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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1화

‘그렇게 장 주머니를 드는 게 좋은 건가? 그럼 앞으로 매일 장 주머니 하나씩 들고 출근해야겠네, 시원 씨가 수시로 들고 다닐 수 있게.’

‘업무를 보다가도 기분이 안 좋다면 바로 장 주머니를 들게 해야지.’

슈퍼의 장 주머니를 들고 회사를 오르내리는 장시원의 모습이 상상된 청아는 참지 못하고 ‘픽’하고 소리 내어 웃었다.

이에 장시원이 바로 차가운 눈빛으로 청아를 힐끗 쳐다보았다.

“뭘 웃어?”

웃음이 새어 나온 순간 청아도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입을 틀어막았다. 그러고는 장시원의 차갑고 사나운 눈빛에 억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는 청아의 모습을 장시원이 또 한 번 차갑게 흘겨보고는 다시 운전에 집중했다.

다행히도 크게 욕먹지 않은 청아는 더 이상 웃을 담이 없어 아예 고개를 돌려 차창 밖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다시 39층으로 돌아왔을 땐 최결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청아는 시간을 한번 확인하고 바로 주방으로 들어가 식재료들을 준비했다.

식탁 옆의 의자에 앉아 바삐 돌아치는 청아의 뒷모습을 구경하고 있던 장시원이 갑자기 선심을 쓴 사람마냥 담담하게 말했다.

“오늘은 두 가지 음식만 준비하면 돼.”

청아가 듣더니 고개를 돌려 물었다.

“물고기 조림과 야채 볶음, 괜찮아요?”

“알아서 해. 양은 좀 많게.”

“네!”

시간이 많이 촉박하긴 했지만 청아는 일사불란하게 식재료들을 준비하며 음식을 만들어 나갔다.

그리고 음식을 만드는 모습이 예전보다 많이 능숙해진 청아의 모습에 장시원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외국에 있는 2년 동안, 혼자 밥 해 먹었어?”

“네. 첫해에는 집주인 아줌마께서 제가 만든 음식이 맛있다고 하셔서 제가 매일 저녁 직접 음식을 만들어 드렸거든요. 심지어 그것 때문에 저의 집세까지 면해 줬는걸요.”

청아의 아무렇지도 않은 말투에 장시원은 저도 모르게 가슴이 갑갑해졌다.

“이듬해는?”

“이듬해에는 소희가 자주 와서 제가 아예 심명 씨의 집으로 이사했거든요. 그렇게 몇 명이서 함께 살면서 제가 시간이 될 때마다 그들에게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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