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와 임구택은 하루 종일 청아 집에서 머물다 다음날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곧바로 강성으로 돌아왔다.비행기에서 내리자 날은 이미 어두웠다. 소희가 차에서 졸고 있을 때, 매부리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보스, 푸른 독수리, 저 연애해요. 이번엔 진짜예요. 빨리 축하해 주세요.]하얀 독수리에게서 문자가 왔다.[누구랑?][제 여자친구요.][헤어진 거 아니야?][저랑 헤어지기 싫어하는 거 같더라고요. 울면서 다시 잘해보자 하는데 마음이 약해서 한 번 용서해 줬어요.][그래?][하하.]푸른 독수리에게서도 문자가 왔다.[푸른 독수리, 지금 절 질투하는 거예요?] [푸른 독수리는 널 축복해 주고 있는 거야.]소희가 말했다.[보스, 갑자기 생각난 게 있는데요. 제가 결혼할 때 보스랑 푸른 독수리도 제 결혼식에 참석해 주세요. 우리 이제 얼굴 좀 봐요. 만약 두 사람이 남자라면 제 쪽 들러리를 서고, 만약 여자라면 제 아내의 들러리가 되어주세요.]그의 문자에 소희는 웃음을 꾹 참았다.[그건 좀 어려울 거야. 왜? 두 사람 진짜 결혼하려고?][그건 불가능해요.]푸른 독수리가 한 마디 끼얹었다.[누가 불가능하다고 했어요? 푸른 독수리 씨, 푸른 독수리 씨도 하루 종일 집에만 있지 말고 나가서 연애도 하세요. 더 이상 여자친구를 만들지 않으면 무슨 문제가 생길지도 몰라요.]하얀 독수리의 눈에, 푸른 독수리는 하루 종일 어두운 방에 틀어박혀 일 년 내내 해킹만 하는 해커였다.“쳇, 내가 밖에 나가서 여자 친구를 만드는 게 더 이상해.”차 안, 임구택은 소희에게 몸을 기대며 물었다.“누구랑 채팅하는 거예요?”그의 말에 소희는 휴대폰 화면을 껐다.“제 친구요.”“그 이정남이랑 이현이요?”임구택이 웃으며 물었다. 그가 알고 있는 소희의 친구는 청아와 성연희를 제외하고 두 사람밖에 없었다. 소희는 임구택의 어깨에 기댄 채 차창 밖을 내다보았다. 마침 하늘에서 폭죽이 터졌고, 오색찬란한 빛이 그녀의 아름다운 눈에 비쳐 그림같이 맑고 아름다웠
“고맙습니다.”소희가 웃으며 말했다.“천만에요, 이건 다 소희 씨 능력 덕분이에요. 전 소희 씨가 나중에 A급 디자이너가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요.”북극 디자인 작업실 디자이너는 SAB 세 개 등급으로 나뉘는데, 진석을 제외하고 미국에 있는 강솔만 S등급 디자이너였다. 온옥은 A등급, 예전에 윤미와 임영미, 민아는 모두 B등급 디자이너였지만 이번에 영화 촬영에 참여하면서 윤미는 A등급으로 승진되었다. 아마 이것 때문에 임영미가 요즘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애초에 소희가 윤미의 조수로 있지 않았으면 A급 디자이너로 승진한 사람은 윤미가 아니라 자신이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렇게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진석의 비서가 다가오더니 진석이 왔으니 그의 사무실로 가보라고 했다.“빨리 가보세요. 아마 대표님께서 따로 보너스를 챙겨주실지도 몰라요.”윤미가 말했다.“네. 그럼 전 먼저 가볼게요.”윤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소희는 복도를 지나 진석의 사무실로 향했다. 마침 휴게실에서 나오던 온옥은 소희의 뒷모습을 보고 그녀의 조수에게 물었다.“소희 씨가 오늘 작업실에 출근했어?”“네. 저도 방금 봤어요.”조수가 말했다.온옥은 소희의 뒷모습을 빤히 쳐다보다가 그녀가 진석의 사무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어두운 눈빛으로 냉소했다.“정식 디자이너도 아닌 디자이너 보조 주제에 대표님 사무실을 자주 들락날락하는 건 너무 비정상적인 일 아니야?”그녀의 말에 옆에 있던 조수는 한마디 덧붙였다.“저희 작업실에서뿐만 아니라 소희 씨는 영화 촬영사 쪽 스태프들과도 잘 지낸다고 해요.”“젊고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남자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여자들은 나도 한때 많이 봤지.”온옥이 말했다.“참, 지난번에 나한테 보여줬던 스케치 그림이 진짜 소희 씨가 그린 거야?”조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작년, 우연히 작업실로 돌아온 소희에게 윤미는 그녀의 스케치북을 자신의 사무실 책상에 두라고 했었다. 그걸 마침 온옥의 조수가 발견하게 되어 소희의 디자
