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신우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강하성을 쳐다보며 부드럽게 웃었다.“무서워하지 마. 너랑 누나 아무 일도 없을 거야.”“삼촌과 약속 하나 하자.”“너랑 누나 다 안전해지면 누나에게 내가 많이 미안했다고 전해줘.”“용서…”“제발 용서해 달라고 전해줘…”양신우는 마지막 힘을 다해 이 말을 내뱉고는 생기 없는 얼굴로 손을 축 늘어트렸다. 그러더니 영원히 눈을 감았다.“삼촌!”양신우는 죽었지만 죽어서도 강하성을 보호하는 자세를 취하고 강하성을 꼭 끌어안고 있었다.신명훈의 부하가 양신우의 손을 뜯어냈다. 그러더니 강하성을 데려가 신명훈에게 건네주었다.윤정월도 양신우 앞으로 달려갔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바닥에 주저앉아 피로 범벅이된 채 쓰러져 숨이 끊어진 양신우를 끌어안았다.“아들!”“내 아들아!”윤정월은 양신우의 시체를 안고 통곡했다.“왜 그렇게 미련해? 내가 말했잖아. 윤성아는 누나가 아니라고!”“왜?”“이렇게 젊은 나이에 왜 이렇게 죽어버린 거야. 엄마는 어떻게 살라고?”비통함에 통곡하면서도 윤정월은 원망이 우선이었다. 그녀는 양신우를 죽인 원수를 한에 서린 눈빛으로 노려보며 몸을 일으켰다. 그러더니 그쪽으로 걸어가 단번에 끌어냈다.“네가 내 아들 죽인 거야?”“갈기갈기 찢어 죽여도 모자랄 놈!”“내 아들 목숨 물어내!”“그만해!”신명훈이 언성을 높였다. 그러더니 음침한 눈빛으로 윤정월을 보며 말했다.“당신 아들의 죽음은 사고야. 말만 잘 들었어도 죽진 않았을 거야.”“…”윤정월은 아들을 잃었다. 어릴 때부터 끔찍이 아끼던 아들이었다. 하지만 신명훈 앞이라 그녀도 길길이 날뛰지는 못했다. 하여 그녀는 이 모든 것을 윤성아에게 돌릴 수밖에 없었다.이게 다 그 천한 것 때문이라고 윤정월은 생각했다. 그 천한 것만 아니었어도 소중한 아들은 죽지 않았을 것이다. 그 천한 것을 죽여달라고 빌 만큼 괴롭히다가 죽여버리겠다고 윤정월은 다짐했다.“대표님.”신명훈의 부하가 황급히 달려오더니 보고했다.“차 열몇 대가 우리
한 시간이 좀 지나 강주환이 운성시에 도착했고 먼저 병원으로 향했다.그때도 윤성아는 응급실에서 나오지 못했다.강주환은 응급실 밖에서 기다렸다. 중간에 신명훈이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강주환이 살기를 내뿜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신명훈에게 말했다.“내 여자 아직도 응급실에 나오지 못했어요.”“신 사장님은 일단 조금 기다려요.”“물론 제 아들은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아니면…”강주환은 더는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까만 눈동자로 진하상에게 물었다.“찾았어?”“아직입니다.”진하상이 대답했다.강하성이 납치된 걸 안 다음부터 강주환은 바로 운성시에 있는 강씨 집안의 모든 세력을 동원했다.비록 강주환은 지금 병원을 지키고 있지만 부하의 세력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고 안 씨 집안 사람들과 같이 찾고 있었다. 아직 찾지 못했지만 말이다.하지만 강씨 가문과 안씨 가문이 손을 잡은 이상 신명훈이 강하성을 어디로 데려갔는지 짧은 시간 내에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한 시간쯤 더 지나 응급실 문이 열렸고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가 안에서 나왔다.