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53화

작가: 빛나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7-22 18:00:00
최군형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분명히 그럴 거야.”

최군성은 웃음을 터뜨리며 손을 내밀었다.

“여기서 이러지 말고 어서 봐, 저기 누구지?”

강소아는 그의 손가락 방향을 따라 바라보았다. 한 남자와 한 여자 중년 두 사람이 터덜거리며 이쪽으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부두의 길은 평평하지 않고 바닥에는 자갈이 많았다. 그들은 급하게 달려오다 때때로 돌부리에 걸리곤 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딸을 만나겠다는 그들의 결심을 흔들지는 못했다.

강소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했다.

그녀는 그들의 얼굴에서 초조함을 보았고, 그들의 눈에서 조심스러운 갈망을 보았다.

그들은 옷을 잘 차려입었지만 지금 이들의 발걸음은 힘겹기 짝이 없다. 그들은 주먹을 불끈 쥐며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은 심장을 품고 있었다.

육경섭과 임우정은 서로를 부축하며 달려오다가 강소아까지 한참을 남겨두고 갑자기 멈추었다. 그들 둘은 멍하니 거기에 서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서 있었다.

한 발짝 나아가자니 딸이 원할지 몰라 망설여졌고, 한 발짝 물러서자니 아쉬웠다.

임우정은 머뭇거리며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지만 발을 내딛기도 전에 육경섭에게 끌려갔다.

“잠깐만, 가지 마. 놀라게 하지 마.”

임우정은 가슴이 심하게 아팠다. 이 남자는 반평생을 거칠게 굴더니 지금은 딸 앞에 감히 다가가지도 못하고 있었다.

육경섭과 임우정은 손을 맞잡고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앞으로 나아갔다. 지난 20년 동안 그 둘은 딸을 되찾는 장면을 수도 없이 상상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딸 앞에 서서 딸을 멍하니 쳐다보기만 할 뿐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강소아는 두 사람의 이런 모습을 보고 약간 마음이 아팠다. 입술을 꼭 오므린 강소아는 여러 번 시도했지만 끝내 엄마 아빠라고 부르지 못했다. 육경섭이 급하게 손사래를 치며 앞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괜찮아, 괜찮아! 천천히 하면 되지!”

“소유야...”

임우정은 입을 열자마자 눈물을 왈칵 쏟았다. 그녀의 창백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본 강소아는 급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154화

    전하늘의 범죄단이 남양에서 체포되었다는 소식이 빠르게 퍼졌다.TV나 인터넷을 막론하고 경찰의 호송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전하늘은 검은 복면을 쓰고 족쇄와 수갑을 차고 있었는데, 총상을 입어 걷는 것이 아주 느렸다.경찰은 마약을 압수했을 뿐만 아니라, 그가 남양 부근의 여러 나라에 분포한 범죄 소굴도 함께 파괴했다. 전하늘은 국제 재판, 처벌, 사형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각국의 기자들은 모두 흥분하여 앞다퉈 이 흥미진진한 소식을 보도했다. 그들은 전하늘에 대한 보도와 함께 경찰이 잡은 또 다른 범죄 집단에 대해서도 말했다.배홍은 초췌한 얼굴이었지만 침착한 모습을 보였고, 수갑과 경찰도 그녀를 옭아맬 수 없다는 듯 여전히 강호를 주름잡는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강소아는 마음이 좀 아팠지만 최군형의 말에 동의했다, 법을 어긴 사람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됐어요?”최군형이 문을 두드리며 물었다. 강소아는 정신을 차리고 조용히 대답했다.최군형이 들어와서 미소 지었다. 그 뒤로 디자이너 몇 명이 따라오고, 보조원이 드레스를 한가득 들고 들어왔다.“오후 3시네요, 만찬까지 4시간이 남았어요. 시간은 많으니 천천히 골라봐요.”그는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뻗어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잡았다. 방금 목욕을 마친 그녀의 몸에는 향기가 남아있었는데, 이 냄새에 최군형은 하마터면 참지 못할 뻔했다.“옷이 이렇게 많아요?”강소아는 눈을 크게 떴다.“우정 아줌마가 선택했어요. 만찬에는 우리 외할아버지 일가와 그 장군부 사람들이 모두 참석할 것입니다. 우정 아줌마는 당신이 꼭 예쁜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나타나게 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아참, 지난번에 못 뵈었던 국왕 폐하도 오늘 밤 직접 마중 나오실 겁니다!”강소아는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이런 영광은 그녀를 쑥스럽게 만들었다.“걱정하지 마세요. 폐하께서는 특히 친절하고 상냥하세요. 어릴 적 남양에 왔었을 때 저를 그의 왕좌에 앉게 하시기까지 했어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폐하도 분명 좋아할 거예요.”최군형