정월 대보름 전날, 소희는 소정인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소정인의 목소리는 예전과 다른 점이 없었지만 자세히 들으니 어딘지 모르게 서먹하게 느껴졌다.“소희야. 오늘 가족 모임이 있으니 너도 와서 참석해. 설날에 네가 없어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얼마나 너를 찾았는지 알아?”‘보고 싶어서 그런 거야 아니면 오지 않았다고 잔소리를 하는 거야?’소희는 속으로 중얼거렸다.“전에 분명히 말한 거 같은데요? 전 다시는 소씨 가문에 가지 않을 거니까 저 대신 본가 쪽에 전해주세요.”소희는 담담하게 거절했다.“소희야. 어찌 됐든 혈연관계는 끊을 수 없어. 아마 네 엄마가 너에 대해 약간의 오해가 있던 거 같은데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 그날 네 엄마도 자신이 한 말이 너무 심하다고 느꼈는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계속 후회했어. 넌 집에도 자주 안 오고 할아버지 할머니한테도 안 가니까 두 분이 불만이 많으셔.”소정인은 계속 소희에게 한 번만 가보라고 했지만 소희는 도무지 말을 듣지 않았다. 소정인이 무슨 말을 하든지 소희는 자기 뜻을 굽히려하지 않았다. 결국, 소정인은 소희를 타이르는 것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전화를 끊은 후, 그는 갑자기 소희를 잃어버릴 것 같은 불길한 직감이 밀려왔다. 아니, 어쩌면 소희는 진정으로 돌아온 적이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곧 정월 대보름이다.아침, 잠에서 깨어난 소희를 임구택은 한참 동안이나 품에 껴안고 놓아주지 않았다. “오늘 저랑 집에 가서 같이 명절을 보내요.”“네?”소희가 깜짝 놀라하며 물었다.“걱정 마세요, 엄마와 형수님 뜻이에요.”임구택은 그녀의 이마에 살며시 키스했다.“꼭 같이 오라고 했어요.”소희는 서둘러 그의 품에서 나와 얇은 이불로 몸을 감싸고 침대에 엎드려 임구택을 곁눈질로 쳐다보았다.“싫어요. 전 안 갈래요. 혼자 가세요. 어머님한테 대신 안부 전해주세요.”반쯤 몸을 숙인 채 넓은 어깨와 탄탄한 가슴 근육을 드러낸 임구택은 손을 들어 소희의 하얗고 작은 얼굴을 어루
“좋아요. 이젠 완전히 그쪽 생활에 적응했어요. 세집 아주머니랑 사이도 각별하다니까요?”소희가 말했다.그녀의 말에 간미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청아는 원래 털털하고 착해서 어디를 가든 운이 좋을 거야.”“네. 맞아요.”간미연은 쟁반을 집어 들고 어딘가로 갔다.“일 있으면 바로 불러.”“네.”그때, 간미연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 목소리를 낮추었다.“참, 구은서가 몇 번이나 장명원을 찾아왔는데 그녀를 만나고 돌아올 때마다 안색이 좋지 않아 보였어. 내 생각에 구은서가 너에 대한 불리한 말을 한 것 같아. 나는 장명원을 주시할 테니, 너도 조심해.”“네. 알겠어요.”간미연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곧장 가버렸다.소희는 디저트 가게에서 10시 30분까지 앉아 있다가 디저트를 좀 사서 차를 타고 별장으로 갔다.그녀가 오씨 아주머니에게 미리 간다고 전화를 했기 때문에 그녀가 도착했을 때, 오씨 아주머니와 임씨 아저씨, 그리고 설희까지 모두 별장 밖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설희는 소희를 보자마자 한걸음에 달려와 그녀를 둘러싸고 펄쩍펄쩍 뛰었다.소희는 떡을 오씨 아주머니에게 건네주며 성희와 함께 밖에서 놀았다.그런 모습에 오씨 아주머니와 임씨 아저씨는 서로 눈을 마주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둘째 도련님이 정말 아가씨와 결혼하면 얼마나 좋을까요?”임씨 아저씨도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아니면 차라리 둘째 도련님에게 전화해서 당장 오라고 할까요? 아가씨를 다시 만난다면 두 사람은 다시 잘해볼 수도 있잖아요.”그의 말에 오씨 아주머니는 약간 마음이 설레서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고개를 가로저었다. “됐어요. 둘째 도련님은 저희 같은 고용인들이 참견하는 걸 제일 싫어하세요.”그녀는 소희가 어쩌다 오랜만에 왔는데 둘째 도련님을 만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 같은 걱정이 들었다.임씨 아저씨도 곧 자신의 생각이 다소 황당하다는 것을 알고는 다시 언급하지 않았다.그렇게 소희는 별장에서 점심을 먹고 설희를 데리고 산을 한 바퀴 돌
