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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3화

간미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뒤로 물러섰다. 등을 벽에 갖다 대고 나서야 그녀는 비로소 냉정하게 입을 열었다. "말했잖아. 난 이런 정략결혼은 싫다고. 나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찾아서 그 사람이랑 결혼할 거야.”

“내가 너를 좋아하는 걸로 부족해?”

장명원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난 네가 바쁘다는 것도 알고, 밥도 잘 못 챙겨 먹는다는 것도 알아. 그래서 네가 잘 먹지 못할까 봐 매일 저녁 너에게 와서 밥을 해 주는데, 너는 정말 내가 그렇게 한가하다고 생각해? 이게 좋아하는 게 아니면 뭔데? 네가 원하는 게 뭔지 말해 봐. 말만 하면 내가 뭐든 다 해줄 테니까.”

간미연은 고개를 들고 깜짝 놀라 그를 쳐다보았다.

‘뭐야, 지금 고백하는 거야?’

“솔직하게 말할게. 우리 연애는 가짜지만 내 맘은 진짜였어. 난 너랑 묵언이 같이 있는 것만 봐도 짜증 나고 참을 수 없어. 하루라도 널 안 보면 미칠 거 같다고.”

장명원의 하얀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어느새 그의 눈도 약간 붉어졌다. 마치 눈물을 머금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난 다른 사람과 키스해 본 적이 없어. 네가 처음이야. 그날 밤도 내 첫 경험이었다고. 네가 지금 나를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우리 한번 시도해보면 되지 않을까?”

“어떻게?”

장명원은 벽에 팔을 기대고 몸을 기울여 간미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진짜 연인들처럼 함께 지내보자. 넌 나를 좋아하려고 노력해.”

간미연은 묵묵히 눈을 내리깔고 있었는데 얼굴에 아무런 표정이 없는 것이 마치 한창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장명원은 그녀가 거절할까 봐 조마조마했다.

“3개월만 시도해 보자.”

그의 말에 간미연은 피식 웃었다. 그녀는 그의 팔을 밀치며 담담하게 말했다.

“어디 인턴 체험하러 가? 3개월은 무슨 3개월?”

“그러면 얼마?”

간미연은 고개를 들고 똑바로 그를 바라보았다.

“내가 어디가 좋아? 난 재미없는 여자야.”

그녀도 자신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처럼 차가운 여자를 좋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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