강주환이 온몸으로 차가운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그가 몇 걸음 앞으로 걸어가 물었다.“상태는 어떤가요?”의사가 멈칫했다. 강주환의 기운에 놀란 듯 보였다.“환자분 상태가 아주 심각합니다.”“여러 번 세게 가격당하다 보니 머리에 출혈이 좀 있고 팔도 부러지고 갈비뼈도 몇 개 부러졌습니다.”“심각한 내상을 입었고 내출혈이 동반되어 있습니다.”이 모든 걸 듣고 있는 강주환이 점점 더 무서운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윤성아는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안효연과 나엽이 마음이 아파 발을 동동 굴렀다.“젠장.”나엽이 참지 못하고 욕을 내뱉었다.“안효주 처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쓰레기야.”“8년 전에도 언니를 죽이려고 했던 사람이야. 얼마 전에는 아버님까지 죽이려고 했고.”“지금은 감히 하성이까지 납치하다니.”“하성이가 자기…”나엽과 안효연은 이미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강하
신명훈은 충분히 은밀하다는 이유로 몇 년 전 이 집을 사들였다. 신명훈은 이 집에서 많은 부당한 짓거리를 했다.안효주는 강하성을 데리고 지금 이 별장에 숨어있다. 밖에는 몇십 명의 경호원이 지키고 있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강주환과 안 씨 집안의 세력이 이곳을 찾아냈고 강주환이 이곳에 도착해 손쉽게 별장을 손에 넣었다.“쾅!”하는 소리와 함께 별장 대문이 열렸다.올 블랙 차림의 강주환이 걸어들어왔다. 그의 뒤로 김시우와 열댓 명의 경호원이 따랐다.안효주가 바로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와 동시에 안효주를 따라 온 신명훈의 부하들과 거실에 같이 남아있던 남자 몇 명이 경계 태세를 취했다.그들은 모두 깐깐하게 선발된 싸움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신명훈이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남겨놓은 사람들이었다.“아빠!”강하성은 걸어들어온 남자를 보고 바로 강주환 쪽으로 달려가려 했다.안효주가 한발 빠르게 강하성을 잡아 자기의 품에 꼭 끌어안았다.“주환 씨, 여긴 어쩐 일로?”“허!”강주환이 차갑게 웃었다. 그러더니 한 걸음 한 걸음 그쪽으로 다가갔다. 안효주를 보는 까만 눈동자는 살기가 가득했다.“하성이 이리 줘.”“…”안효주가 고분고분 줄 리가 없었다. 그러면서 빠르게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죽고 싶어 환장했구나.”강주환의 살기가 더 짙어졌다.“주환 씨, 더는 다가오지 마요.”강주환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안효주는 신명훈의 계획이 실패했음을 바로 눈치챘다.하여 안효주는 강하성의 목을 조르며 말했다.“하성이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요. 하성이 내가 배 아파 낳은 자식이에요.”“내 친아들이라고요!”안효주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강주환을 쳐다봤다.“당신이 나를 이렇게 만든 거예요.”“주환 씨, 난 당신을 너무 사랑해서 당신과 결혼해서 세 사람이 행복하게 지내고 싶었어요.”강주환이 차갑게 웃으며 계속 안효주 쪽으로 걸어갔다.“다가오지 마요!”안효주가 계속 뒤로 물러섰다. 그러다 발을 잘못 디뎌 넘어질 뻔했다. 그녀는 매
