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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이때 갑자기 깃발을 지키고 있던 네 명 중의 한 사람이 헤드셋에 대고 입을 열었다.

“아니, 깃발은 우리가 잘 지키고 있어.”

“진짜?”

“잘됐네!”

소희가 한참 듣더니 눈썹을 올렸다. 비록 상대방이 무엇 때문에 기뻐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임구택과 임유민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걸로 봐서는 레드 팀에게 잡힌 게 분명했다. 그래서 소희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총을 들어 보루에 있는 사람을 향해 조준했다.

그리고 ‘뻥! 뻥!’ 두 번의 총소리와 함께 금방 통화를 끝낸 사람과 그 옆에 있던 동료가 순간 아웃되었다.

두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두 눈을 크게 뜬 채 상대방의 몸에서 반짝이고 있는 빨간불을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천천히 땅에 주저앉았다.

그 모습에 나머지 두 동료도 곧바로 달려와 소희가 있는 방향을 향해 총을 쐈다.

이에 소희가 날렵하게 모든 탄알을 피하면서 나무줄기를 밟고 공중으로 훌쩍 날아올라 보루에 숨어 있는 사람을 향해 총을 쐈다.

뻥-

뻥-

또 두 번의 총소리와 함께 레드 팀은 순간 전멸되었고, 팀원들은 낙담한 표정을 지으며 총을 내려놓고 숲에서 걸어 나오는 소녀를 쳐다보았다.

표정 한 번 변한적 없는 소희는 레드 팀의 팀원들을 덤덤하게 힐끗 쳐다보고는 보루의 벽을 짚고 가볍게 훌쩍 뛰어올라 레드 팀의 깃발을 떼어냈다.

그런데 이때, 방금 헤드셋으로 대화를 주고받던 팀원의 헤드셋이 다시 반짝이기 시작했다. 이에 소희가 바로 그 팀원의 헤드셋을 떼어내 귓가에 가져다 댔다. 그러자 헤드셋 맞은편에서 누군가의 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블루 팀의 그 여인이 보루에 접근하기만 하면 단풍나무 숲으로 유인해! 우리 지금 블루 팀의 꼬맹이를 잡았으니까, 나중에 다 같이 죽여버리자고!]

장명의 목소리였다.

소희가 순간 눈빛이 차가워져서는 대답했다.

“알았어, 금방 갈게.”

그러고는 상대방이 소리를 내기도 전에 헤드셋을 던지고 레드 팀의 깃발을 말아 잘 챙긴 후 단풍나무 숲으로 향했다.

같은 시각, 소리 따라 쫓아온 임구택은 바닥에 웅크리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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