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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최연준이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으며 반격하려던 그때 최연희가 다시 다가와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이따가 자리에 앉으면 절대 흥분하지 마.”

“왜?”

“아무튼...”

최연희는 재미난 구경거리가 있다는 듯 피식 웃었다.

“이따가 밥이 안 넘어갈 수도 있어.”

최연준은 살짝 움찔했다가 이내 자신만만하게 걸어갔다. 그런데 최연희의 말이 사실이었다.

최재원이 메인 자리에 앉아 서늘한 눈빛으로 사람들을 둘러보고 있었고 원래 최연준의 자리였던 그의 옆자리에 임나연이 앉아있는 것이었다.

“연준아, 멍하니 서서 뭐 해?”

최재원이 먼저 말을 건넸다.

“얼른 자리에 앉아.”

최연준은 굳은 얼굴로 주먹을 꽉 쥔 채 임나연 옆으로 걸어갔다.

도우미는 의자를 빼낸 후 최연준에게 깍듯하게 자리를 안내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전부 최연준에게 쏠렸다.

그와 강서연의 일이 최씨 가문 전체에 퍼지면서 그가 강주에서 요양할 때 사랑하는 여자를 만났다는 걸 다들 알고 있었다. 그리고 최연준이 강서연 때문에 최재원과 정면으로 여러 번 맞섰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최재원이 가족 모임에 임나연을 초대했다는 건... 그의 손주며느리는 임나연뿐이라는 걸 공개적으로 발표한 거나 다름없었다.

“임씨 가문과 사돈을 맺으면 나쁠 게 없죠.”

누군가가 수군거렸다.

“우리 셋째 도련님은 왜 그걸 모를까요...”

“어릴 적부터 떵떵거리며 살아온 도련님이 가족의 이익을 위해서 희생해야 한다는 걸 알 리가 있겠어요?”

“그나저나 저건 무슨 양복이에요? 너무 형편없어 보이는데요?”

임나연이 최연준을 힐끗 보았다.

‘평소 패션위크의 디자이너들이 만든 옷만 고집하던 연준이었는데 오늘은 왜... 딱 봐도 길거리 싸구려 옷이잖아.’

“연준 씨.”

임나연은 참하고 얌전한 척했다.

“이 양복이 좀 낡은 것 같은데 다른 걸로 갈아입을래요?”

최연준은 잠깐 멈칫하다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싸늘하게 째려보았다. 임나연은 더는 찍소리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수프만 마셨다. 다른 사람들도 더 이상 수군거리지 않았다.

최연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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