김시우는 다른 사람에게 시키지 않고 안효주에게 걸어가 그녀의 복부를 세차게 걷어찼다.“우두둑.”뼈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안효주가 극심한 고통에 억지로 정신을 차렸고 처참한 비명을 내질렀다.이제 시작이었다.김시우는 안효주를 바닥에서 들어 올려 무쇠와도 같은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고 안효주를 샌드백 삼아 쥐어팼다.“악!”안효주의 비명이 점점 높아졌다.얼굴에 피멍이 들었고 눈에서도 피가 나기 시작했다.“그만 때려요.”“제발, 그만 좀 때려요.”……그녀를 때리지만 않는다면 무릎을 꿇으라고 해도 좋았다. 하지만 안효주가 아무리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김시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주먹으로 계속 내리쳤다. 그러더니 샌드백을 차듯 한발 두발 안효주를 걷어찼다. 그러고는 다시 안효주를 주워와서 다시 걷어차기를 반복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안효주의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 머리는 돼지머리처럼 부어올랐고 성형을 한 얼굴도 이리저리 변형되고 뒤틀려 보기가 너무 흉측했다. 뼈도 얼마나 부러지고 부서졌는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안효주는 그렇게 걸레짝처럼 바닥에 버려졌다.숨이 간들간들했고 넘어가기 직전이었다.김시우는 그제야 행동을 멈추었다. 그는 안효주를 들고 경찰서로 향했다.한편.진하상은 이미 모든 상황이 마무리되었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경찰에 연락해 신명훈을 연행했다.강주환의 사람들은 신명훈의 지시하에 강하성을 납치한 악한 세력을 일망타진해 경찰서로 연행했다.안효주와 신명훈은 납치와 공갈 및 상해죄로 경찰서에서 조사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강주환은 신명훈이 장기적으로 탈세와 밀수를 감행하고 사채를 놓아 사람을 해친 많은 증거를 제공했다.……병실.중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진 윤성아는 원래 이튿날 깨어날 수 있다고 했지만, 그날 밤 잠에서 깼다.눈을 뜬 윤성아는 침대 옆을 지키고 있는 남자를 발견했다.“당신…”“하성이는요? 그리고 신우는요?”윤성아는 까만 눈동자로 남자를 뚫어져라 쳐다봤다.“주환 씨, 하성이랑 신우 괜찮은 거죠? 무
강하성이 납치된 사건은 전체 성운시를 뒤흔들었다.권모술수 신명훈은 이번에도 납치 공갈 사건에서 완전히 빠져나왔다. 자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건이고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뗐다. 자신은 그저 안효주를 수양딸로 삼았기에 딸을 위해 입장을 따지기 위해서라고 했다.안효주가 강하성을 납치하고 강주환을 협박한 것에 대해서는 아예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신명훈은 잠시 풀려났다.하지만 이때 강주환이 제공한 탈세 증거로 신명훈은 국세청의 조사를 받았고 기소되어 20억을 추징당했다.밀수와 사채를 놓아 사람을 해친 일은 관련 부서의 조사를 받았고 수많은 소송에 휘말렸다.강주환의 복수도 물밀듯 밀려들었다. 호진 그룹은 신명훈이 운성시에서 일궈놓은 모든 산업을 인수하고 무너트렸다.