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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최연준이 그 번호를 보니 오성대에서 걸려온 것은 맞았다. 그의 기억이 맞는다면 아마 학교 이사회의 전화번호인 것 같았다.

오성대의 이사회에서 3분의 1이 임씨 가문과 관계가 있는 자들이었다.

입꼬리를 씩 올리던 그는 단번에 어찌 된 일인지 알아챘다.

“왜 그래요?”

강서연이 그를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이 번호에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아니야. 잠깐만 기다려.”

최연준은 베란다로 향했다. 강서연은 거실에서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는 연거푸 전화를 여러 통 걸었다. 목소리는 진지하게 내리깔았고 표정은 무뚝뚝하기만 했다.

‘이게 바로 리더의 기품이겠지?’

가슴이 움찔한 그녀는 볼이 화끈 달아올라 고개를 살짝 숙였다.

“누나.”

윤찬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매형한테 진짜 방법이 있을까요?”

“응, 있을 거야.”

그녀의 목소리가 거의 기어들어 갔다.

“알았어요...”

윤찬이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누나, 매형이 구현수가 아니라 최연준이라서 정말 다행이에요. 역시 권력이 있고 돈 많은 매형이 있으니까 좋네요.”

강서연은 윤찬을 빤히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베란다에 있던 최연준이 홀가분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대충 알아냈어. 이틀 뒤에 학교 이사회에 다녀올게.”

그는 윤찬을 보며 어깨를 토닥였다.

“요 이틀 집에 있어요. 잠깐 휴식한다고 생각해요.”

“네, 알았어요.”

윤찬은 그제야 마음이 조금 놓이는 것 같았다. 강서연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큰일을 벌써 해결했다고? 만약 연준 씨의 신분으로 학교에 압력을 가한 거라면 찬이한테도 좋을 게 없는데.’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그녀는 윤찬이 조용히 공부하기만을 바랐다. 일이 시끌벅적해지면 어찌 가만히 연구할 수 있겠는가?

최연준은 그녀의 생각을 알아차렸는지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당신이 싫어할까 봐 나랑 당신 관계는 누구한테도 얘기하지 않았어. 당신이 어느 날... 나한테 명분이라도 주면 모를까.”

그의 말에 강서연은 멈칫하다가 이내 웃음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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