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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아... 가족?”

유찬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예전에 나석진 얘기만 꺼내면 버럭 화를 내던 질투쟁이는 어디 갔지?’

다행히 유찬혁은 까발리지 않고 그저 술만 마셨다.

그래도 나름대로 경험이 있는 변호사인데 최연준의 두어 마디에 넘어갈 리가 있겠는가?

그는 최연준을 향해 씩 웃더니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했다.

“연준 형, 이젠 나석진 씨와 형 동생 하는 사이가 되었어요? 그런데 있잖아요, 남양 쪽은 보수적이라서 많은 가문들이 자신의 지위를 굳히려고 사촌들끼리 결혼하게 한대요. 그러니까 남양에서는 사촌 오빠와 사촌 여동생이 결혼하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요. 그쪽에서는 합법이에요.”

유찬혁은 사촌 오빠와 사촌 여동생, 그리고 합법이란 단어를 특히 더 강조했다.

그런데 이 방법이 최연준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았다.

최연준은 소파에 털썩 앉더니 한 손은 등받이에 올려놓고 다른 한 손으로 술잔을 흔들며 웃을 듯 말 듯 했다.

“그건 내가 진작 알아봤어.”

최연준의 여유로운 모습에 유찬혁은 살짝 멈칫했다.

“뭐라고요?”

“와이프 고향의 풍습을 내가 모를 리가 있겠어?”

“연준 형...”

최연준이 그윽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고 선이 굵은 얼굴에 조롱 섞인 미소가 지어졌다.

“나와 서연이가 결혼하지 않았어도 나석진 씨와 서연이는 불가능해.”

평소 어리바리하던 배경원이 웬일로 가장 먼저 알아듣고 풉 하고 입에 있던 술을 뿜었다.

‘그래. 연준 형네 장인어른이 정력제까지 준 걸 보면 얘기가 끝났지, 뭐. 다른 사람은 절대 안 돼.’

박장대소하는 배경원과 달리 유찬혁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형 그렇게 자신 있어요?”

“그럼.”

배경원은 웃으며 유찬혁의 어깨를 두드렸다.

“자신감이 아주 넘쳐나지.”

최연준은 턱을 살짝 치켜들며 의기양양했다.

유찬혁은 최연준을 으르는 체하려 했지만 결국 그의 위압감과 지나친 자신감에 두 손 두 발을 들고 말았다.

최연준은 언제나 침착하게 행동한다는 걸 진작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이번에는 그의 실책이었다. 아무래도 최연준에게서 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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