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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최연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고개를 숙인 채 웃는 그녀의 얼굴을 빤히 내려다보았다.

“서연아, 시간도 늦었는데...”

“그래서요?”

“안 가면 안 될까?”

최연준이 떠보듯이 물었다.

“날이 이렇게 어두운데 밤길이 위험하잖아. 내가 혼자 가면 마음이 놓여?”

강서연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그를 아파트 밖으로 힘껏 밀어냈다. 그런데 최연준의 덩치가 하도 커서 그녀가 젖 먹던 힘까지 다 써도 최연준은 꿈쩍도 하질 않았다. 게다가 힘을 너무 준 탓에 중심을 잃어 그의 품속에 넘어지고 말았다.

최연준은 재빨리 그녀의 허리를 잡고는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목덜미를 잡았다. 그의 눈빛 속에 이글거리는 욕망을 본 순간 강서연은 그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그녀는 가슴이 미친 듯이 쿵쾅거렸고 볼도 빨갛게 달아올랐다.

“이... 이러지 말아요.”

손으로 그의 가슴팍을 밀어내자 뜨거운 기운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다행히 밖이라서 최연준은 야릇한 생각을 그나마 거두어들일 수 있었다.

“서연아.”

최연준이 갈라진 목소리로 그녀를 부르며 일으켜 세웠다.

“당신이 싫다면 난 절대 강요하지 않아. 하지만... 가끔 나한테 응원이라도 해주면 안 돼? 적어도 당신이 날 신경 쓰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게 말이야.”

강서연은 입술만 잘근잘근 씹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최연준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걱정하지 마.”

그는 다시 윤찬의 일을 꺼냈다.

“처남의 일은 큰일이 아니야. 내가 자세히 알아본 다음에 깔끔하게 해결해줄게.”

고개를 든 강서연은 복잡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천천히 말을 꺼냈다.

“나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서 많이 당황했어요... 처음 그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일을 다른 사람들도 알게 널리 퍼뜨리는 거였어요. 지금 신문사에서 일하니까 그 정도는 쉽게 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잘 생각해 보니까 정말로 그렇게 했더라면 오히려 일을 망칠 수도 있겠더라고요.”

“응.”

최연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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