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강하영을 따라 걸으며 해명했다."저 여자의 헛소리를 믿지 말아요! 맞아요, 전에 한 번 잔적이 있다는 건 인정해요. 근데 그건 이미 몇 년이나 지난 일이에요.”"저 여자는 그저 회사 파트너일 뿐이에요.”"마중 나온 것도 파트너 관계였기 때문이고요.”"정말이에요, 하영 씨, 맹세할 수 있어요. 지금 전 정말 그녀와 아무 관계도 아니에요!”……우양주는 강하영을 따라 걸으며 모든 것을 설명했지만 강하영은 냉담한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우양주가 손을 뻗어 그녀를 붙잡았다."하영 씨, 제 말 좀 들어봐요. 전 정말 그녀와 아무 상관도 없어요. 당신이 본 모든 것은 그냥 사고였어요. 저도 그녀가 왜 갑자기 이런 미친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겠어요...”강하영은 짜증스럽게 우양주를 뿌리쳤다.땅바닥에 넘어진 여인을 본 강하영이 빈정거리는 미소를 입가에 지으며 우양주를 바라보고 말했다."전 여자 친구가 넘어지면서 다친 모양이에요.”"당신은 모든 여자를 아끼시는 분이니 한번 가보실래요?”우양주는 말문이 막혔다.“...”말은 마친 강하영이 돌아서서 다시 떠났다.그리고 우양주는 그 뒤를 따르며 설명을 이어갔다.공항 밖으로 나간 강하영이 손을 뻗어 택시를 잡았다.택시가 앞에 멈추자, 그녀가 차 문을 당겨서 열고는 안에 탔다.우양주도 뻔뻔하게 차를 따라 타서 아내한테 계속 설명하려고 했다.하지만 강하영은 무뚝뚝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죄송하지만 이건 제가 잡은 택시예요. 만약 차를 몰고 오지 않았다면 알아서 다른 방법을 생각해서 가세요.”"전 당신과 같은 차를 타고 싶지 않아요, 공기가 더럽혀지는 기분이니까!”말을 마친 그녀가 쾅- 소리를 내며 차 문을 닫았다.강하영은 운전기사에게 말했다."기사님, 가요.”택시가 천천히 떠났다.우양주는 그 자리에 서서 당황한 채 뭐부터 해야 할지 몰랐다.‘망했다. 아내님께서 엄청 화가 나셨어. 게다가 이번엔 달래기도 쉽지 않은 모양인데. 망했다!’그는 재빨리 몸을 돌려 자신의 차를
하지만 현실은?강하영은 씁쓸하지만 다시 고개를 들고 우양주를 보며 말했다.“당신이 모든 면에서 뛰어난 건 사실이에요. 얼굴, 성격, 집안 배경만 보아도 자연스레 모든 여자의 시선을 끌게 만드는 사람이죠.”“저도 물론 그 여자 중 한 사람었고요.”“우리가 함께 있는 이 시간 동안, 솔직히 당신에게 많이 설렜고 우리가 평생을 같이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었어요.”“하지만 우양주 씨, 우린 어울리지 않아요.”강하영은 단호한 얼굴로 다시한번 우양주에게 말했다.“저는 비록 우양주 씨가 예전에 얼마나 많은 여자를 만났는지는, 또 그 여자들한테 얼마나 다정했는지 여태껏 따지지 않았는데요.”“근데 이제는 조금 신경이 쓰이네요.”“사람이 자기 성격과 성향이랑 맞게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당신은 말 그대로 만인의 남자잖아요.”“그래서 제 옆에만 묶어두고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요. 당신의 앞날을 망쳐서도 안 되고요.”그녀는 짧고 달콤했던 꿈에서 드디어 깼다.그리고 다시 이 남자를 원래의 그 자리로 돌려놓으려고 했다.사실 강하영도 우양주가 싫지 않았다.하지만 이 남자가 자신으로 인해 인생을 낭비하고 쓸데없는 감정을 나누는 것보다 자신의 사업을 잘 운영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이로 하여금 자신도 독립적이고 막강한 슈퍼우먼으로 거듭나고 싶었다.