사람은 패션, 설계, 명품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수다를 떨고 있었다.또 소연은 구은서의 아우라가 좋아 평범한 제작진 팀의 옷을 입어도 명품을 입은 것 같다며 칭찬했다. 그도 그럴 것이 구은서의 담담한 웃음은 온화하고 고상해 보였다. 그녀의 얼굴은 그 어떤 단점도 없는 완벽히 아름다운 얼굴이다. 소연은 마연의 직설적인 성격을 좋아하지 않는다. 늘 자신을 난처하게 만드니까. 하지만 구은서와 며칠 대화를 나누면서 직설적인 사람도 좋은 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적어도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그러나 구은서, 종래로 온화하고 단아한 태도다. 수다를 같이 떨 수 있지만 그녀에게서 무언가 얻으려고 한다면 인차 화제를 돌린다.정말 빈틈이 없다!이렇게 두 사람이 한창 이야기를 나누는데 소연의 전화가 울렸다. 그녀가 일어서며 말했다.
지수현은 낮은 소리로 웃으며 품에서 벨벳 상자를 꺼내 소연에게 밀었다.“어제 우리 엄마와 함께 쇼핑할 때 생각나서 하나 샀어요. 어머니가 여자 친구가 생겼냐고 묻더라고요.”소연은 응석받이처럼 웃으며 상자를 열었다. 그 속에는 GK의 다이아몬드 팔찌가 들어 있었다.하지만 소연은 이내 상자를 닫고 수현에게 돌려주었다.“우리 엄마가 이미 사준 겁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세요.”수현은 그윽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당신 말고 줄 사람 없는데요?”소연의 얼굴에 부끄러움이 잠시 스쳤다.수현은 마음이 동하여 또다시 상자를 그녀에게 밀었다.“점원이 말하더라고요. 강성에서 딱 두개뿐인 팔찌랍니다. 하나는 별이고 하나는 달입니다. 이는 별과 달처럼 영원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당신이 하나 가지고 있다면 이는 하늘이 정해준 운명 아닐까요.”소연은 수현의 말에 마음이 움직였다.“진짜예요?”“믿지 못하겠으면 직접 열어보세요!”소연은 호기심에 찬 표정으로 팔찌를 들어 보았다. 사슬 단추 아래에 달린 것은 달이다. 확실히 그녀가 가지고 있는 것과 달랐다.소연은 그제야 믿고 수현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고마워요!”“별말씀을요, 팔찌를 받으셔서 제가 더 기쁩니다. 그러니 제가 감사해야죠!”소연은 즐거워하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말만 번지르르하게 잘하시네요.”수현은 소연의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보고 더욱 좋아졌다.웨이터가 요리와 디저트를 들고 오자 수현은 스윗하게 소연에게 술을 따랐다. 그러고는 스테이크를 썰며 웃으며 물었다.“혹시 제작진 팀에 소희라는 디자이너가 있지 않아요?”그 말을 들은 소연은 손에 들고 있던 은색 나이프를 떨궜다. 포크가 접시에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소연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말했다.“네, 왜요?”“스튜디오 T의 대명씨가 며칠 전에 그쪽 제작진 팀에 스타 관리하러 갔는데, 이 디자이너에게 반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여기저기 소희에 대해 알아보나 봐요. 또 제 사촌 여동생이 극 중에서 여주인공이
수현은 말을 마치고 팔을 뻗어 소연의 어깨를 감쌌다. 그러고는 입맞춤했다.소연은 무의식적으로 반항하다가 앞으로 지수현을 이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눈을 감고 천천히 받아들였다.소희를 위해서 소현이 많은 것을 희생했다. 그러니 수현이가 소연을 실망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이틀 후, 이 감독은 술자리에 참석하라는 전화를 받았다.참석하는 사람들은 모두 드라마 투자자이니 꼭 오라고 했다.이 감독은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전에 합작했던 한 감독이 또 연락이 왔다.“이 감독, 스튜디오 T의 대 사장이 저녁에 함께 밥을 먹자고 초청했어. 듣자 하니 당신도 온다고 하더라고, 마침 이 감독에게 할 말이 있었는데 말이야.”이 감독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무슨 일이든 얼마든지 말해!”“영화를 준비하고 있어. 아마 하반기에 크랭크인 할 거야. 그래서 이 감독 제작진 팀 그 패션 디자이너에게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데리고 오면 안 돼? 저녁에 자세히 얘기해.”이 감독이 말했다.“아직 드라마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내 팀에 있는 사람을 탐해?”“네 드라마는 하반기면 다 찍잖아. 그러니 우리 인연을 생각해서 그 디자이너 한 번 데리고 와. 될지 안 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으니까!”이 감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소희에게 말할게. 아무 문제 없을 거야.”“그럼 그렇게 하자, 저녁에 봐!”이 감독은 전화를 끊고 소희에게 전화를 걸어오라고 했다.소희는 전화를 받고 한걸음에 왔다. “이 감독님, 찾으셨어요?”이 감독은 활짝 웃으며 소희에게 물 한 병 가져다주었다.“잠시 앉아 쉬세요.”“감사합니다!” 소희는 물을 받아 옆 소파에 앉았다.이 감독은 웃으며 말했다.“그게 오늘 투자자의 모임이 있어요. 마침 제 감독 친구가 하반기에 영화에 들어가는데 소희씨를 한 번 봤으면 한다네요. 그래서 소희씨를 소개도 해줄 겸, 괜찮으면 함께 갑시다.”소희는 의심의 여지 없이 시원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이 감독은 따뜻하게 말했다.“도착하면 두 분이