진석은 아무 거리낌 없이 소희의 손을 잡고 그녀에게 조수석 문을 열어주었다. 모든 행동이 너무 자연스러웠고 두 사람의 사이 또한 가까워 보였다. 보기만 해도 각별한 사이인 것 같았다.커다란 선글라스가 구은서의 경악하는 표정을 가려주었다. 그녀는 진석의 차가 떠나가는 것을 지켜보며 무언의 설렘과 기쁨이 솟아올라 그녀의 가슴은 걷잡을 수 없이 쿵쾅쿵쾅 뛰었다. 그녀는 자신이 소희의 큰 비밀을 발견했다고 생각했다. ‘그 남자는 누구지? 소희랑 무슨 사이인 거야? 소희가 임구택 몰래 다른 남자를 만나다니? 만약 이 사실을 임구택이 알게 되면 두 사람은 어떻게 될까?’“대표님.”그때, 구은서의 비서가 백합 한 움큼을 안고 꽃집에서 나와 웃으면서 말했다.“꽃은 다 샀습니다. 이제 가시죠.”구은서는 한껏 들뜬 마음으로 차에 올라타서 방금 찍은 사진을 몇 번 더 확인했다. 그녀의 가슴은 점점 더 벅차올랐다.남자의 차가 마이바흐인 것을 보아하니 돈도 많고 사회적 지위도 있어 보인다.구은서는 감히 소희와 그 남자의 관계가 심상치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하여튼 재주 하나는 좋다니까? 낚은 남자마다 다 하나같이 훌륭해••••••’그녀는 사진을 손가락으로 넘기며, 바로 임구택에게 보내려고 하다가 순간 마음이 바뀌었다. 그녀는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속으로 다른 꿍꿍이를 세웠다.비서는 그녀를 데리고 임씨 가문으로 갔다.정월 대보름이라서 그런지 임씨 가문은 집을 방문하는 손님들로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들은 대부분 선물을 전해주러 온 것이다.우정숙은 구은서를 발견하고 일부러 그녀를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구은서는 사 온 백합을 우정숙에게 건네주며 부드럽게 웃었다.“아주머니께서 가장 좋아하는 품종인데, 거의 한 달 전에 꽃집에 예약해서 오늘 막 가져왔어요.”“그래서 그런지 확실히 신선한 것 같네요.”우정숙은 백합을 들고 꽃냄새를 맡으며 웃었다. “고마워요. 은서 씨.”“천만에요.”그렇게 잠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임구택이 3층에서 내려왔다.
이런 여자가 어떻게 임구택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겠는가? 구은서는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꿍꿍이를 세웠다. 하지만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그저 웃기만 했다.“맞아, 소희 씨도 자기 친구가 있어야 해. 언제까지 네 울타리 속에서 매일 네 주위를 맴돌 수는 없어.”구은서는 농담 섞인 어조로 말했다. 임구택도 그녀의 말을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다.“너, 소희 씨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거 맞아?”구은서가 물었다.그러자 임구택은 언짢은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무슨 뜻이야?”그의 차가운 눈빛에 구은서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자신이 너무 서두른 것 같아 다급히 웃으며 말을 돌렸다.“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예전에 내가 소희 씨에게 약간의 오해가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난 여전히 소희 씨가 너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반드시 너희들을 축복할 거야.”임구택은 수상한 눈빛으로 구은서를 바라보았다. 그는 오늘따라 구은서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어디가 이상하다고는 딱히 말할 수 없었다.때마침 임구택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구은서가 고개를 끄덕이자 임구택은 전화를 받으러 자리에서 일어났다.구은서는 훤칠한 임구택의 뒷모습을 보고,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댄 채 휴대폰을 꽉 쥐고 입가에 냉소를 머금었다.••••••한편, 소희는 진석과 함께 담씨 노인에게로 향했다.두 사람은 담씨 노인을 모시고 함께 저녁을 먹었다. “네 남자친구는? 명절인데 왜 너랑 같이 안 보내는 거야?”담씨 노인이 웃으며 소희에게 물었다.“제가 제 남자친구랑 같이 명절을 보내면 어떻게 지금 이렇게 사부님이랑 같이 앉아 밥 먹을 수 있겠어요?”소희가 담담하게 말했다.담씨 노인은 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속으로 기뻐했다. “이제 기회가 되면 데리고 와.”“네.”소희는 진석을 힐끗 쳐다보았다.“제가 아니라 선배 혼사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은데요? 올해 생일이 지나면 선배는 곧 서른 살이 된다고요.”그러자 진석은 못마땅한 눈으로 그녀를 흘겨보았다.
