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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결혼해줘요

나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아픔과 슬픔이 담긴 눈빛을 보였다.

‘정말 그럴까요? 소식이 없이 지낸 지 벌써 5년이나 되었는데 정말로 돌아올까요?! 정말로 제가 찾을 수 있을까요?'

이내 그의 눈빛에 서렸던 안개가 걷히고 눈빛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는 분명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예전 그에겐 돈과 권력이 없었다. 그리고 나중에 연예계로 발을 들였을 땐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이젠 달랐다. 모든 사람이 그가 이미 죽어버렸을 거라고 믿고 있었고 심지어 그의 매니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랬기에 언론에는 이미 그가 연예계를 은퇴했다는 기사가 뜨게 되었다.

이건 좋은 일이었다.

5년 동안 열심히 산 끝에 나엽은 돈과 권력을 어느 정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그에겐 시간도 있었다.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만의 그녀를 찾아 떠나도 되었다. 그는 분명 그녀를 찾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

깊은 밤, 병실은 아주 고요했다.

윤성아는 일주일간 의식 없이 잠들어 있었던 탓인지 잠이 오지 않았다.

크루즈에 무서운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결국 그녀는 선실에 갇혔던 나엽을 구하고 함께 바다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거센 파도에 휩쓸려 그녀는 정신을 잃게 되었을 때, 어렴풋이 남은 정신으로 생각했었다. 이대로 죽는 걸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살아 숨 쉬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임신도 했다. 윤성아는 저도 모르게 손을 여전히 평평한 배 위로 올리며 살살 어루만졌고 눈가엔 어느새 눈물이 맺혔다. 그녀는 목멘 소리로 말했다.

“아가야, 또 엄마한테 찾아온 거야?”

일전에 임신했을 때, 그녀는 아이의 존재를 모른 채 유산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다시 임신하게 되었고 아이가 하늘에서 엄마를 선택할 때 다시 한번 그녀를 선택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래서 또다시 임신한 거라고 여겼다.

윤성아는 분명 전에 배 속에 있었던 아이가 그녀가 너무 슬퍼하는 모습에 다시 한번 그녀를 찾아온 것이라고 생각했디. 촉촉해진 눈가엔 어느새 눈물 한 방울이 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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