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71화

순간 가슴이 먹먹해진 강서연은 최연준의 품에 살포시 기댔다. 그의 냄새만 맡으면 마음이 저도 모르게 안정되었고 의지하고 싶어졌다.

그날 밤 강서연은 아주 꿀잠을 잤다. 이튿날 아침 일어나 눈을 떠보니 최연준이 옆에 없었다.

그런데 아래층에서 빵 굽는 냄새가 솔솔 풍겨왔다.

강서연은 불룩 나온 배를 이끌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최연준이 한창 주방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었는데 몇몇 집사들은 그저 옆에서 제3차 세계대전을 방불케 하는 주방을 물끄러미 쳐다보기만 할 뿐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

“여보, 깼어?”

최연준이 고개를 빼꼼 내밀고 강서연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강서연은 문득 그들이 강주에 있을 때 어느 하루 생리통이 너무 심하여 휴가 내고 집에서 쉬고 있는데 최연준이 밥을 차려주겠다며 자발적으로 나섰던 그날이 떠올랐다. 그 결과... 주방은 아수라장이 돼버렸고 열심히 차렸다는 아침도 검게 탄 계란후라이와 우유를 잔뜩 부은 시리얼뿐이었다.

강서연은 옅은 미소와 함께 주방으로 걸어갔다.

그나마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다. 주방이 난잡하긴 했지만 그래도 요리 솜씨는 눈에 띄게 향상했다.

최연준은 그녀에게 무지개처럼 알록달록한 아침상을 준비했다. 빨간색의 토마토, 노란색의 옥수수, 초록색의 상추, 보라색의 자색고구마 빵이었다.

강서연은 최연준을 끌어안고 영어로 칭찬했다.

“우리 남편 최고!”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모습에 집사들은 서로 쳐다보며 웃더니 준비한 아침을 식탁에 가져다 놓았다. 전쟁터가 돼버린 주방을 청소하는 건 그들의 몫이었다.

최연준은 호박죽을 한 그릇 떠서 강서연에게 천천히 떠먹여 주었다.

“여보.”

강서연이 입을 닦고 말했다.

“오늘 주말인데 다른 스케줄 있어요?”

“밖에 나가 바람 좀 쐬고 싶어?”

“네... 엄마 아빠 뵈러 가려고요.”

최연준은 웃으며 흔쾌히 알겠다고 했다.

윤정재와 윤문희는 김중 그룹 산하의 호텔에 묵고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나석진과 이웃이 되었다. 그렇다면 아마 서지현도 만났을 것이다.

강서연은 자색고구마 빵을 먹으며 생각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