    최신 업데이트 : 2024-07-22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155화

    평소 털털한 성격이던 최군성도 조금 슬퍼졌다.......방 안에 있는 사람들은 바깥의 기척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옷을 두 벌 갈아입은 후, 강소아는 최군형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입을 열려고 했다. 그때 최군형이 먼저 그녀에게 핸드폰을 주었다.강소아는 멍해졌다. 최군형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문지르며 익살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아저씨 아줌마한테 전화하고 싶은 거 알아요.”“당신...”“내 휴대전화로 걸어요. 그들이 걱정할까 봐 당신이 실종된 일을 그들에게 알리지 않았어요. 나중에는 정말 들킬 것 같아서 사람들을 시켜 그들을 오성으로 데려갔어요. 원래는 그들에게 알리려고 했는데, 당신이 그때 신호를 보내올 줄은 몰랐어요. 내 휴대전화로 전화하면 우리가 함께 있다는 걸 증명하는 셈이니 아줌마도 안심할 수 있을 거예요.”강소아는 복잡한 마음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참, 육명진은 잡아들였지만 아직 밖에는 그의 세력이 있어요. 이건 집 객실의 전화에요. 내선은 비교적 안전하고 도청할 수 없어요. 안전을 위해 이걸 쓰는 게 좋겠어요.”그의 사려 깊은 생각에 감격한 강소아는 까치발을 들고 다가가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최군형은 순간 뛸 듯이 기뻤지만 담담한 표정과 가벼운 기침으로 이를 감추었다.전화가 연결되자 저쪽에서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소준아? 너야?"“누나?!”“아빠, 엄마! 빨리 와요... 우리 누나에요, 우리 누나!”강소아는 어리둥절하더니 픽 웃었다. 곧이어 그녀는 전화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를 들었다. 강우재와 소정애는 앞을 다투어 전화기를 빼앗았다. 세 사람이 서로 밀치락거리며 강소아에게 말을 걸려고 했다.이때 강소준이 말했다.“빼앗지 마요! 스피커가 있잖아요!”그러자 전화기 너머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다툼의 소란스러움이 떨리는 목소리의 관심과 인사로 변했다.“소아야, 어디 갔었어?”“그러니까, 얼마나 걱정한 줄 알아?”“누나, 지금 어디야? 왜 전화 안 받았어, 엄마가 너무 초조해서 담을 뛰어넘을 뻔했어!”“이

    최신 업데이트 : 2024-07-23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156화

    “엄마 아빠, 소준아, 걱정 끼쳐드려 죄송해요.”강소아는 약간 흥분해 말이 많아졌다. 그녀는 납치됐던 사실을 숨기기로 결정했다.“사실 요즘... 네, 항상 군형 씨와 함께 있었어요! 오늘 막 남양에 도착했어요.”“누나, 또 그 대황궁에 갔어? 좋겠다!”“나중에 네가 대학에 합격하면 너도 구경시켜 줄게!”최군형이 전화기를 가져오며 조용히 웃었다. 강소준이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다.강우재와 소정애는 최군형의 목소리를 듣고 안심했다. 소정애는 울고 싶기도 하고 웃고 싶기도 했다.“소아야, 요새 잘 지내? 엄마 요 며칠... 눈꺼풀이 자꾸 떨리고 괜히 가슴이 답답해...”“엄마, 건강 좀 챙기셔야겠어요.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집이든 가게든, 소준이에게 시킬 것은 시키세요. 다 컸잖아요!”“맞아, 맞아. 할 일은 해야지. 그런데 소아야, 시간이 나면 한 번 왔다 가.”“아빠...”“네가 지금 부잣집 아가씨라는 걸 알고, 이 정도는 성에 안 찬다는 거 알아. 하지만 이것도 엄마 아빠의 마음이야, 꼭 명의 변경 해줄게, 받아둬, 알았지?”강소아는 코끝이 찡해지며 울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맞다, 저기... 괜한 말일 수도 있지만, 명심해. 그곳에 있기 불편하다면 돌아와. 여기엔 영원히 네 방이 있을 거야. 알겠지?”“네...”소정애는 그에게 직접 한 방 먹였다.“이 늙은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소아야, 네 아빠 말 듣지 마, 이 사람 담배 피워서 머리가 나빠졌어!”“이 늙은이, 내가 헛소리하는 거야? 당신도 그동안 그렇게 걱정했었잖아!”“닥쳐!"강소아는 전화기를 사이에 두고도 아버지와 어머니가 소란을 피우는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강소준은 틀림없이 아버지를 붙잡고, 어머니에게 몇 대 더 때리게 할 것이었다.방금까지 울고 싶었는데, 지금 그녀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엄마, 아빠! 그만해요. 이번에는 상황이 안 좋아서 제때 전화하지 못했어요, 앞으로는 반드시 매일 전화할게요!”“좋아.”강우재가 말했다. 소정애가 이에 반박하듯

