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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잠시 후, 웨딩드레스를 갈아입은 그녀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최연준은 레드카펫의 한끝에 서서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햇살이 알록달록한 유리창을 뚫고 강서연의 아름다운 얼굴을 환하게 비췄다. 그녀는 활짝 웃는 얼굴로 최연준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성스러운 오르간 연주 소리가 울려 퍼지자, 신부는 행복한 걸음을 내디디며 평생을 약속한 신랑에게로 사뿐사뿐 걸어갔다.

최연준의 두 눈에 강서연의 웃는 모습만 비쳤다. 갑자기 만감이 교차한 그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왜 그래요?”

강서연이 그의 앞에 다가가 물었다.

“멍 때리지 말아요!”

최연준은 정신을 가다듬고 배시시 웃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예쁜 모습에 넋이 나갈 뻔했다. 그는 강서연의 손을 잡고 나란히 선 채 신께 맹세했다. 강서연은 그와 평생 함께할 하나뿐인 아내이고 가난하든 잘 살든, 몸이 아프든 건강하든, 그녀 곁을 떠나지 않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진지한 눈빛과 마주한 강서연은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았다.

“당신은?”

최연준이 다정하게 물었다.

“나랑 평생 함께할래?”

강서연은 울컥한 마음을 억누르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여보.”

최연준이 그녀의 볼을 어루만지며 그윽하게 쳐다보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날 떠나지 않을 거지?”

“당연하죠!”

“만약 어느 날 지금 당신 앞에 서 있는 이 사람이 내가 아니라면... 그래도 날 남편으로 생각할 거야?”

강서연이 멈칫하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이건... 무슨 말이지? 결혼 서약을 이런 식으로 하나?’

하지만 의혹도 잠시 그녀는 최연준을 향해 방긋 웃어 보였다.

‘너무 떨려서 횡설수설하는 것일 수도 있어.’

“당신도 참, 현수 씨 혹시 변신도 할 줄 알아요?”

그녀가 뒤꿈치를 들고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현수 씨는 내 남편이에요.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맞든,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변하든, 당신만이 내 남편이에요.”

“만약... 내가 이름을 바꾼다면?”

그녀는 그가 농담하는 줄 알고 별다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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