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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성설연은 생각할수록 내키지 않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엉엉 울면서 화풀이하는 것뿐이었다.

정신이 사나워진 최지한이 그녀를 내쫓으려던 그때 휴대 전화가 갑자기 진동했다. 누군가 사진 한 장을 보내왔는데 사진 속에 어떤 남자의 옆모습이 흐릿하게 보였다. 최지한은 사진 속의 남자가 구현수라는걸 단번에 알아챘다.

곧바로 메시지가 한 통 도착했다.

「구현수 지금 오성에 있어요.」

최지한의 두 눈에 음흉함이 스쳐 지나갔다.

‘허, 하긴. 강명원이 망하고 나니까 구현수도 더는 강주에 못 있고 살 길을 찾아 나섰겠지.’

구현수에게 있어서 오성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왜냐하면 최지한이 오성에 있으니까.

최지한은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휴대 전화를 보며 생각에 잠긴 듯했다.

예전에 최연준과 구현수를 바꿔치기하려던 작전을 실행하지 못했었다. 구현수가 또 왔으니 이번이야말로 하늘이 그에게 준 기회나 다름없다.

귀한 기회를 한 번 더 놓쳐서는 안 되었다. 반드시 이 절호의 찬스를 이용하여 최연준을 제거하고 구현수를 손안에 넣고 휘어잡아야 했다.

그리고 성설연은... 너무 귀찮은 존재이니 차라리 구현수에게 해결하라고 해야겠다.

최지한은 머리를 굴리며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음흉한 표정으로 성설연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설연 씨, 울지 말아요.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울어도 소용없어요.”

성설연은 그제야 울음을 멈추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최지한은 또박또박 싸늘하게 말했다.

“정말 인기를 얻고 싶다면 나에게만 기대서는 안 돼요.”

“네?”

“최연준을 꼬셔야 해요.”

성설연은 잠깐 멈칫하다가 이내 미친 듯이 고개를 내저었다.

“안 돼요, 안 돼요. 셋째 도련님의 마음속에는 사모님밖에 없어요. 얼마나 쉽지 않은 분인지 직접 겪어봐서 알아요.”

“허, 그건 그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함이에요.”

최지한이 얼굴을 그녀에게 들이밀었다. 그의 얼굴에는 핏기라곤 거의 없었고 얇은 어깨가 마치 옷걸이처럼 널찍한 셔츠를 받쳐주고 있었다. 웃을 때면 두 눈에 음험함과 흉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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