    최신 업데이트 : 2024-07-23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157화

    “오, 아무것도 아니야! 네가 지금 학교 일로 바쁘므로 내게 전화하는 게 방해가 될까 봐 그러는 거야.”“엄마...”“이제 좋은 조건이 생겼으니 잘 배워야 해, 알겠지? 네 아빠가 곧 이 학교에서 절차를 밟아 줄 거야. 곧 학적을 오성으로 옮길 수 있어!”“학교 일이 바빠도 연락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아요! 엄마, 혹시 저한테 숨기는 일이 있는 건 아니죠?”소정애는 한사코 부인했다. 강소아가 아무리 물어도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잡아뗐다.그러나 몸에서 이미 은은하게 통증이 전해지기 시작했다...소정애는 코끝에서 땀이 나고 얼굴이 약간 창백해졌다. 강우재는 상황을 보고 급히 서둘러 말했다.“소아야, 너 먼저 일 봐! 엄마랑 난 먼저 고스톱 치러 갈게!”“둘이 어떻게 고스톱을 쳐요?”“어... 최씨 가문에 하인들이 많잖아! 요 며칠 여기 살았는데, 엄마가 워낙 친화력이 좋아서 이제 언니 동생 하는 사이가 됐어. 응, 그만하자, 우린 고스톱 치러 갈게! 잘 있고, 아무 데나 다니지 마, 알았지?”강우재는 말을 마치고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강소아는 잠시 멍해 있다가 최군형에게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최군형도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가 아는 강우재와 소정애는 거짓말을 전혀 못 하는 사람이었다. 방금 전화 통화에서의 말투는 마치 연기하는 것 같았다.게다가, 최씨 가문의 규율이 그렇게나 엄격한데 누가 감히 업무 시간에 고스톱을 칠까?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강소아의 등을 토닥였다.“괜찮아요. 시간이 거의 다 됐어요, 제 생각에는... 저 연분홍 드레스가 좋을 것 같은데, 어때요?”“네, 제 생각도 그래요."강소아가 가볍게 웃으며 옷을 갈아입으려 했다. 몸을 돌리자 문 앞에 서 있는 임우정이 언뜻 보였다.눈길이 마주치는 순간, 강소아의 가슴은 심하게 떨렸다. 움직이지 않고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는 임우정은 평온해 보였지만 그녀의 눈 밑에는 파도가 일렁였다.그녀는 방금 강소아가 그 부부에게 전화하는 것을 들었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7-24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158화

    옷을 갈아입고 최군형의 손에 이끌려 방을 나가던 강소아는 고개를 돌렸다. 임우정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마치 작은 할머니처럼 몸을 구부리고 있었는데, 바람이 불면 넘어질 것 같았다.그녀의 반짝이던 눈이 점점 어두워졌다.강소아는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느꼈다. 임우정과 육경섭은 그녀에게 낯선 이름이지만, 세상에서 그녀와 가장 가까운 두 사람이었다.그녀는 심호흡하고 말하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을 알아챈 최군형은 그녀를 가볍게 품에 안고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잘될 겁니다.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어쨌든 그들도 당신을 많이 사랑했고 당신을 20년 동안 찾았어요.”“알아요. 군형 씨, 저, 저 시간이 필요해요.”그녀는 그의 손을 잡았다. 남양은 열대 기후이지만 그녀의 손은 차가웠다. 그도 그녀를 부드럽게 바라보았다.“응, 다 알아요. 나도 당신이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항상 곁에 있을게요. 삼촌과 우정 아줌마는 제 어린 시절부터 함께했어요. 저에게 그들은 이미 가족이에요. 말했잖아요, 당신과 가족을 헤어지게 하지 않겠다고. 가족을 실망하게 하지 않을 수 있어요?”강소아는 입술을 깨물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등 뒤에는 남양의 별이 떠 있었고 그의 눈은 별처럼 굳건히 빛나고 있었다. 그녀는 빙긋 웃으며 그와 손을 맞잡고 이 몽환적인 밤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이날 밤 대황궁은 매우 떠들썩했다.초청자 명단에는 윤씨 집안 외에도 남양에 영향력 있는 대가족이 여럿 포함돼 있었는데, 모두 가족 중 젊은 사람들이 참석했다.저녁 식사는 왕이 참석했다고 해서 엄숙하지 않았다. 젊은이들이 모여 활기찬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했던 송혁준은 개막사만 하고는 한쪽으로 물러나 나석진과 카드놀이를 했다.최군성은 육연우의 손을 잡고 사람들 사이를 누볐다. 성격이 밝은 그는 이런 파티에 특히 잘 어울렸다, 몇 잔의 술로 남양의 도련님들과 친해지더니 육연우까지 소개했다. 이제 육연우는 최군성의 약혼녀가 되어있었다.최군형은

    최신 업데이트 : 2024-07-24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159화

    “네?”“LC 스킨케어 브랜드 매니저가 매장 CCTV를 조사했어. CCTV에 따르면 두 점원이 짜고 가짜 크림을 계산대에 놓고 포장 상자에 표시한 것으로 보여. 그 크림은 계속 팔리지 않았다가, 하수영? 그 친구가 면세점에 들어와서 그걸 달라고 해서 팔렸어. 크림에 든 것은 사실 마약의 일종으로, 고도로 정제한 후 크림에 떨어뜨리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조금만 발라도 피부가 짓무르고 영원히 회복되지 않을 거야.”“외삼촌. 그 두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냈어요?”“물론이지. 그 두 사람은 경찰의 전하늘 체포 작전에서 잡혔어.”최군형과 강소아는 동시에 멍해졌다.“전하늘의 부하라고요?”“맞아."“그럼, 하수영은 육명진과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전하늘과도 관련있는 거네요!”강소아가 놀란 듯 말했다. 최군형이 대답했다.“네, 그런 셈이죠. 그녀는 한편으로는 당신을 속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 사람들을 이용해서 당신을 해치려 한 거예요.”강소아는 잠자코 있었다.이번 체포 작전에서 육명진과 전하늘은 모두 체포되었지만, 하수영을 체포할 확실한 증거는 없었다. 게다가 그 두 점원은 이미 희생양이 되었다. 하수영을 제거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했다.최군형이 그녀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너무 생각하지 마세요. 이 일은 저에게 맡기세요, 제가 상대할게요.”“무슨 방법이 있어요?”“글쎄요, 하지만 어느 누구도 내 여자를 건드릴 수 없어요!”“이번에 전하늘에게 총상까지 입혔다며? 정말 운명이네, 이러고 보니 자신을 위한 복수였어!”강소아는 최군형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그의 힘찬 심장 소리를 들으며 달콤하게 웃었다.만찬은 거의 자정 무렵까지 진행되었다. 만찬이 끝난 후 모두 떠나고 최군형, 최군성, 강소아, 육연우만 남았다.최군형은 일찍이 조용하고 아담한 방을 노렸다, 안에는 책과 그림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방에는 작은 침대 하나뿐이었다.그는 모든 사람을 피해 강소아를 이곳에 데리고 왔다. 강소아는 안으로 들어서자 깜짝 놀랐다. 환경이 좋기는

