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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나랑 같이 있자

윤성아는 이제야 술집 복도에서 강주환과 부딪친 일이 떠올랐다. 4년 전으로 돌아간 꿈을 꾸는 줄 알고 비몽사몽 그의 키스를 받아준 일도 포함해서 말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술을 마시지 않는건데...’

뒤늦게 후회되기는 했지만 소용없었다. 일은 이미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새로운 생활을 위해 강주환을 떠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렇게 다시 만나니, 윤성아는 힘이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강주환은 짙은 술 냄새를 풍기며 윤성아의 허리를 꼭 끌어안은 채 새근새근 숨을 쉬고 있었다. 전화벨 소리에도 전혀 영향받지 않은 모습이었다.

윤성아는 강주환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거부감이 들었다. 그래서 이 틈을 타서 도망가려고 했다. 지금은 일단 그의 품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그의 손을 들어 올려 몸을 일으키려는 찰나, 그는 갑자기 몸을 뒤척이며 윤성아의 손목을 잡았다.

“가지 마, 나랑 같이 있자.”

윤성아는 흠칫 놀라며 그대로 얼어붙었다. 심장은 마치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크게 뛰었다. 다행히 강주환은 진짜 깨어난 것이 아닌 잠꼬대를 했을 뿐이고 지금도 그녀의 손목을 잡은 채 조용히 숨을 쉬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윤성아는 강주환이 깊이 잠들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의 손을 밀어내고 주섬주섬 옷을 입었다. 그리고 마치 도둑고양이처럼 룸 밖으로 나갔다.

같은 시각, 안효주도 같은 술집에 있었다.

안효주는 안씨 가문의 둘째 딸로 겉보기에는 못 하는 게 없는 완벽한 재벌가의 자제이다. 하지만 그것은 전부 부모님을 기쁘게 해주기 위한 연기에 불과했고, 사석에서는 꽤 방탕한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운성시와 영주시의 재벌가 자제들이 주로 안효주의 술자리 친구가 되어줬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룸 안에서 노래를 부르고 술을 마시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약과 술을 번갈아 하며 진작 이성을 놓고 한데 뒤엉킨 남녀를 보고서는 따라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자기야, 보고 싶어. 우리 지금 만나자!」

「알았어, 지금 갈게.」

안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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