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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5화

우는 것보다도 더 구차한 그의 웃음에 강서연은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왜 그런 표정을 지어요?”

“왜냐하면...”

최연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아파하니까 나도 아파.”

강서연은 웃으며 두 글자를 내뱉었다.

“바보.”

최연준은 땀에 흠뻑 젖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이마에 가볍게 입맞춤했다.

...

분만실 밖에서 기다리던 다른 가족들은 속이 다 타들어 갈 지경이었다.

윤정재는 분만실 문턱에 조그마한 틈이라도 있을까 하여 문 앞에 엎드리고 안을 들여다보곤 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윤문희도 안절부절못하긴 마찬가지였다. 분만의 고통을 그녀도 경험했었다. 지금 딸이 같은 고통을 겪고 있으니 한시도 시름을 놓을 수가 없었다. 윤문희는 자신의 모든 것으로 두 모자의 건강을 기꺼이 바꾸겠다고 묵묵히 기도했다.

김자옥도 조마조마한 마음에 한시도 가만히 있질 못했다. 이쪽을 신경 써야 할 뿐만 아니라 영상 통화도 켜고 있었는데 휴대 전화 너머로 최문혁과 은미연, 그리고 최연희가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아이의 우렁찬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모든 이들이 감전된 것처럼 벌떡 일어나 분만실 문 앞을 둘러쌌다.

잠시 후 간호사가 목욕을 마친 아이를 안고 나와 기쁜 소식을 알렸다. 그 순간 복도 전체가 떠들썩해졌다.

그들은 저마다 아이를 안고 싶었지만 감히 안질 못했다. 그 모습에 간호사가 웃으며 말했다.

“아이 아빠가 아직 분만실에 있어요. 산모님의 몸이 아직 약해서 안는 건 무리고 이따가 아이 아빠가 나오면 먼저 안게 하는 건 어떨까요?”

그러자 사람들이 일제히 동의했다.

“네네, 아이 아빠가 먼저 안게 해요.”

그때 의사 몇 명이 강서연을 VIP 병실로 옮겼고 최연준도 따라나섰다. 가족들이 병실에 모여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연준아, 얼른.”

김자옥이 환하게 웃었다.

“얼른 와서 아들 안아야지.”

최연준은 허리를 곧게 펴며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들이 태어나서 한번 힐끗 본 후에 간호사가 목욕시키러 데려갔다. 이젠 몸도 깨끗해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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