    최신 업데이트 : 2024-07-25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160화

    “잠깐만요!”강소아의 작은 손이 그의 단단한 가슴을 밀었다. 그녀는 그 영리하고 큰 눈을 두어 번 깜박거리더니 말했다.“국왕 폐하께서는 친절하고 손님을 잘 모시지 않아요? 이렇게 작은 방을 배정해 주다니, 말이 안 되는데요? 게다가 궁전이 이렇게 큰데...”“국왕 폐하께서 이 방 하나뿐이라고 하셨어요. 소아 씨, 이런 사소한 일로 국왕 폐하를 귀찮게 하면 곤란해요... 오늘 밤만, 여기 있어요, 네?”“그런데...”강소아가 반박도 하기 전에 최군형이 뜨거운 키스로 그녀의 입술을 막았다. 이렇게 그녀에게 키스한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최군형은 그녀를 꼭 껴안고 온 세상을 얻은 것처럼 만족했다. 그의 손은 그녀의 가냘픈 등을 살며시 만졌고, 마치 고양이 목을 만지듯이 그녀의 부드러운 목덜미를 살짝 감쌌다. 그녀의 허리에 감긴 다른 손도 점점 움직이기 시작했다.강소아는 심장이 빠르게 뛰고 정신이 혼미해져서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갈팡질팡했다.최군형은 그녀를 밀며 작은 침대로 갔다. 그의 쉰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렸다.“일찍 자요.”“군형 씨...”그는 그녀의 작은 손을 잡았다. 입가에 웃음꽃이 피었고 눈 밑에는 별빛 같은 부드러움이 가득했다.강소아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녀는 어정쩡하게 침대 옆에 반쯤 걸터앉아 있었다.“소아 씨, 나... 당신을 원해요.”강소아는 감히 그를 보지 못했다. 호흡마저 멈추는 것 같았다. 자신의 쿵쿵거리는 심장 박동 소리만 들을 수 있을 뿐 머릿속이 하얘졌다.그의 손이 그녀 옷의 버클을 풀러 갔을 때...쾅!문이 갑자기 열렸다!강소아는 깜짝 놀라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했고, 최군형은 그녀의 앞에 선 채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백... 백작님?”요섭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왜 제 방에 있는 겁니까?”강소아가 어리둥절해하며 최군형의 뒤에서 고개를 내밀었다.“네? 여기가 당신 방이에요?”“네, 제 서재입니다. 평소 저는 이곳에서 폐하를 도와 서류를 처리했고, 때로는 이 작은 침대에 잠시

    최신 업데이트 : 2024-07-25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161화

    요섭은 웃음을 참지 못해 속병이 나려고 했다.“백작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당신과 소아 씨는 아직 결혼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함께 살 수 있습니까? 궁의 규율이 삼엄한 것을 잊으신 것은 아니시겠지요?”“그럼 나 어디 살아?”“집휘각입니다.”“뭐?!”최군형은 또 한 번 뛸 뻔했다.대황궁 전체는 사각형으로 되어 있는데 진주천은 왼쪽 위에, 집휘각은 오른쪽 아래에 있었다.“누가 배정한 거야? 일부러 그런 거지!”최군형은 심호흡을 몇 번 하고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요섭을 바라보았다.“궁의 규율이 삼엄하다고 해도,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데?”요섭은 웃으며 말을 잇지 못했다.그가 아는 최군형은 전형적인 노련한 소년으로 어린 나이에 침착하고 총명하며 결단력이 있어 최씨 가문 후계자의 풍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를 통제 불능 상태로 만들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그가 이렇게 발을 동동 구르게 할 수 있는 일은 전혀 없었다!오늘 이렇게 보기 드문 모습을 보게 된다니, 정말 행운이었다.“그럼 군성이가 사는 곳은 어딘데?”“둘째 도련님과 연우 아가씨는 모두 영월만에 살고 있습니다.”“그 둘도 결혼 안 했잖아!”“백작님, 진정하세요. 영월만은 땅이 넓잖아요. 그 둘은 한 사람당 한방을 쓰고 있어요.”최군형은 정색했다.멀지 않은 곳에서 송혁준이 몰래 웃고 있었다.최군형이 지난번에 아버지로 자신을 협박했던 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아버지가 다시는 남양에 오지 않는다고 했었다.‘그럼 너도 네 마음에 드는 사람과 가까이 살지 마! 감히 날 위협할 수 있을 것 같아?’송혁준은 입술을 내밀고 목소리를 가다듬고 뒷짐을 지고는 만족스러운 걸음으로 떠났다.......남양에서 며칠 묵고는 다들 순조롭게 오성으로 돌아갔다.강소아는 자기 방에 들어서자 자신도 모르게 걸음을 늦추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동화 속의 공주님 방 같았다.하지만 지금 공주는 그녀 자신이었다.강소아는 입꼬리를 가볍게 올리며 작은 손으로 유럽식 화장대, 장롱

