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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8화

정월 대보름 전날, 소희는 소정인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소정인의 목소리는 예전과 다른 점이 없었지만 자세히 들으니 어딘지 모르게 서먹하게 느껴졌다.

“소희야. 오늘 가족 모임이 있으니 너도 와서 참석해. 설날에 네가 없어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얼마나 너를 찾았는지 알아?”

‘보고 싶어서 그런 거야 아니면 오지 않았다고 잔소리를 하는 거야?’

소희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전에 분명히 말한 거 같은데요? 전 다시는 소씨 가문에 가지 않을 거니까 저 대신 본가 쪽에 전해주세요.”

소희는 담담하게 거절했다.

“소희야. 어찌 됐든 혈연관계는 끊을 수 없어. 아마 네 엄마가 너에 대해 약간의 오해가 있던 거 같은데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 그날 네 엄마도 자신이 한 말이 너무 심하다고 느꼈는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계속 후회했어. 넌 집에도 자주 안 오고 할아버지 할머니한테도 안 가니까 두 분이 불만이 많으셔.”

소정인은 계속 소희에게 한 번만 가보라고 했지만 소희는 도무지 말을 듣지 않았다. 소정인이 무슨 말을 하든지 소희는 자기 뜻을 굽히려하지 않았다.

결국, 소정인은 소희를 타이르는 것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전화를 끊은 후, 그는 갑자기 소희를 잃어버릴 것 같은 불길한 직감이 밀려왔다. 아니, 어쩌면 소희는 진정으로 돌아온 적이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

곧 정월 대보름이다.

아침, 잠에서 깨어난 소희를 임구택은 한참 동안이나 품에 껴안고 놓아주지 않았다.

“오늘 저랑 집에 가서 같이 명절을 보내요.”

“네?”

소희가 깜짝 놀라하며 물었다.

“걱정 마세요, 엄마와 형수님 뜻이에요.”

임구택은 그녀의 이마에 살며시 키스했다.

“꼭 같이 오라고 했어요.”

소희는 서둘러 그의 품에서 나와 얇은 이불로 몸을 감싸고 침대에 엎드려 임구택을 곁눈질로 쳐다보았다.

“싫어요. 전 안 갈래요. 혼자 가세요. 어머님한테 대신 안부 전해주세요.”

반쯤 몸을 숙인 채 넓은 어깨와 탄탄한 가슴 근육을 드러낸 임구택은 손을 들어 소희의 하얗고 작은 얼굴을 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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