신명훈은 손실이 막대했다.운성시에 신명훈이 발붙일 곳이 거의 없었다. 그저 가만히 이 모든 걸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안효주는 납치 사건의 주범임이 틀림없었다.하지만 그녀는 눈물로 경찰 측에 자신이 강하성의 친모라고 호소했다. 그저 아들이 보고 싶어서 데려갔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조금은 정상 참작이 되었다.윤성아를 심하게 다치게 한 사건은 안효주가 자신도 중상을 입었다고 호소했다.신명훈은 안효주에게 변호사를 선임해 줬다.결국 법원의 심판을 거쳐 안효주는 징역을 살게 되었지만, 사형은 아니었다. 기소를 당하더라도 기껏해서 몇 년간 감옥살이하게 될 뿐이었다.온몸에 심각한 상처를 입고 숨만 겨우 붙어있는 안효주도 치료하러 병원에 입원했다.경찰 측 사람들이 지키고 있었다.침대에 누워있는 안효주는 음침하게 웃었다.그녀는 죽을 리 없었다. 신명훈이 분명히 자신을 구해 줄 것이고 감옥살이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윤성아 그 천한 것은 절대 이대로 넘어가기 싫었다. 언젠간 윤성아 그 천한 것을 직접 죽여버리리라 다짐했다.윤성아는 이 모든 걸 알고 있었다.안효주가 그렇게 쉽게 몇 년만 감옥에서 살다가 나오게 두고 볼 수가 없었다.윤성아는 안효주가 몇 년 전 양지강
윤정월은 죽일 듯이 윤성아를 노려보며 말했다.“양지강은 내 남편이야. 차에 치여 죽은 거 와이프인 나도 뭐라 안 하는데 네가 뭔데 계속 추궁해?”“전에 내가 말했잖아. 그 일은 그만하기로.”“그리고 신우는…”양신우의 죽음을 말하자 윤정월은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하지만 눈물을 뚝뚝 떨구면서도 눈동자는 윤성아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신우가 죽은 것도, 다 천한 네년 때문이야!”“물어내! 내 아들 목숨 물어내!”윤정월이 명령식으로 윤성아에게 말했다.“효주까지 해치게 두진 않을 거야. 사람을 시켜서 경찰서에서 증거 빼내게 할 거야!”“그건 불가능하죠.”윤성아가 말했다. 그녀도 안효주가 자신이 했던 짓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고 싶었다. 아무도 그녀를 막을 수 없었다.윤정월이 극도로 분노하며 말했다.“네가 감히 내 말을 안 들어?”윤정월은 눈동자가 빨개졌고 감정을 억누르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넌 아빠도 모자라서 네 친동생까지 죽였어.”“지금은 이 엄마도 죽이게?”윤정월은 이미 이유까지 다 생각해 두었다. 그래서 소리내 말했다.“안효주는 이미 나를 엄마로 인정했고 늙어서 효주가 효도하기를 기다리고 있어.”“근데 네가 감옥으로 보내면 난 어떡해?”윤성아의 까만 눈동자에 슬픔이 가득 차올랐다. 그녀는 윤정월을 보며 말했다.“나한테는 참 각박하네요. 한 번도 아니고 몇 번이나 나를 배신했고, 신우더러 하성이를 데려가라고 꼬드겼어요.”“신우를 죽인 게 당신이라는 생각은 안 해요?”“나 아니야!”윤정월이 험악한 눈빛으로 윤성아를 보며 말했다.“너야! 재수 없는 네년이야. 천한 것, 네가 우리 신우를 죽인 거야!”윤정월이 저주를 퍼부으며 욕했다. 어찌 됐든 윤정월은 윤성아가 안효주에 대한 고소를 취하할 것을 요구했다.“허허.”윤성아가 차갑게 웃었다. 그러더니 윤정월을 보며 말했다.“왜 내가 안효주를 도와야 하죠? 이미 당신을 엄마라고 생각한다면서요. 허허. 사실 엄마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진짜 엄마 아니에요?”
