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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최연준은 이미 마음속으로 윤정재를 수백 번 욕했다.

그러나 감히 욕을 밖으로 꺼내지는 못하고 한 번 고민하고 다시 강서연을 보며 속삭였다.

“정말이야?”

“네.”

강서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엄마는 어려서부터 남양에서 자랐기 때문에 지금 다시 고향에 돌아가고 싶다는데 무슨 문제 있어요?”

“글쎄... 맞는 말이야.”

최연준은 그녀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남양은 보수적이고 전통적이어서 나와 찬이는 윤씨 가문의 사람이니까 당연히 친부모 밑으로 입적해야죠, 그렇죠?”

최연준은 입술을 핥으며 계속해서 맞장구를 쳤다.

“그... 그래.”

강서연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작은 손으로 그의 슈트를 어루만졌다.

“그럼 나는 부모님과 함께 돌아가고 당신은 여기서 혼자 잘 지내고 있어요...”

“뭐라고?”

말소리가 떨어지기도 전에 최연준의 옥타브 높은 목소리에 끊겼다.

강서연이 무고한 얼굴로 말했다.

“당신은 내가 가는 게 싫어요?”

“당연하지!”

“그럼... 나랑 같이 갈래요?”

최연준이 잠시 멈칫하자 강서연의 장난기 가득한 사슴 눈망울과 마주쳤다.

“여보. 전에 당신이 내가 시집간 게 아니라 당신이 나한테 ‘시집온 거’ 라고 했잖아요? 처가살이한다고 했잖아요!”

최연준은 어리둥절해서 이전에 자신에게 이렇게 큰 구덩이를 파 놓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아들, 네가 전에 이런 말을 했어?”

김자옥이 듣고 고개를 돌려 그에게 묻자 최연준이 마른기침을 두 번 했다.

그가 기침하는 것은 엄마더러 떠벌리지 말라는 뜻이었지만 김자옥의 목청은 확성기처럼 높았다.

“서연아, 연준이가 정말 너한테 이런 말을 했어? 하하하... 좋은 일이잖아! 예전에 너희 엄마랑 약속했는데, 나중에 내 아들도 문희 아들이라고! 이게 정말 현실로 될 줄은 몰랐어!”

말하면서 그녀는 최연준을 한 번 툭 치고 환하게 웃었다.

최연준은 마치 외계인을 보는 듯 자기 엄마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김자옥이 목청을 높이자 주변 사람들은 최연준이 한때 아내의 환심을 사기 위해 처가살이하겠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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