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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5화

"아니, 없어."

"착하네."

방안은 줄곧 불이 꺼진 상태였다. 한밤중에 갑자기 불기 시작한 광풍은 맑은 달과 별을 뒤덮었고, 달빛을 가로막은 먹구름은 소녀의 아름다운 몸과 함께 어둠 속으로 빠져들었다.

바람이 한 시간 동안 불더니 새벽 3시부터는 비가 오기 시작했다.

밤비는 여름의 무더위와 갑갑함을 씻어내 주고 불안을 달래주며 즐거운 꿈과 함께 사람들에게 상쾌함을 가져다주었다.

소희는 빗소리를 들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착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바깥세상을 느낄 여유가 없었다.

한밤중의 비는 그칠 줄 모르다 날이 거의 밝아서야 바람이 점점 잦아졌다. 소희는 그제야 부슬부슬 내리는 빗소리를 똑똑히 듣게 되었다.

드디어 눈을 붙일 수 있었다.

그녀는 엄청 많은 꿈을 꾸었다. 어렸을 때 양모에게 호통을 맞고 욕먹는 꿈, 실수로 동생의 장난감을 망가뜨렸다고 양모가 바늘을 들고 그녀의 손가락을 찌르는 꿈.

하지만 그녀는 울 수 없었다. 울기만 하면 양아버지가 그녀를 걷어찼으니까.

성인 남자의 발길은 오랫동안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그리고 그 죽음에 직면하는 것 같은 아픔은 그녀를 두렵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정원의 문이 열리고 키가 엄청 큰 남자가 다가와 그녀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쫓아내고 그녀의 앞을 지켰다.

고개를 들어 남자의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눈물이 그녀의 눈을 흐려 아무리 해도 그의 얼굴을 똑똑히 볼 수 없었다.

그러다 눈 깜짝할 사이에 남자는 다시 사라졌다. 당황한 마음에 남자를 찾으려고 힘껏 눈을 크게 떴지만 남자의 희미한 그림자는 점점 멀어져 갔다.

이때 화면이 갑자기 바뀌면서 그녀는 다시 그 버려진 공장으로 돌아갔고, 그녀와 전우들은 적에게 포위되어 한 작은 창고에 갇혔다.

귓가에는 총소리와 폭발음이 난발했고 백양이 피투성이로 된 채 그녀의 앞을 지켰다.

그녀는 미친 듯이 달려들어 그를 구하려 했지만 임구택이 달려들어 그녀를 잡아당겼다.

"소희야!"

그 소리에 황급히 고개를 돌리니 뒤에 심명이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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