지금 윤성아의 호소를 들으며 양신우를 죽인 게 윤정월 자신이라고 하자 윤정월은 거의 붕괴 직전이었다.윤정월은 눈빛이 매서웠고 큰 소리로 말했다.“네 말이 맞아. 효주 내 친딸 맞아. 20년 전 내가 내 손으로 너랑 바꿨지.”“재수탱이.”“네가 명이 이렇게 질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너를 목 졸라 죽이는 건데.”윤정월이 악을 쓰며 아우성 쳤다. 그러면서 말을 이어갔다.“원래 너를 버리려고 했는데 네가 우는 바람에 내가 마음이 약해졌어.”“내 딸이 너의 삶을 빼앗았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껴서 차라리 너를 키우자는 생각을 한 거야.”윤정월은 그때 그런 생각을 한 걸 후회하고 있었다.“선심을 쓰는 게 아니었어.”윤성아가 놀랐다. 하지만 너무 의외는 아니었다.안효주가 윤정월의 친딸임을 안 그날부터 강주환과 윤성아는 이미 윤성아가 진짜 안씨 집안 둘째 아가씨임을 눈치챘고 어릴 때 안효주와 신분이 바뀐 게 아닌지 의심했다.하지만 이 모든 게 진짜일 줄이야.윤성아는 까만 눈동자로 미친 듯이 날뛰는 윤정월을 쳐다봤다.“내가 태어나자마자 나를 훔쳐 간 게 당신이었군요.”“당신이 내가 태어나자마자 안효주랑 신분을 바꿔치기 한 거네요.”윤성아가 순간 울음을 터트렸다.“나는 혹시나 잘못 안은 게 아닌가 이 모든 게 사고라고 생각했어요. 나와 안효주 다 당신의 친딸은 아닐지 생각했다고요!”“근데 사실 그런 거였다니.”윤성아가 어릴 때부터 고생하며 비참하게 산 건 누군가의 음모로 이루어진 것이었고 원래 겪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윤정월이 음침한 표정으로 말했다.“너처럼 명이 질긴 재수탱이가 내 딸일 리가 없잖아?”“허허.”“너 때문에 내 생활이 무너졌어.”윤정월은 이 모든 걸 호소하며 말했다.“너 같은 천하고 재수 없는 년 때문에, 너라는 숨겨진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내 생활이 얼마나 고달팠는지 알아?”“어렵게 양지강을 만나 좀 편해지나 했더니, 또 재수없는 네년 때문에 양지강은 도박이나 하고.”“너 때문에 양지강도 결국 죽은 거야.”“지
안진강이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그는 황송했고 최대한 부드러운 눈빛으로 윤성아를 쳐다봤다.“내 새끼, 아빠가 지켜주지 못한 거 용서해 줄 수 있겠니?”“네가 원망해야 할 사람은 아빠야.”“엄마가 너를 낳자마자 내가 데려갔어. 지금까지 네 엄마는 수백 번 효주가 우리 딸이 아닌 것 같다고 의심했어.”“네 엄마는 좋은 엄마야.”“엄마는 몇 년째 몸이 안 좋아. 엄마 원망하지 않으면 안 되겠니? 나를 인정하지 않아도 좋아. 그래도 엄마만큼은 인정해 줘.”윤성아는 부드럽기 그지없는, 눈빛에 자애로움과 죄책감으로 가득 차 있는 안진강과 그와 똑같이 이런 자신을 가슴 아파하며 자애로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서연우를 가만히 쳐다봤다.윤성아가 그들을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전에 안효연의 요구로 윤성아는 안효연을 가장해 안 씨 집안에 갔을 때 안진강과 서연우를 만난 적이 있었다.그때도 그들은 자신을 매우 반겨주었고 아껴주었다.처음 그들을 만났을 때부터 윤성아는 그들에게서 무언의 친밀감을 느꼈다. 심지어 안효연처럼 행운스럽게 이런 자애로운 부모님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진짜 그들이 자기의 부모님일 줄은 몰랐다.“내 새끼, 정말 효연이와 똑 닮았구나. 만약 너를 조금 더 일찍 만났다면 난 네가 내 딸인 걸 단번에 알아봤을 거야.”서연우는 끝내 손을 내밀어 윤성아의 눈물을 닦아줬다.그녀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지만, 눈빛은 여전히 자애로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아이고, 내 새끼, 이제 불행한 날은 다 지나갔어.”“이제부터는 아빠 엄마가 너를 지켜줄 거야. 그 누구도 괴롭히지 못하게 꼭 지켜줄 거야.”이런 분위기 속에서 안효연도 울음을 터트렸다.“엄마, 아빠, 사실은 전에 성아 이미 만난 적 있어요.”안효연이 말을 이어갔다.“전에 한번, 나엽이랑 나갔다가 시간이 늦어져서 성아더러 저인 척해달라고 했었어요…”안효연은 침대에 누워 있는 윤성아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입꼬리에는 웃음이 걸려 있었다.“성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