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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9화

“그러니까... 만일이라고 하잖아요, 만일.”

강서연이 최연준을 보며 말했다.

“만약 만나면 어떡할 거예요?”

최연준이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무슨 일이든 만약이 가장 무서운 법이다. 여자가 한 가설에 빠지게 되면 머릿속에 사랑과 원한에 관한 막장 드라마가 펼쳐지는데 아마 곽보미도 이런 막장은 만들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만일이라는 질문을 회피해도 결과는 아주 심각할 것이다.

최연준이 피식 웃었다. 인제 이런 질문에는 육경섭보다 경험이 훨씬 더 많았다. 고작 이런 쉬운 문제가 그의 발목을 잡을 리가 있겠는가?

그는 목청을 가다듬고 그럴듯하게 물었다.

“만약 만난다면? 그럼 난 그 사람과 어디서 만났는데?”

“그러니까...”

강서연이 두 눈을 깜빡였다.

“그냥 우연히 아무 곳에서 만났어요.”

“당신 남편이 아무 곳에나 갈 사람이야?”

“그럼... 그럼 길에서 만났다고 해요.”

“당신 남편은 항상 차를 몰고 다녀서 길에서 막 한가롭게 돌아다니지 않아.”

강서연이 웃음을 터트렸다.

“두 사람 차가 서로 부딪쳤어요.”

그녀는 최연준의 함정에 이미 빠졌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점점 주제를 벗어났다.

최연준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그녀의 머리를 다정하게 어루만졌다.

“그 사람이 내 차를 박았어?”

강서연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러자 최연준도 바로 정색했다.

“그럼 경찰에 신고해야지. 대체 운전면허를 어떻게 땄기에 길에서 그런 식으로 운전하는 거냐고 따질 거야.”

강서연은 멍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 사람 과실이 100%니까 내 차도 물어줘야 해.”

“여보?”

“그리고 변호사도 부를 거야. 만약 돈을 물어주지 않는다면 소송까지 가야지. 집이 망해서 얼굴도 못 들고 다니게 만들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요.”

강서연은 점점 더 어리둥절해졌다.

‘대체 어쩌다가 이 화제로 넘어온 거지?’

최연준의 입가에 우쭐거리는 미소가 새어 나왔다. 그런데 강서연이 고개를 들자마자 딱 걸리고 말았다.

“옆으로 새지 말고요. 그냥 그런 여자를 만나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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