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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2화

"지금 갈 거야?"

"가긴 뭘 가? 재밌는 연극이 막 시작되었는데, 보고 싶지 않아?"

여민의 물음에 이현이 소파에 앉아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

"당연히 봐야지!"

여민이 감격에 겨워 이현에게 술 한 잔을 따라주었다.

"전에 저 방안에 카메라를 달았어야 했는데, 생방송을 볼 수 있게."

이에 이현이 웃으며 대답했다.

"현장에서 들어도 똑같잖아."

그런데 이때, 이현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누군가가 방 문을 세게 걷어찼다. 그리고 웅장한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들어왔고, 뒤에는 명우와 명빈 등이 따르고 있었다.

이현의 웃음이 순간 굳어지더니 바로 놀라서 일어섰다.

"임 대표님!"

임구택이 가늘게 뜬 눈으로 방안을 훑어보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소희는?"

이현이 일부러 모르는 척했다.

"소희 씨는 여기에 없어요!"

임구택이 작은 방의 문을 한눈에 발견하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이현이 막으려 했지만 명우가 먼저 그녀의 앞길을 막았다.

그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가만히 계시죠."

임구택이 힘껏 문을 당겼다. 그리고 방안의 장면을 본 그의 안색은 순간 얼음판마냥 차가워졌다.

어두컴컴한 방 안에 이정남은 머리가 깨진 채 한쪽에 쓰러져 있었고 류 조감독은 소희의 옷깃을 잡은 채 침대로 잡아당기고 있었다. 소희는 아직 조금 남아있는 이성과 힘으로 발버둥 치고 있었지만 상의 단추는 뜯겨져 하얀 어깨와 속옷 어깨끈이 드러났다.

그리고 소희의 손에 들린 작은 총은 류 조감독의 명치를 조준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소희와 류 조감독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고, 눈에 핏줄이 퍼진 소희는 순간 손에 힘을 풀었다. 손에 들린 총이 ‘펑’하는 소리와 함께 땅에 떨어졌다.

1초만 더 늦었더라면 그녀는 이미 류 조감독의 목숨을 앗아갔을 것이다.

마음속에 억압된 두려움은 철저히 분노로 변했다. 임구택은 차가운 눈빛으로 다가가 류 조감독의 목을 잡고 그를 들어 올렸다. 얼굴에는 살육의 포악함이 묻어났다.

방안에 남아 있는 연기를 조금 빨아들인 류 조감독의 얼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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