    최신 업데이트 : 2024-07-26

최신 챕터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40화

    “앞으로 고모와 고모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도 모르겠어.”배윤아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우리 엄마는 원래 몸이 좋지 않은 데다가 아빠까지 화가 나서 쓰러질 지경이셔. 두 분의 건강 상태가 안 좋아질까 봐... 정말 걱정이야.”최군성은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 최군성은 배윤아를 부드럽게 안아주며 등을 다독였다.“그나저나.”최군성은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배현진이 이번에 귀국한 이유가 송윤지와의 결혼을 준비하기 위해서였잖아. 그런데 소피아가 갑자기 끼어들다니, 도대체 또 무슨 상황이야?”“오빠는 애초에 송윤지와 결혼할 생각이 없었어.”배윤아가 최군성을 바라보며 말했다.“게다가 이번에 돌아온 이유도 결혼 때문이 아니야. 해외 회사의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아서 돌아온 거야.”“그래?”“해외 시장은 원래부터 우리 가족의 주력 분야가 아니었어. 아빠는 그동안 해외 사업을 오빠에게 맡겼는데, 오빠가 어릴 때부터 해외에서 교육을 받았으니 익숙하게 운영할 거라고 생각했고 오빠가 성과를 내서 친척들 입을 막아주길 바랐던 거야. 하지만 오빠도 해외에서 고생 많이 했어. 이미 시장은 포화 상태였고 각종 장벽도 많았거든. 백인 중심 사회에서 성공적으로 이름을 알리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야.”최군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다.“그럼, 오빠가 이번에 돌아온 건 본사 지원을 요청하려고 한 거구나?”배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내쉬었다.“만약 오빠가 송윤지와 결혼을 잘 성사했다면, 아빠와 엄마가 기뻐서 본사 지원을 해줬을지도 몰라. 하지만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거야. 소피아를 데리고 들어올 줄은.”“걱정하지 마.”최군성은 배윤아를 위로하며 말했다.“우리 두 집안의 관계를 생각하면 배씨 가문에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 최씨 가문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거야. 지금 가장 중요한 건 경원 아저씨를 안심시키고 병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거야.”배윤아는 최군성의 품에 기댔다. 이 따뜻한 품만이 배윤아를 안정시켜주는 유일한 위로가 되었다.그러나 그 시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39화

    임지강은 자신이 한 말을 되짚어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혹시 자신이 돌려서 모욕한 걸로 들린 건 아닐까?그는 황급히 해명하려 했지만, 말문이 막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얼굴만 붉혔다.그런데 송윤지는 갑자기 입을 가리고 웃음을 터뜨렸다.“송윤지 씨, 저는 그저...”“말 안 해도 돼요.”송윤지는 맑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알아요. 나쁜 뜻은 없었다는 걸.”임지강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송윤지를 바라보았다.“그런데요, 앞으로는 그런 썰렁한 농담은 하지 마세요. 농담은 별로 안 웃기는데, 임 대표님 반응이 참 웃겨요!”송윤지의 말에 임지강도 따라 웃었고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창문 틈으로 들어온 햇살이 두 사람의 얼굴을 따뜻하게 비췄다.송윤지는 눈치가 빠른 편은 아니지만 임지강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제는 알 것 같았다.그리고 송윤지도 임지강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그것은 단순한 호감 이상이었다. 그에게서는 이상하게도 익숙함이 느껴졌다. 마치 전생에 알고 있었던 것처럼.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란 참으로 신비로운 것이었다....배윤아는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작품은 아직 절반만 완성된 상태였지만, 마감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남은 시간은 많지 않았다.그때 최군성이 먼지를 뒤집어쓴 채 화실로 들어섰다. 최군성은 배윤아의 그림을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윤아야, 이 부분의 구도가 맞지 않잖아... 그리고 여기, 앞부분에서 주인공은 이렇게 묘사되지 않았다고.”“영상 제작사에서 이미 전화가 왔어. 그쪽은 홍보까지 마쳤고 이제 우리 둘의 완성본만 기다리고 있대. 그런데 이 속도로는 안 될 것 같아.”“차라리 내가 우리 엄마한테 물어볼까? 어진 엔터테인먼트가 그래도 영상 업계에서 어느 정도 위치가 있잖아. 우리 엄마 인맥도 넓으니까, 제작사에 부탁해서 마감일을 조금 미뤄보라고 할게.”“그만둬.”배윤아는 한참을 침묵하다 무기력한 목소리로 말했다.“1년을 더 준대도 똑같아.”최군성은 걱정스러운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38화