“네. 시간이 좀 지난 다음에 집에 데려올게요.”임구택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어느 집 자제야?”“그냥 평범한 여자예요. 아버지도 좋아하실 거예요.”“그래.”임구택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 묻지 않았다.“차 조심해.”“네.”임구택이 차를 몰고 별장을 빠져나가는 것을 지켜본 후에야 임구택 아버지는 다시 위층으로 올라갔다.침실에 들어서자 고용인은 이미 그의 잠옷과 족욕 물품들을 준비해 놓았다. 그는 소파에 앉아 족욕을 하면서 옆에 있는 신문을 집어 들었다.“방금 구택이랑 아래층에서 무슨 말을 했어요?”그때, 그의 아내가 안방에서 나오면서 물었다.임구택 아버지는 신문을 내려놓고 굳은 표정으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구택이가 만나는 여자가 있다고 했어.”“어쩐지 몇 달 동안 집에 들어오지 않더라니, 역시 여자친구가 생겼던 거였군요. 어느 집 아가씨래요?”그의 아내는 약간 놀라는 것 같기도 하고,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 같기도 했다. “그건 말하지 않았어. 이제 사람을 시켜서 조사해야지.”임구택 아버지가 말했다.임구택은 어릴 때부터 자기주장이 강해 다른 사람이 그의 일에 끼어드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그의 아버지도 항상 그의 결정을 존중해 왔기 때문에 그는 아직도 몰래 조사를 할지 말지 망설이고 있다.그때, 그의 아내가 그에게로 다가와 맞은편에 앉아 온화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여보, 조사하지 않으면 안 돼요? 이건 구택 본인의 일이니까 알아서 하게 놔둬요. 당신이 이러면 오히려 반감을 품을지도 몰라요. 우리는 구택이를 믿어야 해요. 이미 한 번 소씨 가문과의 혼사에서 그를 다치게 했으니 이젠 본인이 자신의 감정을 잘 처리할 거라고 전 믿어요.”임구택 아버지는 그런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의 아내는 항상 그를 존경했기 때문에 그에게 무슨 일이든 부탁하는 일이 드물었다. 하지만 이번엔 그녀의 눈빛이 꽤 간절해 보이는 것 같아 그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누그러져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구택이가 먼저 여자친
……이튿날 저녁, 백림이 불러서 많은 사람들이 케이슬에서 모였다.소희와 구택은 일찍 도착하여 백림의 여자친구 등과 함께 카드놀이를 했다.그리고 시원과 진수 등도 도착했고, 구택은 자신의 위치를 양보하고 소희에게 가르쳐 주는데 전념했다.시원은 그들과 놀지 않고 전화 한 통을 받은 후 소파에 앉아 문자에 답장을 했는데, 아마 회사의 일인 것 같다.황정아는 유민율이란 여자를 데리고 왔는데, 무척 아름답게 생겼고, 민성 사람인데 가문이 강성에 있는 지사를 인수하러 왔다고 한다.소희는 민율이 줄곧 시원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는데, 그녀의 시선은 한시도 시원을 떠나려 하지 않았고 사냥감을 노리는 그런 눈빛이었다.시원이 핸드폰을 내려놓고 탁자 위의 담뱃갑을 가지러 갈 때, 민율은 걸어가서 그의 옆에 앉아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난 유민율이라고 하는데, 정아의 친구예요. 처음 강성에 왔으니 앞으로 장 대표와 사업상의 합작이 있길 바라네요. 앞으로 잘 부탁할게요!"시원은 눈빛이 그녀의 손을 스치며 담담하게 웃었다."사업은 사업, 친구는 친구죠, 놀 때는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죠.""그래요!" 민율은 별다른 생각하지 않고 대범하게 손을 거두고 웃으며 말했다."사업은 그렇다쳐도, 나는 장 대표와 친구가 되고 싶은데, 정아 그들은 모두 당 대표를 시원 오빠라고 부르니까 나도 이렇게 부를 수 있나요?"시원은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고마워요 시원 오빠!" 민율은 생김새가 밝고 정교한 화장을 하고 있었고 웃을 때 빛이 났다.소희는 수시로 시원의 방향을 바라보았는데, 구택은 손바닥으로 그녀의 머리를 누르고 낮게 웃었다."남자친구가 여기 있는데 자꾸 어디를 보는 거예요?"소희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시원 오빠 요즘 여자친구 사귀었어요?""내가 알기로는,"구택은 그녀를 대신해서 카드를 하나 내고서야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말했다."없어요.»소희는 참지 못하고 또 뒤돌아보았다. 시원이 무슨 말을 하는지 민율은 몸을 살짝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