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73화

윌이 잠깐 놀라는가 싶더니 이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마 추방될 때까지 못 만날 겁니다.”

그러자 나석진이 흥분하며 소리를 질렀다.

“왜요?”

“규정에 따라 불법체류자는 심문을 받고 절차를 거친 후에 담당자가 국경선까지 압송하는데 국경을 나가는 걸 직접 확인까지 하거든요. 그리고 이 과정이 아주 엄격해서 만날 방법이 없어요.”

나석진의 낯빛이 사색이 되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참 후 윌이 그를 보며 말했다.

“석진 씨, 심문 시간은 일반적으로 5일을 초과하지 않아요... 마지막 날에 경찰서 문 앞에서 얼굴을 볼 수 있을지도 몰라요.”

나석진은 바람 빠진 고무공처럼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고 말을 마친 윌은 별장을 나섰다.

강서연과 최연준은 나석진의 양옆에 나란히 앉았다. 두 사람이 입을 열려던 그때 나석진이 갑자기 또 벌떡 일어난 바람에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나석진은 마치 미친 사람처럼 밖으로 뛰쳐나갔다.

“어휴...”

강서연이 나석진을 부르려 하자 최연준이 말렸다.

“그냥 가게 내버려둬.”

“오빠가 어디 가는지 알아요?”

“당연히 경찰서로 가겠지.”

최연준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예전에 강서연이 회사 기밀을 누출했다는 누명을 썼을 때 최연준은 영국에 있었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최연준도 미친 듯이 강주로 날아와 경찰서에서 그녀를 기다렸었기에 지금 나석진의 기분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했다.

“서연아.”

최연준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안고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기다리는 것뿐이야.”

강서연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배가 불편해지더니 뭔가 아래로 내려오는 것만 같았다...

연신 심호흡하자 코끝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고 진통이 점점 명확해졌다.

“여보, 왜 그래?”

최연준이 바짝 긴장했다.

“나...”

강서연이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진통이 시작된 것 같아요...”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아래에서 뭔가가 흘러내리는 것 같았다. 최연준은 재빨리 그녀를 안고 운전기사에게 차를 준비하라고 했다.

병원에 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