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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경섭 형님!”

부하들은 혹시라도 그에게 무슨 일이 있을까 걱정되어 자꾸만 꿈틀거렸다. 육경섭이 그들에게 그만 가라고 분부했다.

부하들은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떠났다. 최연준은 그들의 모습이 사라지고 나서야 들고 있던 총을 천천히 내려놓았다.

“그래요. 당신이 구현수가 아니라는 걸 진작 알고 있었어요.”

육경섭이 싸늘하게 웃었다.

“알면 안 돼요? 알고 난 후에 당신을 찾아간 적이 없잖아요.”

최연준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의 말이 사실이긴 했다. 게다가 지난번에 강유빈이 가게로 찾아와 강서연을 괴롭힐 때도 그가 나서서 쫓아냈다. 하지만 최연준은 여전히 육경섭에 대한 커다란 의심을 거둘 수가 없었다.

“내가 구현수가 아니라는 걸 안다면.”

최연준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했다.

“내 진짜 정체가 뭔지도 알겠네요?”

순간 멈칫하던 육경섭은 그를 흘겨보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당신 여자랑 내 여자가 절친이라는 건 알고 있어요.”

최연준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육경섭은 건달 기질이 농후했고 얼굴의 칼 흉터 때문에 더 험상궂게 보였다. 이런 사람이 적일지 친구일지는 최연준도 헷갈렸다.

“현수 씨!”

그때 멀지않은 곳에서 누군가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게에 있어요?”

최연준과 육경섭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고는 재빨리 나무숲을 벗어났다.

신석훈은 커다란 박스 하나를 든 채 마당에 떡하니 서 있었다. 그런데 육경섭을 보자마자 미소를 머금고 있던 그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최연준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금방 들어왔을 때 서연 씨가 다급하게 나가더라고요.”

신석훈이 그를 보며 히죽 웃었다.

“옆 가게에 커피콩 가지러 간다고 했어요. 바로 올 거예요.”

“네.”

주변의 여러 커피숍 사장들의 나이가 강서연과 비슷했다. 강서연도 꽤 붙임성이 좋은 성격이라 그들은 짧은 시간인데도 서로 친구가 되었다.

새로운 커피콩을 들여올 때마다 강서연에게도 나눠주곤 했다.

최연준이 신석훈을 보며 말했다.

“오늘은 웬일로 가게에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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