소희는 생각이 났다. 임구택이 이 감독의 TV 판권을 샀다는 것을. 한 마디로 이 드라마의 투자자이다. 이런 장소에 있어도 조금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이다.다만 보름 동안 만나지 못했는데 갑자기 만나니 좀 의외였다.“소희씨, 이 분이 바로 제가 당신에게 말한 손 감독입니다.” 이 감독이 소희에게 소개했다.소희는 손 감독과 인사를 나누느라 바빴다.“일찍이 소희씨 명성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기회가 있으면 협력하기를 바라요!”손 감독은 마흔이 넘었다. 몸매는 마른 편이었다. 그는 허허 웃으며 소희를 보고 있다.소희는 엷게 웃으며 말했다.“좋아요!”“앉으세요, 모두 앉으세요, 소희씨를 둘러싸지 마시고요!”소희와 이 감독은 빈자리에 앉았다. 총 3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식탁이었다. 임구택은 상석에 앉아 소희와 마주 앉았다.소희는 한 바퀴 둘러보았는데 전반 전세방은 대략 20명 좌우였다. 이 감독과 손 감독을 제외하고 대부분 TV 투자 쪽 사람들이었다. 모두 양복과 가죽 신발을 신고 한껏 영민함을 뽐내었다. 물론 그들의 곁에는 그들의 아름다운 여자친구가 앉아 있다.상업 모임이다. 그런데 소희와 이 감독은 이곳에 어울리지 않았다.소희가 앉자 오른손에는 이 감독이 앉았다. 그는 손 감독이 왼쪽에 앉아 영화 이야기를 할 줄 알았는데 낯선 남자가 옆에 앉았다.손 감독은 그녀와 두 사람을 사이에 두고 자리에 앉았다.소희는 원래 손 감독이 거기 앉아 있는 줄 알고 개의치 않았다.옆에 있는 남자는 30대에 분홍색 셔츠를 입고 손목에는 수억원짜리 시계를 차고 있었다. 뚱뚱한 얼굴에 눈썹이 옅고 눈이 살짝 처졌다. 그런 그가 소희를 바라보며 웃으며 물었다.“소희씨는 무엇을 마시겠습니까?”소희는 그가 이렇게 말을 듣고 아는 사람인 줄 알았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본 적이 없었다.“주스면 됩니다. 제가 할게요!”소희는 주스 병을 가지러 손을 뻗었다.“제가 부어 드릴게요!”남자는 주스 병을 들고 소희에게 가득 부어줬다. 끈적끈적한 눈빛으로 소희의 얼굴을
대명은 한참을 자랑해도 소희가 미동도 없자 조급해나 옆 사람 몇 명에게 은근히 눈짓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유씨 성을 가진 남자가 다가와 소희에게 술을 권했다.“소희씨가 평소에 제작진 팀에서 고생한다고 들었어요. 제작진 팀이 이토록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소희씨 덕분입니다. 그러는 의미에서 제가 한 잔 권하겠습니다.”이 감독은 소희에게 소개했다.“이분은 방원 미디어의 유 사장입니다!”소희는 투자자라는 것을 알고 어쩔 수 없이 일어나 술을 마셨다.그 후 서너 명이 더 왔다. 모두 투자자였다. 모두 소희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치 이 제작진 팀에 소희가 없었다면 일이 진행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다시 누군가가 소희에게 다가오자 대명이 갑자기 가로막고 말했다. 수호신처럼 말이다.“소희씨는 젋고 술을 잘 못 마시니 저한테 주세요!”옆에 있던 사람들은 분분히 분위기를 띄웠다.“대 사장님이 이렇게 흑기사를 자청하시다니?”“그러면 저희도 사양하지 않겠습니다!”“미인을 위해 오늘 대 사장님이 목숨을 걸었군요!”이 감독은 이 상황이 너무나도 어색했다. 소희를 데리고 온 것이 후회됐다.소희도 알아차렸다. 하지만 대명을 원망하지는 않았다. 이 술자리에서 다양한 인맥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임구택은?그는 대명의 의도를 알고 있을까?거대한 술상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있는 임구택이 전화를 받았다. 임구택이 전화를 끊기를 기다리던, 그 옆에 앉아 있던 남성이 갑자기 일어나 자신의 여자친구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나 잠깐 밖에 나가 전화 좀 하고 올게, 임 사장이랑 마시고 있어.”여자는 샴페인 색의 오프숄더, 짧은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그의 말에 놀란 듯했다.하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옮기려는 찰나, 임구택이 갑자기 말했다. “장 아가씨는 전 사장님의 파트너이신데 제가 어떻게 두 분 사이에 끼어들 수 있겠습니까.”구택은 소희 쪽을 바라보며, 기쁨도 분노도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 “소희, 여기 와!”순간 방안의 모든