항상 그녀가 꿈꿔왔던 일이기도 했다.강하영은 말을 마치고 자리를 떴다.그리고 짐을 정리한 뒤 그날 어머니 초희와 함께 우양주의 저택에서 나왔는데 너무 급하게 나온 관계로 임시 호텔에서 묵기로 했다.그 뒤 강하영은 출근 시간 외에는 집을 알아보러 다녔다.어머니와 같이 살 수 있는 적당한 집을 골라 아예 사려고 했다.이 모든 사실을 남궁주철이 알게 되었다.어느날, 호텔 방 초인종이 울려서 강하영이 문을 열어보니 문밖에 남궁주철이 서있었다. 그녀는 그저 담담하게 물었다.“여기엔 어쩐 일이세요?”남궁주철은 다정하게 답했다.“하영아, 너랑 네 어머니 보러 왔어.”강하영은 어쩔 수 없이 그를 방안으로
그녀는 문 앞에 서서 차갑게 물었다.“무슨 일이죠?”문밖의 남자는 한껏 예의를 갖추고 답했다.“안녕하세요. 저는 이 층을 책임지고 있는 호텔 매니저입니다. 어제부터 누군가 이 방 문 앞을 몇 번이고 서성거리는 모습을 발견해서요.”“호텔 CCTV에 그 사람의 모습도 찍혔습니다.”“하여 혹시나 아는 사람인지 확인해 드리려고 이렇게 오게 되었습니다.”강하영의 눈살이 더욱 찌푸려졌다.하지만 여전히 문을 열어주지 않은 채 남자에게 말했다.“지금 시간이 너무 늦었어요. 만약 수상한 사람이 발견된 거면 직접 경찰에 신고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은데요.”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저희도 그러려고 했습니다. 근데 혹시나 친구분일 가능성도 있을 것 같아서요. 괜히 오해가 생겨서 일이 커질 수도 있잖아요.”“비록 그 사람의 행동은 수상해 보였지만 옷차림은 깔끔해서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았거든요.”강하영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는 문득 우양주가 떠올랐다.‘설마 그 남자인가?’다시 문밖의 남자에게 물었다.“혹시 남자인가요, 아니면 여자인가요?”매니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키가 큰 남성이었습니다.”이로써 강하영은 이틀 동안 수상해 보였던 남자가 바로 우양주라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다.하지만 여전히 몇 가지가 의심이 들었다.만약 진짜 우양주가 그녀를 찾아온 거라면, 성격상 직접 호텔방문을 두드렸을 텐데, 왜 몇 번이나 이 주위를 배회하면서 망설였을까?결국 강하영은 문을 열었다.그리고 호텔 매니저에게 깍듯하게 부탁했다.“혹시 찍혔다던 그 화면을 제가 볼 수 있을까요?”“네.”남자가 한 걸음 다가갔다.사실 남자에게는 아무런 증거물도 없었다. 그는 갑자기 강하영에게 달려들어 수건으로 그녀의 입과 코를 막았다. 강하영은 위험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바로 몸부림을 쳤다.하지만 이미 늦었다.그녀의 발악은 헛수고였다.결국에는 팔과 다리에 힘이 빠져 축 늘어진 채 의식을 잃고 말았다.남자는 강하영을 끌고 미리
