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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분위기가 순식간에 어색해졌다. 사람들은 그저 자기 앞의 반찬만 내려다볼 뿐 누구 하나 젓가락을 드는 사람이 없었다. 그들은 저마다 곧 있을 재미난 구경거리를 기대했다.

아니나 다를까 최재원의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매서운 눈빛으로 최진혁을 째려보았다. 최연준은 옆에서 피식 웃었다.

최재원은 자기 가족이 외부 사람과 가까이하는 걸 가장 싫어했다. 최진혁은 예전에 이 점을 이용하여 최연준이 최연준의 외할아버지와 더 가깝게 지낸다고 이간질하면서 최재원의 불만을 자아낸 적이 있었다.

최연준은 그를 보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예전에 그가 했던 짓을 그대로 갚아주는 것뿐이었다.

“최... 최연준!”

화가 난 최진혁은 말까지 더듬었다.

“이 많은 사람 앞에서 지금 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아버지, 연준이 말 믿지 마세요. 얘가 지금 저한테 불만이 있어서 화풀이하려고 이러는 거예요.”

“삼촌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억울하죠.”

최연준이 느긋하게 말했다.

“제가 어렸을 적부터 할아버지는 웃어른을 존경해야 한다고 가르쳤어요. 저도 할아버지의 가르침을 지금까지 새겨듣고 있고요. 제가 삼촌한테 화풀이한다는 건 할아버지가 절 웃어른도 존경할 줄 모르는 안하무인으로 잘못 가르쳤다는 말이에요?”

“너!”

말문이 막힌 최진혁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친척들의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최재원이 잔뜩 굳은 얼굴로 젓가락을 확 던지자 쨍그랑하고 그릇과 부딪혔다.

임나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미안한 얼굴로 최연준을 보며 말했다.

“오늘 이 자리에 오는 게 아닌데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최씨 가문의 가족 모임인 걸 몰랐어요. 실례 많았습니다.”

“그래요.”

최연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젠 최씨 가문의 가족 모임인 걸 알았겠네요?”

“최연준 씨...”

“연준이가 아직 젊어서 할 말 못 할 말 가리지 않고 다 하네!”

최진혁은 물을 한잔 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아무리 그래도 나연이는 손님인데 손님을 이런 식으로 대접하는 게 어디 있어.”

“대접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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