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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7화

백인서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얼어붙은 또 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최지용이었다.

소녀는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리자, 최지용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너 여기서 뭐 하고 있어?”

백인서의 얼굴이 약간 굳어졌고 그들 사이에서 자신이 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이, 최지용.”

소녀는 다가가 그의 등을 툭 쳤다.

“왜 그러고 있어? 나 몰라보겠어?... 이봐, 왜 고개를 숙이는 거야?”

최지용은 소녀를 피하며 계속 백인서를 향해 눈길을 돌리고 있었다.

“대체 너 왜 그래?”

소녀는 당황해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나 배윤아. 너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거야?”

“알아, 알아.”

최지용은 죽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여기서 만날 줄이야.

“이 예쁜 언니랑 같이 있는 거야? 소개 안 해줘?”

백인서는 잠시 멍하니 소녀를 바라보았다.

배윤아는 전통적인 미인과는 조금 달랐다. 갸름한 얼굴형은 아니었고, 책에서 말하는 둥근 얼굴처럼 볼살이 통통하고 매우 귀여웠다.

하얀 피부에 짙은 눈썹과 큰 눈, 웃을 때 생기는 작은 보조개 두 개가 매력적이었다.

딱 봐도 부잣집에서 자란 소녀 같았다.

하지만...

백인서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최지용과 꽤 친해 보였는데, 왜 최지용은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었을까?

말할 가치가 없었던 건가, 아니면 감히 말하지 못했던 건가?

백인서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입술을 깨물며 최지용을 바라보고 억지로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어냈다.

“그래, 지용아, 왜 소개 안 해줘?”

“응?”

최지용은 마치 누군가에게 뒤통수를 맞은 듯했다.

지용? 지금 누구를 부르는 거지? 나를?

평소에는 그냥 야 혹은 저기라고 부르지 않았나?

“지용아.”

백인서는 더 자연스럽게 불렀다.

“두 사람 아는 사이야?”

최지용은 멍하니 있다가, 그때 소녀가 먼저 나서서 자신을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배윤아예요. 진실 윤, 맑은 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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