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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2화

곽보미가 배시시 웃으며 걸어왔다.

오늘도 그녀는 여전히 올블랙이었는데 가죽조끼와 가죽 바지에 부츠를 매치했다. 거기에 깔끔하고 빼어난 외모가 더해지니 사람들의 시선을 확 사로잡았다.

강서연은 그녀의 안색이 왠지 모르게 예전보다 많이 좋아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바로 사랑의 힘이란 건가?

곽보미는 서류를 그녀의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는 한번 보라고 손을 내밀었다.

“이건 영화 제작비 투자 예산을 정리한 거예요... 어찌나 복잡한지 난 하나도 모르겠더라고요. 예리하고 꼼꼼한 사모님이 한번 봐주면 안 될까요?”

강서연은 달리 방법이 없다는 듯 마시던 물을 내려놓고 기지개를 켠 뒤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잠시 후 전부 다 확인한 강서연은 빨간 펜으로 몇 곳에 동그라미를 치더니 서류를 다시 곽보미에게 건넸다.

“벌써 다 됐어요?”

“미리 알아본 적이 있어서 그래도 빨리 훑어볼 수 있었어요.”

강서연이 간단명료하게 말했다.

“동그라미를 친 부분은 아낄 수 있는 부분이고 불필요한 지출 몇 군데도 대신 지워버렸어요. 이다음에는 재무 담당자를 찾아가서 계산하면 돼요.”

“서연 씨 정말 대박이네요?”

곽보미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자가 똑똑하면 삼대가 망할 일이 없다고 하던데 최씨 가문에 서연 씨 같은 안주인이 들어왔으니 십몇대는 끄떡없겠어요.”

“풉.”

최연희가 웃음을 터트렸고 강서연은 입술을 적시며 가볍게 웃었다.

“과찬이십니다, 곽 감독님. 아 참, 이 영화는 수상을 목표로 하고 있고 회사에서도 특별히 중시하고 있어요. 곽 감독님께서 수고스럽더라도 배우들을 잘 컨트롤해 줬으면 좋겠어요.”

“네, 그건 걱정하지 말아요.”

곽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영화는 내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건데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죠. 그리고 배우는...”

“왜 그래요?”

“아니에요.”

곽보미가 씁쓸하게 웃었다.

“성설연 씨를 바꿔버렸어요.”

강서연이 화들짝 놀랐다. 배우를 바꿨다는 소리를 며칠 전에 얼핏 듣긴 했었다. 하지만 인터넷에 기사가 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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