특히 어머니가 감옥에 잡혀 들어간 뒤로 아무리 남궁가문의 아가씨지만 평판이 나빠져서 예전에 그녀를 쫓아다녔던 남자들도 결혼하기를 꺼렸다.그중에 우양주 같은 사람을 포기한 것이 제일 큰 실수였다.남궁설하는 그가 단순히 여자를 좋아하는 바람둥이라고만 생각했었다.하지만 우양주는 성격이 온화하고 얼굴도 잘생긴 데다가 우씨 가문의 모든 걸 물려받을 후계자였다. 또한 Z 그룹과 남궁 가문의 회사를 운영하는 능력자라 M 국 젊은 여자들이 하나같이 시집가고 싶어 하는 남자로 꼽혔다.더구나 한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그녀만 애절하게 쫓아다니면서 더 이상 다른 여자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예전에 우양주는 집요하게 남궁설하와 결혼하려고 그녀만 쫓아다녔다.하여 남궁설하는 우양주를 찾아갔었다.그녀는 그날 밤의 일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남궁설하는 우양주가 있는 룸에 나타나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사과했다.“우양주 씨, 제가 잘못했어요! 그렇게 파혼하면 안 됐는데. 강하영을 저 대신 당신과 결혼시키면 안 됐어요.”“정말 미안해요...”그녀는 사과하면서 솔직하게 고백했다.“그때 주변에서 떠도는 당신의 나쁜 소문을 듣고 놀랐어요. 그래서 저도 당신의 수많은 여자 중의 한 사람일것 같았고 분명 저를 갖고 노는 것 같아서 도망친 거에요!”“하지만 지금 너무 후회돼요.”“이제야 제가 참 어처구니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남궁설하는 과거의 자신을 용서해달라고 빌었다.그리고 자신이 아직도 그를 좋아하고 있다고 수줍게 고백했다.“저는 여전히 다른 남자와 아직 한 번도 자지 않은 깨끗한 몸이에요...”“우양주 씨, 우리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요.”“그때 당신과 약혼했던 여자는 저였고, 당신이 아내를 삼고 싶었던 여자도 저였잖아요!”“강하영은 그저 어디에 내놓아도 떳떳하지 못한 혼외자식일 뿐이에요. 이제 제가 이렇게 돌아왔으니까 우리 결혼해요. 그리고 애초에 시작하지 말았어야 할 강하영과의 감정은 모두 끝내버려요.”심지어 그날 밤, 남궁설하는 그의 앞에서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강하영을 풀어줄 수 없었다.하여 다시 비열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나쁜 계집애, 내가 너처럼 미련한 줄 알아?”“지금 여기서 살아남으려고 아무 말이나 하는 거잖아! 일단 내가 너랑 네 어머니를 풀어주면 그때 가서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가 알아?”남궁설하가 말을 이었다.“강하영, 잔꾀 부릴 생각하지 마. 나는 두 사람을 절대 풀어주지 않을 거야. 우리 어머니가 감옥에 갇힌 뒤로부터 무조건 복수하기로 마음먹었으니까!”“그리고 내가 했던 일들은 절대로 들키지 않을 거야.”“네가 죽어야 내가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아!”“그러면 나는 다시 아버지의 유일한 딸로서 사랑도 받고 남궁 가문의 재산도 물려받을 수 있겠지.”“우양주 씨는...”남궁설하는 포기하지 않았다.살짝 미소를 짓더니 강하영을 보며 말했다. “우양주 씨와 같은 남자는 사랑 감정이 그리 오래가지 못할 거야. 네가 죽어도 평생 다른 여자와 결혼하지 않을 사람이 아니니까.”“우씨 가문과 정략혼인을 맺을 집안은 오직 우리 남궁 가문밖에 없어.”“그때 가서 나는 다시 우양주 씨한테 시집가면 돼! 그러면 모든 걸 그때로 되돌릴 수 있어!”말을 마치고 남궁설하는 곧바로 손을 흔들어 그 네 명의 보디가드한테 계속하라고 명령했고 그들은 각각 초희와 강하영 앞으로 다가갔다.이때.강하영은 다가오는 남자들을 필사적으로 피하며 있는 힘껏 초희에게 달려가서 그녀를 자신의 뒤에 세웠다.그리고 매서운 눈빛으로 남궁설하를 쏘아보았다.“네 어머니가 감옥에 갇히게 된 건 불법적인 일을 벌였기 때문이잖아! 설마 너도 똑같은 길을 걷고 싶은 거야?”“남궁설희, 잘 생각해 봐. 네가 지금 벌린 이 모든 상황이 위법된 행위야. 네 어머니랑 똑같이 감옥에 갇히게 될 거라고!”“그리고 아까도 말했다시피 우양주 씨가 분명 모든 걸 조사해 낼 거야. 그리고 나를 죽인 주범이 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강하영은 또다시 큰 소리로 그녀에게 경고했다.“나랑 우리 어머
