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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강서연은 순간 당황했다.

그녀는 인지석이 이런 요구를 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강서연은 쉽게 대답 못 했다. 지금 최연희한테는 이 남자가 세상 전부였다.

그래서 최연희를 무안하게 할 수 없었다.

“지석 씨.”

강서연은 웃으며 말했다.

“어떤 그림을 좋아하세요? 제가 선물로 드릴게요. 가져가서 천천히 감상하시면 남의 집 여기저기서 사진 안 찍으셔도 되겠죠?”

인지석의 눈동자에 먹구름이 스쳤다.

그는 약간 복잡한 표정을 한 채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강서연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조금 전 그녀가 한 말은 얼핏 들었을 때 우호적인 것 같은데 ‘남의 집’ 에 강조했다. 조금만 돌려 생각해도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수 있다.

인지석은 고개를 들어 강서연과 눈이 마주쳤다.

‘이 여자는 생각했던 것만큼 연약하지 않네. 까만 눈동자에는 결연함과 위엄이 깃들어 있고 최연준한테서 느낄 수 있는 기세까지 갖췄구나.’

인지석은 잠시 생각하고 핸드폰을 거두었다.

“호의는 감사하지만 괜찮습니다... 이 그림들은 모두 도련님께서 좋아하는 것일 텐데, 저 같은 하인이 어떻게 주인집 물건을 가져갈 자격이 있겠어요.”

“지석 씨...”

최연희는 그의 곁으로 걸어가서 그의 손을 가볍게 잡았다.

그녀가 지금 인지석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는 것을 강서연은 알고 있다.

강서연은 근심이 가득했다.

사랑에 빠진 여자를 속이는 건 아주 쉬운 일이다.

“지석 씨, 말이 심하시네요.”

강서연이 말을 했다.

“사실 연준 씨는 마음이 넓은 사람이에요. 게다가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최씨 가문과 당신은 그저 고용 관계일 뿐이에요. 월급 받고 일을 하는 건데 하인 주인이라고 오해하면 안 돼요!”

“그래도 우리 집안의 팔자가 좋아서 최씨 가문과 같은 고용주를 만날 수 있는 것이에요!”

인지석은 웃으면서 최연희를 바라보고 부드럽게 그녀의 이마 앞에 흐트러진 앞머리를 정리해 줬다.

소녀의 얼굴에는 약간의 부끄러움이 보였고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으면서 행복해 보였다.

그러나 강서연의 마음에는 시종일관 응어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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