    이틀이 지나고 나서야 송윤지의 고열이 서서히 내려갔다.송윤지는 마치 아주 긴 꿈을 꾼 것 같았다. 꿈속에서 다시 임지강의 얼굴이 나타났지만, 지난번처럼 기묘한 꿈은 아니었다.이번에는 임지강이 송윤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따뜻하고 다정했다. 마치 자신의 모든 애정과 온기를 송윤지에게 전하고 싶어 하는 듯했다.꿈속에서 송윤지는 호접란이 만개한 작은 정원에 있었다. 꽃들은 활짝 피어 있었고 따스한 봄 햇살이 내리쬐며 푸른 하늘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오성에 온 이후로 본 적 없었던 평화로운 하늘이었다.정원의 한쪽에는 작은 남자아이가 송윤지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 아이는 포동포동하고 귀여운 모습이었다. 아이는 해맑게 웃으며 큰 소리로 엄마라고 외쳤다.송윤지는 아이를 향해 달려가려 했지만, 그 순간 꿈에서 깨어났다.송윤지는 천천히 눈을 떴다. 온몸이 깊은 피로감에 휩싸였고 마치 물속에서 건져낸 듯 축 처져 있었다.그러나 고열로 인한 불편함은 이미 사라져 있었다.송윤지는 옆자리를 바라보았다. 움푹 들어간 침대 자리에 익숙한 기운이 남아 있었다. 송윤지는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리고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방을 나갔다. 부엌에서는 임지강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임지강은 송윤지를 위해 뭔가를 요리하려는 듯했다.그러나 부엌일은 그의 전문 분야가 아닌 것이 분명했다. 단순히 국을 끓이는 일이었는데도 그는 냄비를 태워버렸고 부엌은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다.임지강은 짜증 난 듯 국자를 내던지며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었다. 목소리는 화가 가득 차 있었다.“네가 말한 대로 했는데 제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야?”그는 잠시 말을 듣더니 다시 소리쳤다.“이러고도 호텔 총주방장이야? 당장 그만둬!”“내가 주소를 보낼 테니까 음식이랑 국 좀 가져와. 1분이라도 늦으면 내일부턴 짐 싸서 나가야 할 줄 알아!”송윤지는 이 모습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임지강은 송윤지의 웃음소리를 듣고 갑자기 뒤돌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37화

    임지강은 막 공항으로 향하려던 참이었다.중림 그룹에서 처리할 일이 있어 오전에 운산시로 갔다가 저녁에 돌아올 예정이었다. 그런데 선배로부터 송윤지와 관련된 전화가 걸려 왔다.송윤지는 임지강이 필요해 보였다.임지강은 주저 없이 짐을 내려놓고 부하에게 운산시로 혼자 가라고 지시했다.“대표님, 이건...”부하는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쪽 사람들한테 이미 지시해 두었어.”임지강은 급히 설명을 이어갔다.“운산시에 도착하면 내가 지시해 둔 대로 그 사람들과 협력해 일을 처리하면 돼. 내가 없어도 문제없을 거야.”부하가 멍하니 있는 사이, 임지강은 이미 차의 가속 페달을 밟아버렸다. 차는 화살처럼 도로 위를 질주했다.중림 그룹의 일 따위는 사소한 문제였다. 그는 송윤지와 함께 시간을 보낼 모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임지강은 금세 송윤지를 데리러 갔다.송윤지는 두통과 인후통에 시달리며 피곤한 상태였고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어 했다. 집에 도착하자, 송윤지는 문 앞에서 누군가가 이삿짐을 나르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송윤지는 문간에 서서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그때, 소피아가 문밖으로 나왔다. 소피아는 송윤지를 보자 얄미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돌아왔네요? 송 선생님, 그동안 우리 제임스를 잘 돌봐주셔서 감사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 없을 거예요!”소피아는 비웃는 듯한 말투로 이어갔다.“현진 씨가 제임스에게 개인 교사를 붙여줬거든요. 앞으로는 집에서 수업할 예정이에요. 현진 씨는 제임스를 정말 친아들처럼 아껴서요. 제임스에게 돈 쓰는 걸 보면, 진짜 친아들보다 더 신경 쓰는 것 같아요!”송윤지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문틀에 기대 있었다.“아, 맞다.”소피아는 비웃으며 덧붙였다.“현진 씨가 이 집을 팔았어요. 오늘은 짐을 좀 챙겨가려고 왔어요. 이제 우리 만날 일은 없을 거예요.”“그래요?”송윤지는 조용히 말했다.“정말 다행이네요...”“현진 씨가 저를 위해 새집을 사줬어요!”소피아는 일부러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36화

