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네...”댓글 알바가 말끝을 흐렸다.“말해. 도대체 누가 한 거냐고!”고유나의 짜증스러운 목소리에 댓글 알바는 눈을 꼭 감고 대답했다.“고객님 전 약혼남께서 하신 것 같습니다.”댓글 알바의 말에 고유나가 흠칫했다.뭐? 부시혁이? 부시혁이 어떻게...고유나는 휴대폰이 부서질 정도로 휴대폰을 세게 움켜쥐었다.한숨을 푹 내쉰 고유나는 다시 이성을 되찾았다.“그래서 지금 인터넷 상황은 어때?”“윤슬 씨에 대한 기사는 거의 다 삭제된 상태입니다. 여러 SNS에서 발표한 글들도 거의 삭제되었고요. 고객님께서 발표
“별일은 아니고 그냥 네가 걱정돼서.”부시혁의 뜨거운 눈빛에 윤슬의 눈동자가 반짝였지만 곧 어색하게 고개를 돌려버렸다.그의 마음을 다 알고 있으면서 애써 모른 척 한다는 걸 눈치챈 부시혁은 또다시 가슴이 답답해졌다.“그냥 내가 그렇게 하고 싶어서 그래. 부담 갖지 마.”“알아요. 그래도...”윤슬이 입술을 깨물고 뭔가를 말하려던 그때.“대표님, 큰일 났어요!”이때 사무실 문이 벌컥 열리고 박 희서가 부랴부랴 들어왔다.박희서의 다급한 모습에 윤슬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무슨 일이죠?”“고유나... 고유나 그 여자가
“괜찮아. 내가 관련 부서 쪽에 말해 둘게. 내일 안에 모든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말이야.”부시혁의 자신만만한 표정에 윤슬이 미간을 찌푸렸다.윤슬이 거절하려는 걸 눈치챈 걸까? 부시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신세지고 싶지 않은 마음 이해해. 하지만 신세를 한번 지든 두번 지든 질적인 차이는 없는 거잖아? 한번에 보답하면 되지 뭐.”부시혁의 말에 말문이 막힌 윤슬이 입을 벙긋거렸다.그래. 부시혁 말이 맞아. 한번 도움을 받는 거나 두번 도움을 받는 거나 본질적으로 다를 건 없어. 그리고 난 회사의 대표야.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윤슬의 말에 부시혁의 표정도 어두워졌다.고유나의 라이브 방송을 보기 위해 부시혁이 더 가까이 다가왔지만 윤슬은 딱히 그를 막지 않았다.고유나의 라이브 방송을 클릭한 윤슬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그도 그럴 것이 라이브 방송에 들어온 시청자들만 수십만 명, 댓글창은 쏟아지는 댓글들로 고유나의 얼굴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연예인들의 라이브 방송에도 수십만 명은 모이기 힘든데 놀라울 따름이었다.환자복 복장의 고유나는 창백한 안색에 빨간 눈시울로 카메라를 보고 있었다.“오늘 제 라이브 방송을 보러 와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고유나는 머리를 무릎에 파묻은 채 오열하기 시작했다.“뭐? 6명?”“헐, 한 명도 아니고 6명?”“어떻게 같은 여자로서 이런 짓을 할 수 있지? 이건 단순한 성폭행이 아니라 살인미수야.”한편 역시 댓글을 확인하던 윤슬은 차오르는 분노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안쓰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던 부시혁이 윤슬의 어깨를 토닥였다.“너무 흥분하지 마. 몸 상하겠다.”“어떻게 흥분을 안 할 수가 있어요? 저 여자가...”“그래, 네 마음 알아.”모니터 속 고유나를 바라보는 부시혁의 눈동자에서 고요한 폭풍이
펑!댓글 내용과 고유나의 의기양양한 얼굴을 바라보던 윤슬이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책상을 쾅 내리쳤다.그 모습을 보던 부시혁이 다급하게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왜 이래요?”갑작스러운 스킨십에 윤슬이 손을 홱 빼갔다.잔뜩 경계하는 윤슬의 모습에 부시혁의 가슴이 욱신거렸다.“그냥... 손 다친 게 아닌가 해서.”“책상 조금 내리친 걸로 다칠 리가 없잖아요.”무덤덤한 윤슬의 모습에 부시혁이 고개를 끄덕였다.“그, 그럼 다행이고. 앞으로는 아무리 화나도 뭐 치고 그러지 마. 다치면 어떡해.”“저 애 아니에요. 그런 일까지
그런데 그 사람이 FS그룹의 부시혁 대표였다니...“부, 부 대표님이 어떻게 여기에...”흔들리는 눈동자로 부시혁과 윤슬을 바라보던 주호준이 말을 이어갔다.“혹... 혹시 두 사람...”“윤슬 대표와 일적으로 할 얘기가 있어서 온 겁니다. 윤슬 대표가 신에너지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건 아시죠?”부시혁이 담담한 말투로 주호준의 추측을 부인했다.물론 윤슬이 걱정되어 오긴 했지만 그렇게 말하면 윤슬의 입장이 난처해질 거라는 걸 알았기에 대충 핑계를 댈 수밖에 없었다.한편, 윤슬 역시 부시혁이 거짓말을 하는 걸 보고 눈썹을
부시혁이 정말 다른 인력으로 그의 자리를 대체하고 다른 기업에까지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다면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거나 마찬가지니 떠날 수 있을 리가.그리고 애초에 회사를 나갈 생각도 없었다고!“윤 대표님 생각은 어떠세요?”비록 주호준도 끔찍했지만 부시혁의 사람들이 천강그룹에 들어오는 건 더 싫었다.부시혁에게 또 신세를 지는 건 죽는 것보다 싫었기에 결국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주 대표님은 참 농담이 심하시다니까요. 오늘 일은 여기까지 하시죠.”“그래요.”부시혁이 실망스러운 듯 살짝 입맛을 다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