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159화

최결은 청아에게 장시원의 업무 시간과 휴식시간이 적혀있는 리스트를 건네주었다.

‘두 시간마다 대표님에게 물 한 잔 건네줄 것.’

‘매일 점심 대표님에게 점심 주문 하겠냐고 문의할 것.’

‘저녁 퇴근 후 술자리에 참석하게 되면 같이 동행할 것.’

‘대표님 대신 오가는 모든 인정을 기억할 것.’

‘대표님이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면, 대표님 대신 모든 기념일을 기억하고 여자친구분을 위해 선물을 챙겨줄 것.’

……

‘족히 세 페이지나 되는 내용을……’

청아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회사 대표의 조수는 아무나 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다.

‘차라리 무미건조한 디자인 원고를 만드는 게 더 낫겠네.’

그러다 장시원의 여자친구를 위해 선물을 챙겨줘야 한다는 사항에 청아가 고개를 들어 최결에게 물었다.

“그럼 대표님 지금은 여자친구분이 계신가요?”

“아직은 없어요. 하지만 언제든지 생길 수 있으니까 많이 유의하세요.”

장시원이 여자친구를 바꾸는 속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청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난 이만 밥 먹으러 갈 테니까, 청아 씨는 대표님께 점심에 따로 스케줄이 있는지 한번 여쭤봐요. 배달시킬 필요 있는지도요.”

“네! 지금 바로 가서 여쭤보겠습니다.”

최결의 당부에 청아가 공손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최결이 떠난 후, 청아는 바로 대표 사무실로 향하기는커녕 오히려 자리에 돌아가 앉아 업무를 보았다. 그러다 점심시간이 훌쩍 넘었는데도 장시원이 안에서 나오지 않자 청아는 그제야 부득불 사무실로 향했다.

그러고는 손을 들어 대표 사무실의 문을 두드렸고, 안에서 전해오는 장시원의 대답을 들은 청아가 숨을 깊게 한번 들이마시고는 문을 밀고 들어갔다.

“대표님, 점심밥 주문해 드릴까요?”

고개를 숙인 채 공손하게 물음을 묻고 있는 청아의 모습을 장시원이 고개 들어 한번 쳐다보고는 미적지근한 말투로 대답했다.

“아니, 입맛 없어.”

이에 청아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몸을 돌려 밖으로 향했다.

그러자 뒤에서 바로 남자의 소리가 들려왔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