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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날짜가 1년 전으로 바뀌어있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다면서요?”

강서연이 다정하게 말했다.

“작년 이날에 우리가 결혼했어요.”

그날은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날이었다. 강서연이 폭풍우를 뚫고 흙투성이인 흰색 드레스를 입은 채 마을의 작은 집으로 들어왔다.

마을의 어르신들은 이런 날씨에 결혼하면 행복하지 않을 거라고 했지만 두 사람은 누구보다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최연준은 천천히 침대 쪽으로 다가갔다. 흐릿한 달빛이 이불 밖에 내민 그녀의 부드러운 손을 환하게 비췄다.

최연준이 손을 잡자 강서연이 손을 빼내려 했다. 하지만 남자의 힘을 당해낼 수 없어 발버둥 치다가 결국 그냥 잡게 내버려 두었다. 그의 손바닥이 어찌나 따뜻하고 두꺼운지 그녀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았다.

어둠 속에서 그의 중저음 목소리가 들려왔다.

“1년 전으로 돌아갔으니 다시 서로를 알아가는 게 좋겠어. 난 최연준이라고 해. 집에 돈이 많긴 하지만 그리 대단한 사람은 아니야. 난 그저 내 와이프가 주는 용돈을 받아 쓰면서 와이프 옆에 평생 있고 싶어.”

“여보.”

최연준이 사랑 가득한 얼굴로 웃었다.

“난 나가서 일하고 싶지 않아. 오성에 오면 당신이 날 먹여 살리면 안 돼?”

강서연은 아무 말이 없었다. 마음이 먹먹해지면서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그래요, 내가 평생 먹여 살릴게요. 당신이 돈을 벌지 못해도 내가 벌게요.’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이미 수도 없이 이 말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눈물 한 방울이 그녀의 볼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렸다.

...

강서연을 배웅하러 나온 임우정은 아쉬움에 강서연의 손을 놓지 못했다.

두 사람은 학교 때부터 함께한 사이라 친자매보다도 더 가까웠다. 강서연이 떠난다고 하니 임우정은 가슴이 먹먹했고 공항에 도착해서도 눈시울이 여전히 붉었다.

“거기 가서도 몸 잘 챙겨!”

임우정이 그녀의 손을 잡고 귓가에 속삭였다.

“도움이 필요하면 연준 씨한테 얘기해. 어쨌거나 1년이나 함께 산 부부잖아. 그리고 연준 씨도 널 엄청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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