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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4화

의사는 강서연 모자가 무사하도록 책임질 테니까 최연준더러 뒤로 조금 물러나라고 했다.

최연준은 분만실에서 이리저리 거닐며 안절부절못했다.

강서연은 그가 걱정할까 봐 입술을 꽉 깨물고 최대한 소리를 지르지 않으면서 의사의 지시에 따라 힘을 주었다.

무통 주사의 약효가 퍼진 건지, 아니면 진통에 적응된 건지 강서연은 아까처럼 그리 아프지 않았다.

“잘하고 있어요, 사모님...”

조산사가 옆에서 도와주었다.

“지금 심호흡하고 힘주세요!”

“계속 힘주세요!”

“사모님, 아이의 머리가 보여요.”

최연준은 심장이 튀어나올 정도로 쿵쾅거렸다.

“잘하고 있어요, 사모님. 계속 이렇게 힘주세요.”

“조금만 더 버텨요. 곧 나옵니다.”

강서연은 온몸이 마비되었고 누군가 자신의 몸을 두 쪽으로 마구 찢어놓는 것만 같았다. 이젠 힘을 주는 건 그녀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아이는 세상 밖으로 나오려고 안간힘을 썼고 그녀도 마지막 힘을 쥐어짰다.

“응애응애.”

우렁찬 울음소리가 분만실에 울려 퍼졌다. 힘들었던 전투가 드디어 끝이 났다.

강서연은 거의 탈진했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분만실 침대에 기댔다.

최연준은 가슴이 벅차올라 두 손을 부들부들 떨며 자리에 굳은 채로 서 있었다.

“축하드립니다, 도련님.”

의사가 아이를 안고 그에게 보여주었다.

“남자아이이고 몸무게는 8.8파운드예요.”

최연준이 화들짝 놀랐다. 8.8파운드면 거의 4㎏에 가깝다. 어쩐지 울음소리가 아주 힘이 넘치더라니 통통한 남자아이라서 그런 거였구나.

의사는 아이를 강서연에게도 보여준 후 목욕하러 데려갔다.

조산사는 강서연에게 마지막 뒷정리를 해주었고 최연준은 조각상처럼 옆에 멍하니 서 있었다.

아들이 생긴 그 벅찬 기분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 그런데 흥분 다음에 밀려온 건 속상함이었다.

통통한 아들을 낳느라고 강서연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

예전에 누군가에게서 여자는 목숨 걸고 아이를 낳는다는 말을 들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 말의 깊은 뜻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조금 전 강서연이 분만실에서 겪은 과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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