    “미안해, 송윤지. 나... 너한테 상처 주고 싶지 않았어.”“넌 나한테 상처를 줄 수 없어.”송윤지는 배현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오늘에서야 깨달았어. 내가 널 그렇게 깊이 사랑했던 것도 아니란 걸.”배현진은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번쩍 들었다.“다만, 한 가지는 이해가 되지 않아.”송윤지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미 마음속에 다른 사람이 있었으면서 왜 나를 만났어?”배현진은 목이 메는 듯 입술을 한 번 적시고 나서, 쉰 목소리로 답했다.“너는 유정 이모가 소개해 준 사람이었어. 우리 부모님도 너를 무척 마음에 들어 했고... 그리고 넌 예쁘지만, 배경이 없어서 다루기 쉬웠으니까. 결혼 후에 내가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도 너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네 친정도 나를 어쩌지 못할 테고.”송윤지의 눈빛이 크게 흔들렸다. 믿기 힘든 말이 송윤지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송윤지를 선택한 이유가 다루기 쉬워서, 그리고 배경이 없어서였단 말인가?생각해 보면, 강소아나 배윤아 같은 집안의 딸이었다면 이런 취급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 같은 사람들은 이런 일을 겪으면 결코 가만히 있지 않는다. 설령 본인이 참더라도 강력한 친정이 먼저 나서서 사위를 응징했을 테니까.송윤지는 놀라움이 가라앉자 갑자기 쓴웃음이 터져 나왔다.배현진은 송윤지의 반응에 표정이 굳었다. 배현진은 송윤지가 감정적으로 무너져 울거나, 자신을 때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송윤지는 울지도 소란을 피우지도 않았다. 송윤지의 태도는 지나치게 평온했다. 오히려 그 점이 배현진을 불안하게 했다.“송윤지, 정말 화가 났다면 나를 때려도 돼. 여기, 나를 때려! 내가 잘못했어. 내가 나쁜 놈이야. 어서 때려!”배현진은 송윤지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송윤지는 배현진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송윤지는 잠시 배현진을 응시하다가 아무 말 없이 그 자리를 떠났다.그 순간, 송윤지는 묘한 해방감을 느꼈다. 마치 오랫동안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35화

    “소유야, 난...”배현진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됐어!”최군형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억눌린 분노를 터뜨렸다.“배현진, 우린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어. 비록 형제처럼 친하진 않았지만, 난 너를 친구로 여겼어. 그런데 네가 이런 사람이었다니 정말 실망이야.”“맞아!”강소아도 매서운 눈빛으로 배현진을 노려보며 말했다.“이미 마음에 다른 사람이 있었다면 애초에 왜 송윤지를 건드린 거야? 송윤지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그만들 해!”배현진이 낮고 거친 목소리로 소리쳤다.“오늘 여기 온 건 아이들 문제를 해결하려고 온 거지 내 사생활을 따지러 온 게 아니야.”“너...”최군형이 다시 입을 열려는 순간, 배현진은 원장과 학부모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원장님, 그리고 학부모님들.”배현진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제 아들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 아버지로서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법적으로나 도의적으로 마땅히 해야 할 보상은 변호사를 통해 진행할 겁니다. 하지만 제 아들이 맞은 일에 대해서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뭐라고?”늘 침착하던 최군형도 이 말을 듣고 분노를 참지 못했다.“배현진, 너 제정신이야?”“최군형!”배현진은 강한 어조로 말을 끊으며 최군형을 똑바로 바라봤다.“내 아들이 유치원에서 장난치고 말썽을 피운 건 사실이야. 하지만 네 딸이 내 아들을 때려서 얼굴에 멍이 들고 코피까지 흘리게 한 것도 사실이잖아. 아이끼리 싸우는 건 내가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어른들까지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면 문제가 더 커질 거야. 내 책임은 내가 지겠지만, 너희 쪽 책임도 똑같이 져야 한다고 생각해.”“너...”최군형의 가슴속은 커다란 바위가 내려앉은 듯 답답했다.이게 정말 배현진이란 말인가? 배씨 가문의 아들이자 배윤아의 오빠라는 사람이 맞나?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임지강이 갑자기 책상을 세게 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몇 걸음 만에 배현진 앞까지 다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34화

    “삼촌.”최군형이 강소아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가볍게 웃었다.“우린 딸 문제를 해결하려 온 것도 맞지만 또 한편으론... 저랑 소유 둘 다 궁금했거든요. 이 제임스라는 아이의 아버지가 대체 어떤 사람인지.”“흥! 뭐 좋은 사람이겠어요?”이때 누군가 끼어들었다. 최군형의 사업 파트너 부인이자 평소 최군형 집안과 친하게 지내던 여성이었다.“보세요, 그 애 엄마를 보면 알아요. 부부 둘 다 똑같은 부류라서 그런 문제아를 키운 거예요!”강소아는 부인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미소 지었다.“최 사모님, 사모님은 늘 온화하고 대범한 분이시지만 오늘만큼은 저를 말리지 마세요!”여자는 불만스러운 듯 말했다.“그 문제아가 우리 아들을 괴롭혔어요. 오늘 이 자리에서 제 체면 다 내려놓더라도 우리 아들을 위해 한마디 해야겠어요!”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회의실 문이 열렸다. 하이힐 소리를 내며 당당하게 소피아가 걸어들어왔다. 뒤에는 제임스가 따라왔는데 찌푸린 표정으로 모든 사람을 원망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소피아는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제임스를 안심시켰다.“원장님, 그리고 여러분.”소피아는 선글라스를 벗으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 미소에는 조소가 서려 있었다.“제 아들이 유치원에서 폭행당했어요. 이 문제는 반드시 끝까지 따질 겁니다! 송 선생님은 어디 계시죠?”소피아는 주위를 둘러보며 오늘의 ‘주인공’을 찾다가 보이지 않자, 눈살을 찌푸렸다.“담임이라면, 이런 문제에 나서야 하지 않나요?”소피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낮고 깊은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왔다.“송 선생님이 없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나요?”소피아는 깜짝 놀라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았다.거기에는 라이터를 돌리며 앉아 있던 임지강이 있었다. 임지강의 여유로운 태도에는 냉혹한 기운이 묻어 있었다. 눈을 번쩍 들어 올리자, 임지강의 차가운 시선은 마치 두 개의 날카로운 검처럼 느껴져 모두를 긴장하게 했다.임지강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송 선생님이 없더라도 원장님이 계시잖아요.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33화