아무리 강하영이 지금 화가 나서 그를 만나주지 않는다고 해도, 문밖에서 이렇게나 오랫동안 문을 두드렸는데 아내라는 사람이나 장모님이라는 사람이 여태껏 못들은 척할 수 있나?우양주는 급히 호텔 매니저한테서 마스터키를 넘겨받고 문을 열었다. 하지만 방안에는 누구도 없었다. 이렇게 늦은 밤에 두 사람이 과연 어디로 갔을까?우양주는 마음이 혼란스러웠다.이날 저녁까지 그는 불안하기 그지없었다.아내를 달래주지 못할까 봐 걱정되었는데 와서보니 오히려 아내한테 일이 생긴 것 같았다.그는 사람을 보내 즉시 조사해 보라고 했다.우씨 가문의 후계자로서, Z그룹과 남궁 가문의 경영자로서 우양주도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어서 이런 일은 손쉽게 조사해 낼 수 있었다.우양주쪽 사람들이 곧 이 일의 배후에 남궁설하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남궁설하가 강하영과 초희를 납치해 갔다는 사실과 두 사람을 태우고 간 승합차도 알아냈다. 또한 위치추적까지 마친 뒤 지금 남궁설하가 있는 곳도 알 수 있었다.우양주는 즉시 사람들을 데리고 갔다.투투투.헬기의 프로펠러가 큰 소리를 내며 돌아가기 시작했다.대낮처럼 환한 서치라이트 불빛이 비춰지더니 승합차가 있는 주변을 수색하기 시작했다..민둥산.남궁설하와 강하영, 그리고 모두가 헬기 소리와 서치라이트 불빛을 보게 되었다.강하영은 속으로 드디어 누군가가 그녀를 구해주러 온 것 같아 매우 기뻤다.지금 거의 죽기 직전인데 갑자기 나타난 헬기를 보고 그녀는 의심할 여지 없이 한 남자를 떠올렸다.“엄마, 조금만 버텨요. 어쩌면 우리 살 수 있을지도 몰라요!”“아마도 우양주 씨인 것 같거든요!”“분명 우리를 구하러 왔을 거예요!”이때, 헬기는 그들의 머리 위까지 날아왔다.그리고 서치라이트를 지금 보디가드들에게 둘러싸여 피범벅이 된 강하영과 초희 두 사람에게 비췄다.“젠장!”우양주는 차갑게 욕설을 내뱉었는데 비록 소리는 크지 않지만 분명 모든 사람의 귓가에 또렷하게 들렸다.보디가드들은 이 상황이 어리둥절했다. 남궁설하가 눈
우양주의 난폭한 기운이 점점 짙어졌다.어떻냐고? 무슨 수를 써서든 그대로 갚아줄 것이다.우양주가 냉랭하게 말했다.“아가씨가 자극적인 걸 좋아한다는데 만족시켜드려야죠? 그냥 아가씨 부하들이 잘 모시면 되겠네요. 그리고...”우양주가 분부를 내렸다.“우리 와이프 몸에 채찍 상처가 얼마나 되는지 아가씨더러 잘 기억해내라고 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0배만 갚아줘, 목숨만 붙어있을 정도로 말이야. 그리고 정신 좀 차리게 바다에 거꾸로 매달아 놓아. 일주일 후에도 죽지 않았다면 어머니와 만나게 감옥에 보내.”말을 마친 우양주는 강하영을 안고 휙 떠나버렸다.헬기에 탑승하기 전에 우양주는 다정한 눈빛으로 품 안의 강하영을 바라보았다.“여보, 내가 너무 잔인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강하영이 두 눈을 희번덕거리고는 우양주에게 말했다.“왜요? 설하를 아끼기라도 하려고요?”그러자 우양주가 맹세했다.“절대 아니에요.”그는 뭐라 더 말하고 싶었지만 강하영이 버티지 못하고 기절해버렸다.