진 사장은 임구택이 그에게 묻는 것을 보고 얼굴이 밝아졌다. 그러고는 계속 협력상의 일을 이야기했다.다른 사람들은 눈빛은 미묘했다. 임구택을 쳐다보지도 못했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이전과 마찬가지로 한담을 나누며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분위기는 다시 회복됐다.소희는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조용하게 밥을 먹었다.임구택은 진사장과 한담을 나누다가 가끔 소희가 좋아하는 요리를 집어 그녀의 접시에 놓아주었다.또 소희가 국을 다 마신 것을 보고 그녀를 위해 국 한 그릇을 추가했다.30분 후, 배부른 소희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임구택은 여전히 온화한 표정이었다. 긴 눈동자는 그 어떤 흔들림도 없었다.“배불러?”“어.” 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돌아가, 아래에 명우가 기다리고 있을 거야, 걔가 널 데려다줄 거야!”소희는 자신이 더 이상 이곳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임구택은 아래를 보며 미적지근하게 대답했다.“응.”소희는 밖으로 나가면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않았다.임구택과 소희가 이야기한 후부터 방은 조용해졌다. 모든 사람이 소희가 떠나는 것을 조용히 지켜보았다.소희가 떠나자 임구택은 담배 한 대를 꺼냈다. 4~5명이 라이터를 가져다주었다. 임구택은 모두 마다하고 스스로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러고는 대명을 바라보았다.구택의 표정은 냉담하고 의미심장했다. 흉험하지는 않았지만 대명은 구택의 시선에 몸을 벌벌 떨었다.대명은 술을 들고 임구택을 향해 걸어갔다. 그의 앞에 서서 허리를 살짝 구부렸다. 대명의 뚱뚱한 얼굴에 식은땀이 흘렀다.“임 사장님, 소희가 사장님 사람인 걸 몰랐네요. 제가 이렇게 보는 눈이 없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임구택의 청백색의 담배 연기가 그의 아름다운 얼굴을 흐렸다. 이 때문에 대명은 구택의 표정을 똑똑히 볼 수 없었다.방 전체가 쥐 죽은 듯이 고요하다.그는 몸을 살짝 기울여 대명에게 다가갔다.“좀 가까이 오세요.”대명은 멍해져서 한 걸음
손 감독은 당황했다.“그 소희라는 애, 도대체 누구야? 누군데,임 사장도 알아?!”“그녀가 임 사장을 알든 모르든, 네가 오늘 한 일은 너무했어. 소희는 내 제작진 팀의 디자이너야. 그런데 손 감독이 내 사람을 대명에게 팔려고 했지. 이런 짓을 하면서 내 생각은 해봤어?”이 감독이 진지하게 물었다.손 감독은 부끄러워하며 소리쳤다.“나도 어쩔 수 없었어.”이 감독은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대 사장이 네 새 영화에 투자했다는 것을 알고 있어. 우리가 비록 영화를 만들지만 최소한의 도리는 지켜야지. 우리 앞으로 연락하지 말자!”말을 마치자 이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가 버렸다.손 감독의 괴로운 얼굴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지금 소희는 명우의 차에 앉아 있다. 그녀는 사실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 머리가 맑았다.경원 주택단지에 거의 도착했을 때 명우가 입을 열었다.“사모님, 임 사장님이 최근에 약속이 많아서 자주 술을 마시고 새벽에 돌아오곤 합니다. 혹시 시간이 되시면 그를 설득해 주세요.” 소희의 맑은 눈동자에 어두운 빛이 비쳤다.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와 임 사장의 혼인이 어떻게 된 일인지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네요. 다시는 사모님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명우가 말했다. “사모님, 커피숍에서 저희가 맺은 계약을 기억하시나요? 저는 사모님의 정체를 비밀로 유지하고, 사모님은 임 사장을 해치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소희는 이마를 찌푸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저는 그를 해치지 않았어요!” 명우는 그녀를 한 번 바라보고 계속 말했다. “저는 사모님의 당당함이 좋습니다. 임 사장님에게도 당당하게 대하셨죠. 그러니 계속 그렇게 해주세요.”소희는 창문 밖을 바라보며 말이 없었다. 명우는 더 이상 강요하지 않고 아파트 아래층에 차를 세우고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사모님, 안녕히 계세요!”“데려다줘서 고마워요!” 소희는 고맙다며 차에서 내렸다.그녀는 몇 걸음 걷다가 무의식적으로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