    “하지만...”송윤지가 머뭇거리며 말했다.“임 대표님, 이건 제 문제예요. 그 반 아이들은 제가 책임지고 있습니다. 학부모님들이 불만이 있거나 문제가 생기면 제가 나서서 해결해야 맞는 거잖아요...”“가지 말라고 했잖아요.”임지강의 목소리는 단호해졌다. 임지강의 눈빛은 깊은 연못처럼 어둡고 알 수 없는 강렬한 힘이 담겨 있었다.송윤지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이상하게도 임지강의 엄격한 표정과 냉혹함에도 송윤지는 전혀 두렵지 않았다.임지강의 어떤 모습이어도 두려운 사람이 아니었다.“임 대표님...”“윤지 씨.”임지강은 한층 낮아진 목소리로 송윤지의 어깨를 단단히 잡으며 말했다.“모든 걸 저에게 맡겨요.”그 순간, 송윤지는 혹시 임지강이 뭔가 알고 있는 게 아닐지 생각했다.송윤지의 가슴이 마구 뛰었고 눈은 임지강을 곧게 응시하고 있었다.“임 대표님, 혹시 저에게 하실 말씀이 있으세요?”임지강은 잠시 입술을 깨물며 침묵하더니 천천히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더 이상 숨기지 않을게요. 사실, 윤지 씨 약혼자를 조사했어요.”“뭐라고요?”임지강이 사진 한 장을 꺼냈다. 송윤지의 머릿속이 순간 새하얗게 변했다.“그 제임스의 어머니, 소피아라는 여자는 배현진의 연인이에요.”임지강은 담담하게 말했다.“처음엔 배현진이 단순히 이 여자와 재미로 만나는 줄 알았어요. 솔직히 말해서, 그 여자는 조건이 뛰어난 편도 아니니까... 하지만 조사를 더 해보니, 배현진은 이 여자와 진지했어요. 배현진이 소유했던 몇 채의 부동산이 이미 그 여자 명의로 넘어간 걸 확인했거든요.”송윤지는 한참 동안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며 무릎에 힘이 풀렸다. 송윤지는 따뜻하고 단단한 품속으로 쓰러졌다.임지강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송윤지를 바라보며 넓은 손으로 송윤지의 등을 조심스럽게 토닥였다.“오늘 소피아가 유치원에 찾아와 소란을 피운 건 윤지 씨를 일부러 곤란하게 하려는 의도였던 것 같아요.”송윤지의 눈가가 붉어졌다. 울고 싶은데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 무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32화

    배현진은 고개를 살짝 돌리며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너 요즘 너무 피곤한 거 아니야? 오늘은 늦었으니, 일단 푹 쉬고 다른 날 얘기하자.”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배현진은 등을 돌려 떠나버렸다.송윤지는 그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응시했다. 그의 모호한 말과 행동을 떠올리며 벽에 머리를 기대고 입가에 쓴웃음을 지었다.송윤지는 알 수 있었다. 이 관계는 이제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그날 밤, 송윤지는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 못 들었다. 머릿속은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처럼 어지러웠다. 그러다 우연히 머리맡에 놓인 딸기 곰 인형을 발견했다. 송윤지는 그 인형을 조심스럽게 끌어안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송윤지는 잠이 들었다.눈 부신 빛이 그녀를 감싸며 시야를 덮었다. 빛이 사라지고 송윤지는 어딘가 낯선 작은 별장 앞에 서 있었다.마당은 화려한 팔레놉시스로 가득했다. 그 눈부신 자태에 이끌려 송윤지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집 안은 고풍스러운 유럽풍 가구로 꾸며져 있었다. 소박하면서도 우아함이 물씬 풍겼다. 그녀는 숨을 고르며 멈춰 섰다. 낯선 공간의 기운에 몸이 얼어붙은 순간, 소파에 앉아 있던 누군가가 천천히 일어섰다.그는 몸을 돌렸다.임지강이었다.송윤지는 놀라며 뒷걸음질 쳤다. 그러나 임지강이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잡았다.“윤지야, 돌아왔구나.”임지강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온화하고 어딘가 몽환적이었다.송윤지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갑자기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임지강은 위층을 쳐다보며 웃었다.“아기가 울고 있네. 엄마를 찾는 모양이야.”“뭐라고요?”송윤지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송윤지는 황급히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울음소리는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방 안에는 작은 요람이 있었지만, 그 안엔 아이가 아닌 베개만 놓여 있었다.그녀는 작게 비명을 내질렀다. 뒤돌아보니 임지강이 문가에 서 있었다.이번엔 그의 미소가 차갑게 변해 있었다. 눈빛은 공허했고 섬뜩한 기운마저 감돌았다.“이게

DMCA.com Protection Status