우양주는 헬기를 타고 곧장 우씨 가문의 개인 병원에 도착했다.우양주의 몸에 비수가 꽂혀있는 걸 본 의사는 우양주의 상처부터 치료해주려 했다. 적어도 비수는 먼저 뽑아야 하니까.그런데 우양주가 거절했다. 그는 다가오는 의사들을 보며 말했다.“우리 와이프와 장모님부터 살려주세요.”그러고는 강하영을 수술 침대 위에 눕혔다. 의사들이 강하영을 수술실로 끌고 가는 걸 본 후에야 우양주는 스스로 비수를 뽑았다. 시뻘건 피가 사방에 튀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 그는 옆에 남은 의사들을 보며 덤덤하게 말했다.“상처 좀 처리해 주세요.”강하영이 수술을 받는 동안 우양주는 수술실 문 앞을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았다. 의사들은 먼저 그의 상처를 씻은 후 약을 바르고 봉합한 다음 붕대로 감고 나서야 치료를 마쳤다.맨 앞에 선 의사가 우양주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도련님, 도련님의 상처가 사실 아주 깊어요. 누워서 항생제라도 맞아야 해요. 맞지 않으면 상처가 더
우양주는 무척이나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당신이 걱정돼서 잠이 안 오는 걸 어떡해요!”강하영이 두 눈을 부릅떴다.“내가 안 죽는다고 했잖아요.”우양주가 대답했다.“그건 나도 알아요.”우양주는 커다란 두 손으로 강하영의 손을 꼭 잡더니 그녀를 그윽하게 쳐다보며 말했다.“의사 선생님이 당신 괜찮으니까 꼭 깨어날 거라고 했어요. 몸의 상처도 걱정할 필요 없어요. 보기에는 흉해도 절대 흉터 남지 않을 거예요.”우양주는 강하영이 그에게 화를 내고 이혼하겠다고 하면서 초희와 함께 나간 후로 잠을 제대로 잔 적이 없었다. 어젯밤에도 밤새 강하영의 곁을 지키느라 두 눈에 핏발이 다 섰다. 강하영이 잘못되는 상상만 하면 두려움이 덜컥 밀려왔다.“당신에게 아무 일 없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무슨 일이라도 있었더라면 나 어떻게 살아요?”우양주는 강하영의 두 손을 꼭 잡고 가까이 다가가 입맞춤했다. 그러고는 사랑이 가득 담긴 두 눈으로 강하영을 다정하게 쳐다보았다.“여보, 그만 화 푸면 안 돼요? 내가 진짜 잘못했어요. 그리고 내가 한 말 전부 진심이에요. 당신을 만나기 전에는 여자도 많이 만났고 안정적인 삶을 생각했던 적이 없었어요. 당신에게 우리 부모님에 관한 얘기 안 했죠? 사실 부모님의 영향 때문에...”그날 우양주는 많은 얘기를 했다. 강하영에게 부모님에 관한 얘기도 해주었다. 그가 열몇 살 때 아버지와 어머니가 자주 싸우는 걸 목격했는데 결국 부모님은 이혼했고 아버지는 어머니의 사촌 여동생과 결혼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또 아버지와 사촌 여동생의 배신으로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어느 날 자살로 자신의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우양주는 낮게 깔린 목소리로 계속 말했다.“어머니가 사랑에 미친 모습을 직접 봤거든요. 맨날 우울하게 있다가 결국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우리 어머니는 사랑에 대한 집착이 너무 심해요.”우양주가 이어 말했다.“난 아버지의 아들이잖아요. 그래서 아버지의 무책임함과 무정함을 물려받았을까 봐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