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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0화

“배인서 씨...”

최지용이 잠시 말을 멈추더니 이어서 말했다.

“나는 당신이 모든 걸 혼자서 감당하는 걸 원치 않아요. 내가...”

최지용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배인서의 애처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부터 저는 엄마가 없어요.”

최지용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뭐라고요?”

배인서는 눈을 감고 굵은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나중에 최지용은 알게 되었다. 그날은 배인서의 엄마 배홍이 사형을 집행 받은 날이었다.

배인서의 엄마는 인신매매범이었고 강호에서 이름난 ‘홍이 언니’였다. 배홍이 저지른 악행은 셀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도 배인서에게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엄마였다.

최지용은 감정이 북받쳐 배인서를 끌어안고 조심스럽게 배인서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저는 이제 엄마가 없어요.”

배인서가 중얼거렸다.

“이제 영원히 엄마가 없어요.”

“저는 엄마의 마지막 모습도 볼 수 없었어요.”

“지금쯤, 아마도 엄마는 이미 떠났겠죠...”

“배인서 씨.”

최지용의 가슴에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아픔이 밀려왔다.

“엄마가 없어도 내가 있잖아요.”

배인서는 잠시 멍해졌고 그제야 자신이 이 남자의 품에 안겨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방금 그 짧은 나약함이 자신을 그 품에 머물게 했고 최지용의 은은한 향기에 감정이 휩쓸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배인서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힘껏 최지용을 밀어내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

“필요 없어요, 당신은 필요 없어요!”

“배인서 씨.”

“당신 같은 건 필요 없어요!”

배인서는 최지용의 눈을 감히 마주하지 못하고 외쳤다.

“저는 혼자서도 할 수 있어요. 당신은 필요 없어요.”

하지만 배인서가 그렇게 말하면 말할수록 최지용은 더 배인서에게 다가가고 싶어졌다.

최지용의 접근은 오히려 배인서를 더 깊은 자책감과 열등감에 빠뜨릴 뿐이었다.

배인서는 스스로에게 계속 되뇌었다. 자신과 최지용은 완전히 다른 세계의 사람이고 자신은 최지용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제 최지용도 배인서의 엄마가 사형수라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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