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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9화

임우정은 잠시 멈칫하며 딸과 조금 떨어져 함께 문 쪽을 바라보았다.

육경섭이 문 앞에 서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는 이미 오랫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임우정이 저녁 식사를 들고 오기 전부터 그는 딸의 방문 앞을 서성였다.

육경섭도 혹시나 딸이 기분이 안 좋아서 밥을 안 먹을까 봐 걱정되었다. 천신만고 끝에 어렵게 되찾은 딸이 다시 그들을 떠날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그는 들어가서 딸과 어떻게 대화를 나눠야 할지 몰랐다.

육경섭은 아버지이자 남자였기에 어떤 말은 딸이 그와 말하기 싫어할 것 같았다.

그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을 때 임우정이 위층으로 올라오는 것을 보고 그는 바로 옆에 숨었다가 임우정이 노크를 하자 몰래 고개를 내밀고서는 방안에서 무슨 얘기를 하는지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들으면 들을수록 이상했다. 두 사람이 왜 껴안고 울고 있는 걸까?

육경섭은 너무 초조해져서 그제야 노크하며 문 앞에 서 있었다. 하지만 티 나지 않게 하려고 그냥 지나가다 들린 것처럼 연기했다.

“난 마침 서재를 지나가다가 들렀어.”

그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마침 여길 지나가는데 엄마와 딸이 울고 있길래. 아이고 임우정 네가 내 귀한 딸을 괴롭혔지?”

육경섭은 그렇게 말하면서 자기 연기에 맞장구를 쳐달라고 임우정을 향해 윙크를 날렸다. 하지만 그의 웃긴 모습에 아내는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하나도 안 웃겨.”

임우정은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입꼬리는 올라가고 있었다. 그녀는 강소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빠는 무시해. 태어날 때부터 유머 세포라고는 없었으니까. 젊었을 때 최 아저씨와 강 아줌마 카페에서 얼마나 소란을 피웠는지 몰라. 네 아빠가 웃기면 손님들이 다 도망갔어.”

“네가 잘못 기억한 거 아니야?”

육경섭은 눈을 부릅뜨며 반박했다.

“항상 무서운 표정을 하는 사람은 최연준이었어.”

“그럼 넌 무슨 얼굴인데? 돼지 얼굴?”

육경섭은 순간 말문이 막혀서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랐고 이내 가족 셋이 함께 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강소아는 마치 어렸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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